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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아티스트 요요마

최근의 요요마를 설명할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바로 '만남'과 '크로스오버' 이다. 바비 맥퍼린과의 작업을 시작으로 아스토르 피아졸라는 물론, 콘쿠프만/암스텔담 오케스트라와 협연, 태브너, 그리고 최근의 보사노바 음악작업까지..

그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팬들로서는 상당히 궁금한 사항이리라 여겨지는데, 그런 요요마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바로 영화음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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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장의 조우

그가 야심차게 시작한 '바흐에의 영감' 작업과 '와호장룡' 사운드트랙은 영화음악 팬들과의 만남에 있어서 말 그대로 시작에 불과했을지 모른다. 그렇게 왕성한 음악작업을 하던 요요마의  프로젝트는 마침내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까지 이어지는데 모리코네의 조우는 2001 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서 처음 이루어진다.

바로 아케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음악 부분을 수상한 '와호장룡'의 연주를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요요마와 '말레나'로 역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모리코네가 만난 것.

2000년을 전후로 거장들과의 작업에 열을 올리던 요요마와, 곡 해석력이 뛰어난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을 선호했던 모리코네를 본다면 이 앨범의 탄생은 시간문제 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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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니오 모리코네와 영화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영화에서는 영상과 함께 더욱 깊은 감성을 전달한다. 그리고 그의 음악은 음악 자체로도 이미 명작의 반열에 올라있다. 시대의 흐름과 열정, 이 두가지를 모리코네만큼 적절하게 영화에 담아내고 인간의 감성을 그렇게 구체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아티스트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하다.

사실 처음엔 그의 음악은 영상과 함께 전달되는것이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곁들여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려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정말 무지하게 힘이 들뿐더러,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난 내공을 요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각각의 곡들이 어떤 영화에서 나왔는지 정도만 끄적인 것이다.

그리고 모리코네의 음악이 실린 작품은 영화를 실제로 보는 것이 제대로 된 감동을 전달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이 허접한 포스팅이 그것들을 모두 해낸다는것은 너무나 큰 오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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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소개

이 앨범을 구입한 것은 순전히 엔니오 모리코네에 대한 필자의 애정 때문이었겠지만, 금세기 최고의 첼리스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 요요마는 이미 40대에 거장의 반열에 오른 세계적인 아티스트였고, 굳이 두 거장의 만남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요요마에 대한 눈길이 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요요마를 접하게 하는데 모리코네의 역할이 큰것이 사실이다.

모리코네 음악중에서 앨범에 실리기 위한 음악의 선정을 위해,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 영화학과와 음악학과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되었다. 거기에 소니 클래시컬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요요마의 첼로연주를 비롯한 모리코네 음악의 '관현악화' 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훌륭한 선곡 보다도 더 맘에 드는것은, 섬세하면서도 훌륭한 연주력과 요요마 특유의 탁월한 해석이다. 물론 원곡이 워낙 좋으니 다른 연주자가 모리코네와 함께했다고 하더라도 앨범의 평가는 그리 나쁘지 않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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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테마

앨범은 크게 6개 테마로 나뉘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테마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하나의 컨셉앨범 처럼 끊어짐 없이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앨범에서의 요요마의 연주는 각 영화를 만든 감독의 영화마다 미세하게나마 다른 감성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앨범도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The Misson]

첫 테마는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영화 제목이기도 한 The Misson.

이 테마는 최근 일 디보가 부른 CF 삽입곡인 'Nella Fantasia'의 원곡인 더 미션의 'Gabriel's Oboe' 와 'The Falls' (원곡의 제목은 Falls 이다.) 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적은 비중과 짧은 트랙구성이지만 앨범의 첫 포문을 열기에 이만큼 좋은 모리코네의 곡들도 없다.


[Giuseppe Tornatore Suite]

이어지는 두번째 테마는 시네마 천국과 피아니스트의 전설로 유명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이름을 딴 Giuseppe Tornatore Suite 이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의 곡인 'Playing Love' 를 거쳐서 흐르는 곡은 시네마천국의 눈물나는 명곡들. 개인적으로 모리코네의 곡들중 시네마천국 OST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유년시절 봤던 영화의 포스가 너무나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단순한 형식'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영화  'A Pure Formality' 의 메인테마 이후 요요마의 연주는 모니카 벨루치 주연의 '말레나' 마저도 훑고 지나간다.

