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2000년대의 마지막 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올해는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래서 한해를 정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정말로 올해 벌어진 국내외 사건사고들을 보면 이게 정말 한 해동안 일어나는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정신없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단적으로 유명인들의 죽음만 보더라도 그렇다. 어릴적부터 우상이었던 가수가 한창 활동을 해야 할 때 갑자기 세상을 떠났으며 존경하는 정치인과 역시 아꼈던 여배우도 유명을 달리했다. 어이없게도 오늘 또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매력적인 여배우가 세상을 떠났으니 2009년은 어떻게 보면 기억하기 싫어도 기억할 수 밖에 없는 한해로 남을 것만 같다.

 물론 그와는 별개로 올해도 역시 작년 못지 않게 많은 음악을 들었다. 음반 구입은 꽤나 줄었지만 이미 음반을 사서 음악을 듣는 시대는 지난거 같고 그래서 국내 앨범들은 멜론을 통해서 앨범채로 받아서 듣거나 외국 음반들은 미리 들어보고 해외주문을 통해 구입해서 들었던거 같다. 다행히 구입한 앨범들은 대부분 만족스러웠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신인들의 러쉬덕에 꽤나 풍성한 한 해였던거 같다. 물론 지속적으로 이러한 결과물이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앞으로도 나름 기대를 해 볼만한 밴드들을 여럿 건진것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올해의 앨범 50 (해외편)은 내가 한해동안 가장 사랑한 외국에서 발매된 앨범 중 50장을 추린 것이다. 기준은 역시 나의 잡스런 취향과 싱글보다도 앨범 자체의 만족도 그리고 청취 횟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리스트는 청취한 횟수에 많은 비중을 뒀는데 아무리 괜찮아도 반짝 듣다가 나중에 아예 안듣게 되었으면 과감하게 제외해 버렸다. 예를 들자면 데이브 매튜스 밴드의 앨범이 그렇다. 이렇게 정리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좋은 앨범은 두고 두고 많이 듣는 앨범이고 그래서 나에겐 별 의미가 없는 앨범을 리스트에 굳이 끼워 놓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쨋든 결산 리스트는 완성한지 일주일이 다 됐지만 블로그 할 시간이 넉넉치 않아 이제서야 올린다. 대부분 리뷰나 상반기 결산에서 한번 소개한 앨범들이고 그래서 모두 코멘트를 달 필요는 없을거 같다. 순위는 크게 의미가 없고 그냥 내가 많이 청취한 순이니 그냥 재미로 '이런 음악 좋아하는구나' 하고 리스트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음악 말고도 즐길꺼리가 많은 시대에 그저 음악 좋아하는 사람의 1년을 정리하는 시간일 뿐이다. 하지만 다양한 음악취향을 위해 새로운 음악을 찾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한다.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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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tlers / Hospice

올해의 앨범. 암으로 죽어가는 연인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남자의 심정을 담은 음악. 제프 버클리가 아케이드 파이어의 노래를 부른다면 이런 느낌일까. 처음 들었을때 온몸이 저릿저릿했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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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well / BLACKsummers'night

  올해의 블랙 뮤직. 즐길줄 아는 성인들을 위한 감칠맛 나는 네오 소울.
 도대체 이 음반이 나오기 전까지 8년동안 다른 소울 가수들은 뭘 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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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zzly Bear / Veckatimest

Veckatimest는 과잉의 음악이다. 멜로디와 사운드는 물론 화음에 메시지까지 모든 것이 꽉꽉 채워져 있다못해 아예 흘러 넘친다. 올해 애니멀 컬렉티브 보다 많은 것을 성취한 밴드가 있다면 이들이 유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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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Collective / Merriweather Post Pavilion

대부분의 리스너들이 첫번째로 꼽을만한 1월부터 12월까지 1년내내 올해의 앨범 소리 들었던 작품이다.
팝의 작법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참신한 팝송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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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Callahan / Sometimes I Wish We Were an Eagle

소소한 악기 편성에 소박한 구성이지만 전원적이면서도 동시에 지적이다. 말들은 한가로이 들판에서 뛰어다니고 뿔떼안경을 쓴 한 남자가 책을 읽다 말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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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la Diane / To Be Still

목소리에서는 에스퍼스와 제니 루이스가 연상되지만 음악은 그들보다도 오히려 더 낫다.
'Take Us Back'과 'White as diamonds'만으로도 올해의 앨범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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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 XX

