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피치 미술관에서 본 베키오 다리




  

베키오 다리 근처에서 쉬다가 체력을 어느정도 충전한 후 지도도 안보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오다보니 자연히 시뇨리아 광장으로 오게 됐다. 하지만 계속 조각을 찾아 어슬렁 거리는 킬리만자로의 아니.. 피렌체의 좀비였다.


베키오 궁전은 앞서 소개했던 피렌체 두오모, 산타크로체 성당등을 만든 위대한 건축가 아르놀포 디 캄비오가 1298년 설계 및 착공하여 몇 번에 걸쳐 보수 및 수리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된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베키오란 오래된, 옛날의 라는 뜻인데 과거에는 피렌체의 정부청사였다가 나중에 강 건너 피티 궁전으로 정부청사를 옮기면서 그런 의미를 갖게 됐다고 하며 현재도 일부는 피렌체 시청사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말로 하면 옛 피렌체 궁전 쯤 되겠다.


베키오 궁전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 역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함께 연설을 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며 오래전부터 토스카나 지방 및 피렌체의 오랫동안 정치적 중심지 역할을 했다. 현재는 여러 유명 조각상의 모작이 곳곳에 배치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피렌체 시내에서 우피치 미술관과 베키오 다리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관광객들의 만남의 광장 역할도 하고있다.  







베키오 궁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베키오 궁전 앞 시뇨리아 광장




최근 1년 전, 베키오 궁전이 전세계로부터 갑자기 주목받게 된 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베키오 궁전에서 수백년간 잊혀졌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숨겨진 걸작 앙기아리 전투의 발견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 벽화를 추척해온 연구팀이 베키오 궁전의 숨겨진 벽에서 찾은 검은 안료에서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 등의 그림에서 나온 같은 성분의 망간과 철이 발견 됐다는 것이다. 


앙기아리 전투는 이탈리아 전쟁 역사에서 제대로 된 승리가 별로 없는 피렌체가 밀라노로부터 거둔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작품인데, 이 그림을 그리게 한 배경은 당시 잘나가던 베네치아를 동경한 피렌체가 잠시나마 메디치 가를 몰아내고 공화정을 수립한 후에 우리도 한번 정부청사 건물 멋지게 꾸며보자 해서 당대 최고의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피에타, 다비드 등의 걸작들로 떠오르는 샛별이었던 미켈란젤로를 동시에 고용해서 벽을 마주보고 벽화를 그리게 한 것이다. 


물론 이 벽화 대결은 카시나 전투를 그리던 미켈란젤로가 교황의 부름을 받아 그리다 말고 로마로 떠나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신이 새로 개발한 물감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결국 둘다 미완성으로 남고 말았다. 게다가 메디치가문이 다시 피렌체에 돌아오면서 당연히 이 세기의 프로젝트도 상황 종결.


하지만 베키오 궁전에 남아 있는 미완성의 앙기아리의 전투 그림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린 모사작품인 폴 루벤스의 앙기아리의 전투나 완벽주의자였던 레오나르도의 여러 밑그림 스케치 자료들을 볼 때 앙기아리 전투는 미완성이지만 최후의 만찬에 맞먹는 걸작일 것으로 미술사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작품이 아직 존재가 확인 되지 않은데다 만약에 있다고 해도 그 상태를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앙기아리의 전투는 당시 베키오 궁전의 증,개축을 맡은 조르조 바사리가 그린 벽화인 마르치아노 전투 바로 뒤에 위치하기 때문에, 확인이 안된 그림을 발굴하기 위해 현재 존재하는 작품을 손상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미술계에 큰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다. 


너 100프로의 확률로 30억을 받을래? 아님 1프로의 확률로 100억을 받을래? 하는 문제와 마찬가지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나라면 둘다 포기하고 수지를 선택하겠다 (엥?)

 



  



입구에는 다비드와  헤라클레스와 카쿠스가 좌우에 나란히 서있다 

  




바치오 반디넬리의 헤라클레스와 카쿠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하지만 짭이다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원래 같은 자리에 진품이 전시되어 있었으나 어느 미치광이에 의한 사고로 부서지면서 이후 보수된 진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세상은 넓고 돌+아이는 많다. 피렌체에는 미켈란젤로 광장에 있는 다비드를 포함 모두 3개의 다비드 상을 볼 수 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 줄이 너무 길어 정작 미켈란젤로의 진짜 다비드상과 4개의 노예상은 못 본게 함정. 역시 볼 수 있을 때 봐야한다. 다음에 해야지 하면 기회는 없다. 인생은 타이밍!










