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가 많이 오다보니 아무래도 차분한 음악을 많이 듣게 된다. 젠틀레인이나 션 레논, 그리고 에바 캐시디.. 뭐 이런 음악들. 다들 무척 좋았지만 그래도 이런 날씨엔 재즈힙합 만한게 없는거 같다. <Kind Of Peace>는 영국 출신의 프로듀서 Pat D와 역시 영국의 여성랩퍼 Lady Paradox가 함께 작업한 앨범으로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 따뜻한 느낌이 공존하는 음악이다.
수록곡은 인트로, 아웃트로 포함 14곡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올만한 곡은 세번째 트랙인 'Step off'다. 이 노랜 훅이 굉장히 좋은편인데, Lady Paradox의 플로우가 절제된 비트와 맞물려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보통 여성 래퍼들은 플로우가 좋으면 발음이 별로고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가 많지만 Lady Paradox는 영국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목소리와 발음, 플로우가 다 좋다. 촥촥 귀에 감긴다는 말이 잘 들어 맞는다고나 할까.
앨범의 두번째 트랙인 'Perspectives'는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반복되는 피아노 선율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보통 중독성이 강한 노래는 몇번 들으면 질리게 마련이지만 이 노래는 들으면 들을 수록 끌리는게 특징으로 'Step off'와 함께 앨범 최고의 곡이라 생각한다. 그외에 Karizma 와 Selone이 퓨처링을 맡은 'Escapism'과 다소 생경한 분위기의 'Tick of time'을 특별히 추천한다.
위키피디아에도 정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잘 안 알려진 작품이라 앨범 소개글을 길게 적긴 힘들거 같고 괜찮은 앨범이니 일단 한번 들어보시길 권한다. 작년 겨울엔 그리 끌리지 않았는데 역시나 음악도 계절마다 잘 어울리는 음악이 있나보다. <Kind Of Peace> 역시 앨범 커버랑 음악이 잘 매치되는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