"우리의 새 프로듀서인 릭 루빈은 처음 밴드를 시작했을 때의 사운드와 태도가 담긴 음반을 만들고 싶어했다. 작업 스타일도 80년대 방식을 따랐고, 결과적으로 사운드도 80년대 스타일이 나왔다."

썩어도 준치라고, 세인트 앵거때 거의 막장 근처까지 간 메탈리카도 현재 제일 잘 나가는 프로듀서인 릭 루빈을 만나 제법 그럴듯한 앨범을 만들어 냈다. 물론 <Death Magnetic>에는 동어반복이라는 단어가 어울릴만큼 비슷한 패턴의 곡 구성과 리프가 많지만, 이들은 앨범 발매전부터 인터뷰를 통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존의 것들을 많이 인용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앨범과 새로 돌아온 메탈리카에게서 기대할 것은 딱 한가지 뿐이다. 얼마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느냐는 것. 다른말로 메탈리카의 스피릿과 에너지를 이번에야 말로 되찾았느냐는 것이다. 대곡 취향의 곡들과 멋진 기타리프 그리고 박력있는 사운드 같은 부분은 그 다음 문제다.






<Death Magnetic> 곡 소개

<Death Magnetic>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바로 '죽음'이다. 실제로 메탈리카는 앨리스 인 체인스의 보컬 레인 스탤리와 같이 고인이 된 락커들에 대한 추모로 이번 앨범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첫곡인 'That Was Just Your Life'는 그런 무거운 주제를 암시하듯 묵직한 인트로와 빡센 전개로 이어가는게 인상적이다. 이 노랜 'Cyanide'와 함께 앨범에서 가장 재미있게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음산한 분위기와 메인 리프는 새버티지,곡 후렴부분에서 드럼루프가 펑크(Punk)스타일로 바뀌는 부분부터는 오프스프링, 인스트루멘틀 부분에서 기타 솔로는 감마레이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내가 이 앨범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세인트 앵거때의 '양철북' 드럼이 사라진 것인데, 드럼소리의 질감과 기량면에서는 예전과 전성기때와 비교하면 크게 맘에 들진 않는다만 어쨋든 라스의 드러밍이 부활한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점에서 박력이 살아있는 'That Was Just Your Life'는 오프닝 트랙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적절한 곡으로 보인다.
 
다음곡인 'The End Of The Line'의 인트로 및 앞부분 전개는 전형적인 메탈리카 스타일이지만 그 이후부터는 린킨 파크나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풍의 뉴메틀 및 헤비니스 요소가 가미되면서 슬램 및 해드뱅잉 하기 좋은, 상당히 활력넘치는 넘버로 완성되었다. 앞으로 메탈리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앨범 최고의 곡!!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이 곡은 질감면에서 매끈한게 린킨파크의 앨범을 손댔던 릭 루빈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듯 하다. 절정부분 잠깐 나오는 기타리프는 멜로디에서 아이언 메이든의 'The Trooper'의 인트로 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후렴부는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그리고 후반부를 비롯한 전체적인 느낌은 린킨 파크 스타일이다.  

세번째 트랙 'Broken, Beat & Scarred'는 기타리프는 식상하지만 메탈리카 특유의 에너지를 한없이 분출하는 곡으로 헷필드의 보컬을 포함 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사실 최근까지 메탈리카가 예전만 못하단 소릴 들은 이유는 메탈리카 몰락의 원흉인 밥 락이 프로듀싱을 맡은이후 제 갈길을 제대로 못찾은 것과 전성기때에 비해 작곡력이 떨어진것도 이유가 되겠다만, 궁극적으로 시원시원한 제임스 헷필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헷필드는 드림 씨어터의 제임스 라브리에가 연상될 정도로 목소리가 바뀌었고(물론 이 말은 라브리에를 폄하하는 말은 아니다) 특유의 칼칼함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앨범에서 헷필드는 여전히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다.
 
 메탈리카는 세인트 앵거 공연 투어중에 녹음한 곡중에 좋은 부분을 추려서 이 앨범을 완성했다고 하지만, 일부 곡에서는 상당히 단순한 작업 방법을 택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첫 싱글 'The Day That Never Comes'. 보통 커크 해밋은 한 곡을 쓰는 데 몇 달씩 고민했는데 이 노래 만큼은 처음 곡을 쓸 때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이후 거의 수정을 거치지 않고 하루만에 완성해 버렸다고 한다.
 
 'The Day That Never Comes'은 2집의 'Fade To Black'과 3집의 'Welcome Home', 그리고 4집의 명곡 'One'의 계보를 이을만큼 비장한 분위기가 압권이다. 물론 곡 분위기와 구성은 'One'과 'Fade To Black'을 많이 차용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만 완성도 만큼은 훌륭한만큼 기존의 메탈리카 팬이라면 관심있게 들어볼만하다.