 베키오 궁전 앞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바르톨로메오 암만나티의 넵튠의 분수  







 가운데에 위치한 넵투누스. 삼지창은 어따 팔아먹었냐!!



넵투누스 정면에 앉아 있는 카리브디스와 오른쪽에 있는 사티로스








벤베누토 첼리니의 작품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청동상 



청동상 바로 왼쪽 뒤에는 피오 페디의 폴리세나의 강탈이 있다



이건 솔직히 뭔지 기억이 안남. 듣보잡 조각상이다



피렌체의 상징 사자상



베키오 궁전 내부에 있는 베로키오의 돌고래를 안고 있는 소년


 역시 진품은 칸첼리에아에 있다. 여긴 짭퉁의 천국 








시뇨리아 광장 중앙에 있는 코시모 1세의 청동기마상 




여러 귀금속 상점들이 있는 베키오 다리를 건너





 아르노 강건너 시내는 어떨까





나름 활기찬 모습






큰 길로 쭉 올라가면 피티 궁전이 나온다




피티 궁전은 피렌체 두오모의 쿠폴라를 완성한 브루넬레스키가 설계를 맡아 그의 제자인 판첼리가 완성한 건물로 메디치 가의 궁전을 능가하기 위해 피티 가에서 만든 궁전이다. 하지만 이 건물을 의뢰한 루카 피티는 완성되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고 죽었으며 가문의 파산으로 궁전 마저도 메디치 가문에 넘겨지고만다. 죽쒀서 개준 격이다. 현재는 보티첼리와 라파엘로의 작품을 포함 메디치 가의 여러 작품이 전시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박물관 내로 들어가면 보볼리 정원을 볼 수 있지만 아직 추운데다 가격도 비싸서 역시 패스. 나중에 성수기에 오면 72시간 피렌체 패스를 사서 들어 가봐야겠다. 과연 언제가 될런지..      





학생들이 많아서 대학교 같은 느낌도 든다






피렌체에서도 항상 젤라또. 오늘은 세가지 맛. 단돈 2유로 





 차와 오토바이만 없으면 수백년전 르네상스 시대 골목이라 해도 하나도 이상할게 없다



보볼리 정원의 북쪽 출입구 비아 로마나(Via Romana



갠적으로 파리에서 베르사유 못 본건 괜찮은데 보볼리 정원에 안 들어간건 아직도 아쉽다





여행책자에도 소개 안된 듣보잡 광장.. 은 아니고 물어보니까 리퍼블리카 광장이라고. 왼쪽편에 회전목마가 있다








멀리서 엄마를 발견한 가족




허락 안받고 찍어서 죄송



 엄마가 부르자 찾아가는 아이. 진짜 너무 이쁨.. 내 딸해라 ㅠㅠㅠㅠㅠ  







우피치에서 우연히 로마에서 투어를 같이 했던 동생을 만났다




같이 표를 사서 우피치 미술관에 입성. 우피치는 관람객 수를 시간마다 제한해서 입장시키고 있다 



피렌체 여행중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가 컸었던 것이 바로 우피치 미술관 관람이었다. 우피치 미술관은 본래 피렌체의 행정국이었다. 우피치(Uffizi)는 이탈리아어로 사무실이라는 뜻인데 Office라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것. 16세기 철권통치로 유명한 코시모 1세는 피렌체의 행정 및 사법기관을 위한 건물을 조르조 바사리에게 지시하여 완성한다. 


우피치가 대중들에게 공개된 것은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이사 데 메디치가 1743년 세상을 떠나기 전 대대로 소장해온 작품들을 피렌체 시민을 위해 기증한 이후 부터다. 메디치 가문이 대가 끊기면서 그들의 부귀와 영광을 수많은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셈. 단, 그녀는 피렌체 밖으로 메디치 가문 예술품이 유출되지 않는 조건으로 모든 예술품과 전재산을 피렌체에 기부했는데 덕분에 미술관 입구에는 감사와 존경의 의미로 안나 마리아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우피치는 좋은 컨디션에 봐도 최소한 네다섯시간은 꼼꼼히 봐야 할 미술관이다. 고대 그리스 미술 작품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걸작들과 현대 작품들이 3층에 걸쳐 45개 전시실에 2,500여 점의 작품을 소장 및 전시하고 있으며 가장 주목할 작품들은 3층에 집중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기 위해 대기 중이라는 사실. 