기승전결 따윈 아예 생각하지 않는 듯한 멜로디. 전혀 댄서블 하지 않은 비트와 나른하다 못해 아예 체념한 듯한 목소리. 하지만 XX는 이런 심심한 재료들을 능숙하게 버무려 시니컬 하지만 매우 특별한 음악을 만들어 냈다. 더할 것도 덜어낼 것도 없는 가장 본능적인 상태. 올해의 신인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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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h Yeah Yeahs / It's Blitz!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훅, 캐런 오의 매력적인 음성. 그리고 적절하게 깔린 그루브.
예예예스가 시행착오 끝에 제 갈길을 찾은 듯해서 기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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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öyksopp / Junior

누구 말마따나 반젤리스가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린 듯한 사운드.
지적이지만 동시에 스타일리쉬한 일렉트로닉 뮤직. 특정곡들은 1년 내내 너무나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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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 Bats / The Ruminant Band

 앨범 커버만 보고 구입을 결정했고 드물게 음악도 만족한 몇 안되는 작품.
 올해는 브루클린외에 시카고 출신 밴드들의 활약도 볼만했다.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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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drigo y Gabriela / 11:11

청자를 압도하는 기타 인스트루멘틀 뮤직.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1이란 숫자를 원래 좋아하지만 당분간은 숫자 11만 보면 이 작품을 떠올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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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éU / Vagarosa

환상적인 브라질리언 팝송. 2009년에는 벨로주의 신보 보다도 이걸 훨씬 더 많이 들었다.  
올해도 마리사 몬치는 새 앨범을 내지 않았지만 CeU가 대신 빈자리를 채워줬기에 충분히 기다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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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rors / Primary Colours

2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같은 밴드라는 사실이 의심될 정도로 서포모어 앨범에서 환골탈태했다.
독특한 외모만큼이나 음악도 스타일리쉬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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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ichi Sakamoto / Playing the Piano 2009 Japan Self Selected

솔로 연주만으로 채워진 사카모토의 정갈한 라이브.
피아노 한대만으로도 장대한 스케일의 곡들을 재현 가능하다는 것을 이 음반으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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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y and the Johnsons / The Crying Light

일본의 부토 무용수 오노 카즈오에 대한 헌정 앨범. 단촐한 멜로디에 고개를 숙이고 절절한 목소리에 무릎을 꿇게 된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매우 단조롭게 들리긴 했지만 그조차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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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s / Album

XX와 함께 올해 나온 최고의 신인. 그냥 많은 말 할 거 없이 좋다.
누구나 맘에 들어할 만한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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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well Season / Strict Joy

글랜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의 못 다한 이야기.
이들은 앨범 커버부터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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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ker's Daughter / The Last Laugh

데인저 마우스와 헬레나 코스타스의 참신한 포크 프로젝트. 이 음반과의 만남은 거의 필연적이었다.
유튜브에서 Worm's Head와 Lucid라는 곡 뮤비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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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Jarrett /    Paris/London: Testament

꾸준히 수작을 만들어내는 까칠한 양반의 최신 솔로 실황. 어떤면에서는 몽트뢰 라이브 이상으로 훌륭했다.
키스 재릿의 팬이라면 꼭 들어봐야하는 따끈따끈한 2008년 라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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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Vincent / Actor

애니클락의 솔로 프로젝트. 역시 커버만 보고 구입을 결정한 음반.
무표정한 모습과는 딴판으로 변화무쌍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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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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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 for Lashes / Two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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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unny Day in Glasgow / Ashes Gram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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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c Street Preachers / Journal for Plague Lo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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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 Buttons / Tarot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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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enix / Wolfgang Amadeus Phoe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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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Rubdown / Dragons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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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Beasts / Two Danc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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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 Control / Local Flav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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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ifone / All My Friends Are Funeral Singers








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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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 Jam / Backspa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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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droids / Post-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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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rty Projectors / Bitte Or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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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c Youth / The Ete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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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dre Lerche / Heartbeat Ra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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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s Sound / Lo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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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ence and the machine / Lu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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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Obscura / My Maudlin C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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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Roux / La Ro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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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ina Spektor / Far









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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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e Birch /  Bible B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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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etano Veloso / Zii E Z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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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cy Wallace /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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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ette Michele / Epiph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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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sun Pickups / S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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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y Gardot / My One and Only Thr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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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Benda Bilili / Tres Tres F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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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e Olstead / Sky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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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Shop Boys /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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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Martini / Splendor In The G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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