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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를 처음 접한 것은 TV 프로그램이나 신문기사가 아닌 학창시절 장기자랑 시간에서 였다. 반에서 춤을 잘 추기로 유명했던 한 친구가 '빌리진'을 췄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설펐지만 그때는 그게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던 것이다. 그렇게 알게 된 마이클 잭슨의 춤을 영상으로 직접 보고서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음악이 아닌 춤으로 마이클 잭슨을 먼저 알게 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꽤나 오랫동안 마이클 잭슨을 그저 춤을 잘 추는 스타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시절에는 마이클 잭슨이 춤을 추면서 동시에 라이브를 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사실 90년대 쏟아져 나온 우리나라 댄스 가수들은 립싱크로 노래를 대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물론 마이클 잭슨도 30대 이후로는 부분 립싱크를 많이 사용했다만) 어쩌다가 라이브를 하더라도 숨이 차서 관객석에 마이크를 돌리던 가수가 아주 많았던걸 보면 이런 생각을 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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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잭슨의 Jackson 5 시절 (가운데)





그가 그렇게도 완벽한 라이브를 할 수 있었던 건 우연이 아니다. 마이클 잭슨의 가수 인생은 그의 형제들과 함께 모타운에서 잭슨 파이브 황동으로 시작했는데, 당시 마이클은 고향인 인디애나 게리에서 상당히 빈곤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 기타리스트 출신이었던 그의 아버지 조 잭슨은 어려운 생활을 벗어나면서 동시에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음악적 야망을 이루기위해 잭슨 형제들에게 엄청나게 혹독한 트레이닝을 시켰다. 특히 마이클은 겨우 여섯살에 불과했지만 워낙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한 나머지 아버지는 그에게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음악과 춤을 가르쳤고 또 떄리고 꾸중하며 학대했다.

물론 마이클 잭슨은 후에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었을 거라며 아버지를 용서 했다. 하지만 어린시절 마이클은 제대로 된 유년시절의 추억이 없다며 항상 우울해 했으며 성인이 되면서 아버지를 닮아가는게 싫었다고 고백한바 있다. 당시 마이클은 아버지를 보기만 해도 토가 나올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싫었는지 짐작이 간다. 그가 성형을 하게 된 것은 오프더월 때 무대에서 당한 부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아버지가 관련이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유년시절 이야 어쨋든 잭슨파이브에서 리드 보컬이었던 마이클은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룹의 첫 빌보드 1위곡인 'I Want you Back'을 시작으로 'ABC', 'Ben', 'I'll be There'와 같은 히트싱글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당시 이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냐면 여동생인 자넷 잭슨은 잭슨파이브가 너무 바쁜 나머지 오빠들을 만나기가 힘들 정도가 되자 잭슨 파이브가 주인공인 만화영화를 보는 것으로 근황을 알았다고 한다. 아무튼 마이클을 포함한 그의 형제들은 큰 인기를 끌었고 음악도 좋은 반응을 얻는다.

잭슨 파이브의 앨범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이들의 정규앨범이 아닌 'Christmas Album' 인데 이 앨범이야말로 캐럴 앨범의 클래식이라 할만하다.   

 





                                                     Jackson 5 / I'll Be There





                                                  Jackson 5 / ABC (Live)






                                                Jackson 5 / I Want you Back (Live)





              Michael Jackson & Diana Ross / Ease On Down The Road <THE WIZ O.S.T>




물론 잭슨 파이브 시절은 마이클에게 시작에 불과했다. 인기가 워낙 좋았던 그는 솔로 계약을 하면서 잭슨 파이브와는 별개로 솔로 활동을 했는데, 결국 성인이 될 무렵 형제들과 함께 에픽 레코드 사로 소속사를 옮긴다. 잭슨 파이브 멤버들 스스로 작곡에 대한 욕심을 내면서 이전의 모타운과의 계약은 이래저래 수지타산이 안맞았던 것.

하지만 이들은 레코드사를 바꾸면서 잭슨스(계약문제로 잭슨 파이브에서 이름을 바꿈)로 음악활동을 했지만 인기는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고 결국 한계를 느낀 마이클은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선언한다.

그 무렵 1970년대 후반은 디스코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시기였고 소울을 비롯한 흑인 음악은 유행이 지나 인기가 떨어지고 있던 상태였다. 한편 빅밴드 리더를 비롯하여 영화 음악 작업을 하고 있었던 프로듀서 퀸시존스는 비슷한 시기에 스티비 원더와 마빈게이의 앨범작업 요청을 받았지만 선뜻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는 것.

마침 마이클 잭슨은 뮤지컬영화 'The Wiz'에 다이애나 로스와 함께 출연하게 되는데, 여기서 이 영화음악의 프로듀서인 퀸시존스를 처음 만나게 된다. 이들의 만남은 그야말로 운명적이었다. 마이클은 이 때 퀸시에게 자신의 앨범을 맡아줄 프로듀서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다.

퀸시 존스는 마이클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이렇게 얘기했다. "잭슨파이브 시절부터 마이클이 천재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아직 그가 위대한 인물인지는 모르곘다. 하지만 영화 음악작업을 하면서 나는 그가 이미 엘라 핏제랄드, 프랭크 시나트라, 레이 찰스와 같은 싱어들과 똑같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그는 준비된 아티스트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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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잭슨과 퀸시 존스



마이클에게 큰 호감을 가진 퀸시존스는 결국 마이클의 프로듀싱을 맡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의 재능은 만개하기 시작한다. 훵크와 디스코가 완벽하게 융합한, 퀸시존스와 마이클의 첫 합작품인 <Off The Wall>에는 퀸시존스와 그의 오른팔 로드 템퍼튼 그리고 데이빗 포스터는 물론 스티비원더와 폴 매카트니와 같은 슈퍼스타들도 대거 참여했다.