그리고 기존의 메탈리카 곡과는 거리가 먼 'All Nightmare Long'는 노 머시(No Mercy) 2008 공식 테마곡으로, 헤비하면서도 지저분한 기타리프를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메탈리카가 전성기 때에 비해 거의 유일하게 나아진 모습은 제임스 헷필드의 솔로 기타 연주인데, 여러 곡에서 커크 해밋은 물론 제임스도 다양한 변주를 통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ll Nightmare Long'은 연주는 물론 제임스 헷필드의 시원시원한 샤우팅이 맘에 드는 곡이다.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오즈 페스트(Ozzfest)에서 처음 선보인 여섯번째 곡 'Cyanide'. 이 곡은 메탈리카가 'The Day That Never Comes' 과 함께 앨범에서 가장 자신있게 밀고 있는 곡이기도 한데, 초기 메탈리카 생각이 날정도로 단순하면서도 날이 잔뜩선 메탈리카만의 특징이 잘 살아있다. 베이시스트인 로버트 트루질로의 육중한 베이스 연주는 물론 곡 후반부에 앨범에서 가장 긴 커크의 멋진 기타 솔로연주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인 곡은 7번째 트랙 'The Unforgiven III' 다. 이 노랜 인트로에 피아노가 사용되며 드림씨어터나 섀도우 갤러리 같은 프로그레시브 메틀밴드들의 노래를 연상시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개인적으로는 앨범에서 빼도 크게 상관이 없을만한 트랙이라고 본다. 앨범에서 개연성이 떨어지게 만드는 곡인것은 물론 퀄리티나 분위기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우 헤비한 스타일의 'The Judas Kiss'와 앨범에서 가장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인트스트루멘틀 'Suicide & Redemption', 그리고 과연 라이브가 가능할까 싶을정도로 쉴새없이 강력한 라스의 드러밍이 돋보이는 'My Apocalypse'으로 앨범은 마무리된다.







썩어도 준치

사실 이 앨범은 기존의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과거지향적인 앨범이라는 것은 몰라도, 옛날 전성기 시절 메탈리카로 완전히 돌아왔다는 말에는 동의 할 수 없다. 물론 기존의 기타 리프를 재활용했고 열곡중에 단 세곡만을 제외하곤 모두 7분이상의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고 있을정도로 대곡취향으로 돌아온 것은 맞지만, 몇몇곡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제외하고 보면 기존의 메탈리카 곡과는 완전히 다른 요소들도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이 앨범은 '과거로의 회귀' 보다는 전성기시절과 현재의 '절충'과 '공존', 또는 예전 메탈리카의 '모던화'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다른 분 블로그나 자주가는 커뮤니티에서 말했듯이 <Death Magnetic>이 재미없는 앨범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크게 변함은 없다. 하지만 들어볼 가치가 없는 건 전혀 아니며 더 이상 기대할만한 요소가 없다고 한 부분은 취소하고 싶다. 사실 '재미' 라는 측면을 볼 때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과 리프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제외하곤, 위에 곡 소개에서 언급했듯이 다들 괜찮은 곡들이고 이들은 특유의 박력 넘치는 메탈리카 사운드로 돌아왔다. 새로울건 하나도 없지만 정말 오랜만에 메탈리카 다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나 할까. 드림씨어터의 마이크 포트노이가 이 앨범을 두고 메탈리카가 4집이후 최고의 앨범을 만들어 냈다고 하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기억하기론 20년동안 나온 메틀 앨범중 최고라고 했음)

뭐 음질 문제야 지금 웹상에서도 많이 비판받고 있긴하지만 다른부분, 그러니까 예전 80년대 메탈리카의 앨범들과 퀄리티를 비교하며 깎아내리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특히 기량을 가지고 따지는 것은 이미 전성기가 지난 메탈리카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 물론 라스의 역량이 다른 멤버들과 비교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번앨범에서 메탈리카는 기량이 아닌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을 통해 그리고 멤버간의 호흡을 통해 부족한 면을 채우고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거의 몰락하다시피한 메탈리카가 다시 예전의 박력있는 사운드로 돌아왔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해 볼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주위에서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메탈 음악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말을 하는것은 '오버' 로밖에 안들리지만, <Death Magnetic>이 기존의 메탈리카는 물론 올드 헤비메탈 팬들을 다시 강력한 '죽음의 자기장'으로 끌어들일만한 작품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적어도 메탈리카는 커버에서처럼 메탈리카 특유의 오리지널 로고는 물론 그들만의 사운드와 함께 왕성한 에너지와 정체성마저도 이 앨범을 통해 단숨에 되찾았기 때문이다. 헤비메탈의 제왕은 이렇게 다시 돌아왔고 우리는 그들의 완성품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메탈리카가 메탈리카로 돌아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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