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역사를 보든지 ‘義’는 그렇게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아주 짧은 기간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중국의 긴 역사에서 '요','순' 시절만 추릴 것도 없이 가까이 우리 조선왕조만 보더라도 그렇다. 많은 인재들이 나왔고 또 덕을 갖춘 왕들이 존재했지만 결국 자신의 뜻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고보면 매우 작은 불빛에 불과하지만 그러한 ‘義’를 그 나라의 발전을 위한 에너지로 이용하느냐 그리고 반대로 그 ‘義’를 시기,조롱하면서 몰락의 길로 들어가느냐는 현대에 들어서는 그 나라의 국민들의 수준과 의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거 같다. 작금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또 한번 한 나라의 수장이었던 인물이 세상을 떠났다. 누구는 그를 IMF를 조기 극복하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인물로, 다른 누구는 퍼주기식 외교로 남북 관계를 유지한 사람으로 기억할지 모른다. 확실한 건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누구보다도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거다. 죽을 고비를 몇번이나 넘기면서까지 그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민주주의와 평화가 아니라 정의롭고 좀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아니었을까.
그의 말대로 민주주의가 시장경제를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절대적인 가치라고는 하지만 의식이 없는 민주주의는 그저 다수의 의견을 반영할 뿐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이라 했던가. 다수가 바른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눈과 귀가 멀어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는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졌을 뿐이고 그것을 토대로 발전 및 계승 해야 하는것은 우리의 몫이다.
글쎄 "그 나라는 국민들의 수준에 어울리는 지도자를 갖게 된다."는 말이 있지만 어쩌면 그는 이 나라에서 나올 수 없는 지도자였는지도 모르겠다.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한, 지금은 대통령자리에 오른 이를 사면한 자신을 탓하며, 또 자신의 오랜 친구가 먼저 떠난 것을 안타까워하며 그는 세상에 미련을 버렸는지도.. 하지만 그의 정치적 신념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부디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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