우피치 미술관에서 특이할 만한 것이 있다면 베키오 궁전과 우피치를 거쳐 아르노강 건너편의 피티 궁전을 연결하는 통로다. 이 통로는 '바사리의 통로'로 불리우는데 피렌체에 폭동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 메디치 가문의 전용 도피통로로 설계된 곳이다. 이 통로에 설치된 창문을 통해 피렌체 시민들을 감시하는 용도로도 사용했다고 하며 현재 통로는 바사리의 회랑으로 사용중인데 길이가 무려 1km에 이르며 세계 최대의 초상화 전시로 유명하지만 1년에 몇번씩 정해놓은 기간 동안만 입장을 허락하고 있다. 그게 언젠지는 나도 잘 모르니 네이년 지식인에 물어보시길 바란다.







미술관 배치도 




이탈리아 도착이후 5일넘게 매일 오전 일찍 일어나 하나라도 더 보겠다는 욕심으로 인해 10시간씩 걷는 강행군을 하면서 생각보다 꽤 지쳐있었다. 급기야 미술관에 들어가자마자 미술관 내에 있는 유화들이 내뿜는 안 좋은 공기로 인해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퇴관까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이유로 할 수 없이 중요한 작품 위주로 관람을 하기로 했다. 몇몇 좋아하는 작품 위주로 몇장만 살짝 올려본다. 







트리뷰나의 방에 있는 기원전 1세기 경의 메디치 비너스





파올로 우첼로의 산 로마노의 전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수태고지



 수태고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초기작으로 대 천사장인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찾아가 그녀가 성령으로 잉태했음을 알리는 순간을 그려냈는데, 수태고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상당히 많지만 이보다 세밀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작품은 없으며 여러 원급법을 활용하여 매우 세밀한 묘사를 해냈다. 실제로 봤을 때 그림이 상당히 커서 의외였는데 색채감 자체가 워낙 고급스럽고 섬세해서 아름다웠다. 개인적으로 모나리자 보다 좋아하는 작품이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프리마베라(봄)은 시인 안젤로 풀리치아노가 줄리아노 데 메디치와 그의 애인 시모네타 베스푸치의 사랑을 축복한 시 라 지오스트라 보티첼리 그림으로 형상화 한 작품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피렌체에서 존재하는 모든 작품중에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운 걸작이라고 본다. 


미의 여신인 비너스를 화면 중앙에 그 왼쪽에는 헤르메스를 포함한 3명의 미의 여신들을, 비너스의 오른쪽엔 화려한 장식의 봄의 여신과 그 뒤로 꽃의 여신이 바람의 신과 마주보는 모습으로 배치했으며 그림 윗부분엔 오렌지 나무와 아랫부분에는 실제 크기와 같은 크기와 모습의 200여개의 꽃들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봤을 때 매우 화사하고 우아한 느낌이었으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낭만적인 작품이었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미켈란젤로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 중 한명이며 특히 그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배치된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모나리자 라는 작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피렌체 사람인 그도 고향에서 한 수 접는 곳이 바로 우피치 미술관이다.왜냐하면 우피치의 메인은 레오나르도의 작품이 있는 15번 방이 아니라 보티첼리의 작품들이 있는 10-14번 방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완성 작품들로 악명높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였기에 로렌초 데 메디치를 포함 피렌체에서 푸대접을 받았다고 하나 보티첼리는 그만큼 피렌체의 간판 스타였으며 메디치 가문으로부터 강력한 후원을 받은 예술가였다. 우피치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역시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비너스의 탄생이다. 특히 비너스의 탄생은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정도로 정말 유명한 작품이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과 함께 미술사에서 항상 등장하는 눈익은 걸작이다.






라파엘로 산치오의 검은 방울새의 성모



라파엘로가 그린 수많은 성모자 그림 중에서도 안정감과 색채감이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의 여자는 성모 마리아 그리고 두 아이는 세레요한과 예수를 나타낸다. 왼쪽의 세례 요한이 들고 있는 검은 방울새는 주로 가시나무에서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 이마에 박힌 가시를 새가 부리로 떼어냈다고 한다. 그때 뛰어오른 피가 검은 방울새의 날개에 튀었고 이후 검은 방울새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위키피디아에 적혀 있다.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던 나지가의 집이 1547년 무너지면서 17조각으로 박살이 나지만 500년 가까이 부서진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가 2008년 10월, 수십명의 전문가가 10여년에 걸친 작업 끝에 원래 상태로 복원하였다. 



 







베첼리오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우피치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위해 베키오 다리를 건너갔다




 다리 위에는 원래 푸줏간이나 가죽을 다루는 가게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보석을 파는 상점들로 대체되었다.





티본 스테이크로 유명한 피렌체





한 근이 넘는 티본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시켜 먹었다




맛은 가격에 비하면 그닥. 컨디션이 안좋은 편이라 맛집 찾아 다니고 할 정신이 아니었다






페라리 매장








피렌체 역시 거리 야경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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