<Off The Wall>은 바로 뒤에 나온 <Thriller>덕분에 여러가지 면에서 묻히는 경우가 많지만, 아티스트로서 가장 때묻지 않았으면서도 엔터테이너가 아닌 뮤지션으로서 마이클이 가장 순수하게 재능을 발휘한 작품이 바로 이 앨범이 아닐까 싶다. <Off The Wall>은 내가 마이클 잭슨의 앨범중 가장 사랑하고 또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이며 개인적으로는 흑인음악 역사상 열 손가락 안에 꼽아도 손색이 없을 법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마이클 잭슨의 진가를 알고 싶으면 오프더월 부터 들어보라고 추천한다.

앨범에서 주목할만한 곡은 마이클이 직접 작곡한 첫 곡 'Don't Stop 'Til You Get Enough'과 성인인 마이클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로드 템퍼튼의 'Rock With you' 그리고 연이어 훵크/디스코 3연타인 'Working Day And Night', 'Get On the Floor', 'Off The Wall'이다. 그외에 폴 매카트니가 직접 곡을 써준 'Girlfriend'와 스티비 원더가 참여한 'I Can't Help It', 그리고 마이클의 숨겨진 명곡 'She's Out of My Life' 역시 훌륭하다.

사실 팝 역사상 멜로디는 물론 리듬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황홀할 정도로 좋은 곡들을 꽉꽉 채워놓은 경우는 정말 드물었다. 그리고 마이클이 직접 쓴 'Working Day And Night'와 루이스 존슨의 슬랩이 정말 기가막힌 'Get On the Floor', 그리고 매력적인 멜로디의 'Off The Wall'은 스릴러의 블록버스터 3연작에도 꿀릴게 없다고 본다.

퀸시존스와 마이클 외에 앨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은 역시 로드 템퍼튼이다. 로드 템퍼튼은 마이클 잭슨의 전성기시절을, 아니 80년대 팝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인데 그는 스릴러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오프더월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그가 작곡한 'Rock With You'은 이미 명곡의 반열에 올랐으며, 동명 타이틀의 'Off The Wall' 역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앨범의 성공을 도왔다.

<Off The Wall>은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크게 히트를 치면서 결국 천만장이 넘게 팔려나갔다. 지금까지 흑인 아티스트의 경우 음반 판매량에 있어서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던 것을 본다면 오프더 월은 정말로 엄청난 성공이었다. 오프더 월은 그 해에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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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잭슨과 퀸시 존스의 첫 합작품 <Off The Wall>




음악 산업은 보통 10년에 한 번씩 등장하는 천재 아티스트와 그의 음악활동으로 일어나는 사이클이 있다. 1940년대에는 프랭크 시나트라, 50년대에는 엘비스 프레슬리, 60년대에는 비틀즈, 70년대에는 스티비 원더가 그랬다. 그리고 80년대의 주인공은 바로 마이클 잭슨이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내가 70년대를 엘튼존이나 레드제플린이 아닌 스티비원더의 시대로 보는 이유는 그래미 수상여부 보다도 70년대에 그 짧은 기간동안 스티비원더만큼 사회의식을 갖고 또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동시에 강렬한 포스를 내뿜던 아티스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팝음악에서 흑인음악의 영향력이 굉장히 강해진 것도 무시 할수 없는 요소가 되겠다만, 스티비 이후 쏟아져 나온 후배 뮤지션들은 모두 스티비원더에게 큰 빚을 졌으며, 많은 락커들을 비롯하여 심지어는 마이클 잭슨 마저도 리듬 메이킹이나 보컬의 샤우팅 측면에서 스티비원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레드제플린은 음반을 많이 팔았고 후에 헤비메탈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도 한 시대의 아이콘은 아니었다. 이 부분은 레드 제플린이 도저히 카피가 불가능할 정도로 연주력이나 예술성에 있어서 높은 위치에 있었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쨋든 마이클 잭슨은 여러부분에서 특출난 아티스트였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노래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춤을 추면서 완벽하게 라이브를 부를 수 있는 가수는 지금도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마이클은 노래는 물론 춤과 곡쓰기가 뛰어나다는 점 외에도 음악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함께 레코딩에서 있어서도 일가견이 있었다. 선견지명이 있었다고나 할까. 영화에 도입된 돌비 사운드를 음악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 바로 마이클 이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그는 퀸시 존스의 말 대로 그 누구보다도 준비된 아티스트였으며 시대를 앞서간 완벽한 엔터테이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증거가 바로 불멸의 명반 <Thriller>다.  






                                        Michael Jackson / Rock with you






                               Michael Jackson / Working Day And Night (Live)







                                Michael Jackson /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Michael Jackson / Girlfriend

                               


P.S 안타깝게도 어제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나 슬프고 허전하네요
      뒤늦게 그의 죽음을 알고나서 잠들기까지 그의 음악을 들었는데 꿈에서 마이클이 나오더군요 ㅜㅜ
 
      새 앨범이 나오면 발행하려고 미뤘던 글인데 허탈해 하실 분들이 많을꺼 같아 지금 공개합니다
      다음편은 <Thriller>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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