 
[Sergio Leone Suite]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세번째 테마인 Sergio Leone Suite 인듯 싶다. 물론 Giuseppe Tornatore Suite 테마도 대단하지만 무게감에서 세번째 테마를 넘어서진 못한다. 그 이유는 음악이 가장 잘 설명을 하고 있으니 유심히 들어보길 바란다.

무법자 시리즈로 유명한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이름을 딴 이 테마에서, 요요마는 레오네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최고의 작품중 하나인 원스 어폰 타임 인 아메리카의 음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얼마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엔니오 모리코네의 공로상 축하 공연에서 퀸시 존스가 프로듀싱을 맡고 셀린 디온이 부른 곡인 'I Knew I Love you' 의 원곡이기도 한 'Deborah's Theme' 을 시작으로 Sergio Leone Suite 테마는 시작된다.  

그 다음은 앨범에서 가장 무거운 분위기의 'Cockeye's Song' 이다. 국내 화장품 CF 에서도 씌였던 이 곡에서 요요마의 날카로운 연주는 더욱 빛을 발하는데, 앨범이 대체로 듣기 편하면서도 유명한 곡들인데 반해  'Cockeye's Song' 는 거친 호흡과 더불어 영화의 느낌 마저도 생생하게 전달해 줄만큼 어둡다.  

그리고 이어지는 곡은 모리코네 특유의 감성과 장엄함이 느껴지는, 원스 어폰타임 인 아메리카 와 원스 어폰타임 인 더 웨스트 각각의 메인테마 이다.  

이 세번째 테마의 마지막은 클린트 이스트 우드 주연의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 The Ugly) 삽입곡 'Ecstacy Of Gold' 이 장식하고 있다.  서부극의 느낌이 물씬풍기는 이 곡은 요요마의 첼로연주가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Brian De Palma Suite]

한껏 달아올랐던 분위기를 살짝 가라앉히는 네번째 테마는 스릴러 영화로 유명한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영화음악인 Brian De Palma Suite 이다.

이 테마를 장식하는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베트남전을 주제로 한 마이클 J 폭스와 숀펜 주연의 전쟁의 사상자들(Casualties Of War)의 '메인테마'이다. 영화의 감동이 막 살아날 무렵 이어지는 곡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마메트 각본에 숀 코네리, 케빈 코스터너, 로버트 드니로(드니로는 모리코네가 영화음악을 맡은 영화에 참 많이 나오는거 같다.)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나온 언터쳐블 (The Untouchables) 의 '죽음의 테마'.


[Moses And Marco Polo Suite]

앨범은 점점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지만 다섯번째 테마인 Moses And Marco Polo Suite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유일하게 이 앨범에선 TV 미니시리즈의 음악인 알레브토 베빌락쿠아 감독의 작품들이 실려있는데, Moses And Marco Polo Suite 에서는 모세(Moses) 의 'Journey' 와 'Main Theme' 는 물론 마르코 폴로 (Marco Polo)의 메인테마 마저 연주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The Lady Caliph]

마지막 테마이자 역시 알레브토 베빌락쿠아 감독 작품인 The Lady Caliph 에 실린 두 곡으로 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한다. The Lady Caliph 의 'Dinner' 와 'Nocturne' 만큼 이 앨범을 마무리하기에 적절한 곡도 없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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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공유, 그리고 감동

음악의 주요한 기능 중 하나는 영혼의 치유와 심신의 휴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마 추억의 공유일 것이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은 영화를 본 사람이나 요요마의 팬이  Yo-Yo Ma Plays Ennio Morricone 앨범을 듣는다면 감동은 배가될 것이다. 분명한건 '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듯이, 이 음반도 모르고 듣는것 보다는 알고 듣는게 훨씬 감동이 크다.

하지만 영화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이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모리코네의 음악을 이 앨범 하나로 느낄 수 없는것은 물론이며, 요요마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이 앨범을 통해 여러 영화에서 느꼈던 모리코네의 음악과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을, 조금이나마 요요마 특유의 진한 감성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

한 10년쯤 더 지나면 이보다 더 훌륭한, 모리코네의 음악을 재해석한 음반이 나올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이 음반이 추억을 공유하는데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희대의 작품인것은 물론이고, 감동을 전해주는 훌륭한 매개체라는 사실만큼은 무엇보다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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