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 할때 포함시키는 유럽 여행지는 지중해 해안을 끼고 있는 도시들이라 한다. 물론 대도시 관광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 지중해쪽 남부 도시들을 가는 이유는 꼭 휴양지로 가지 않더라도 워낙에 경치가 좋기도 하고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에 여행을 다니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기 때문이다. 


여행할 때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다 다르겠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해운대를 봐와서 바다를 좋아하고 또 경치 좋은 곳에 사족을 못쓰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보니 처음 유럽여행을 간다고 할 때부터 일정에 넣었던 곳은 이태리와 크로아티아였다. 예외로 그리스 산토리니는 신혼여행지가 꼭 아니더라도 결혼 뒤에 갈 생각이라 아예 미뤄뒀는데 사실 그리스의 그 예쁘고 좋은 휴양지를 혼자가서 뭐하나 싶다.. ㅋㅋ 


가장 가고 싶었던 크로아티아는 앞서 얘기했던 대로 경비나 동선 면에서 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곳이었고, 결정적으로 갔다온 몇몇 지인들이 혼자서 가기엔 너무나 안 좋을 거라는 이유(외로워서 혼자가면 무조건 후회한다고)로 일정을 짜면서 다음을 위해 미뤄두기로 했다. 그럼 크로아티아에 비해 더 잘 알려진 모나코나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들은 어땠을까? 프랑스 남부 역시 휴양지라 3월 중순이나 4월초같은 비성수기에 가기엔 적절치 않다는 결론이 나왔고 또한 물가가 비싸고 경비가 무지막지하게 많이 드는 이유로 마찬가지로 제외됐다.        


역시 남는 곳은 이태리 뿐. 사실 이태리를 갔다온 한 동생을 포함 여러 사람들이 가장 추천한 곳은 이태리 남부에 있는 소렌토와 카프리섬이었는데, 그 말을 들었을 때부터 이것저것 일정과 비용을 따져보기 시작했다. 일단 소렌토를 가려면 나폴리를 거쳐 가야하는데 최근에 마피아로 인한 치안문제나 관광객들이 다니기에 다소 위험하다는 이유로 여행지로는 제외하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기에 그래서 선뜻 혼자서는 가기가 꺼려졌다.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그중에 귀가 솔깃한 한가지 묘안이 나온다. 그것은 바로 로마 현지에서 당일치기 코스로 갈 수있는 이태리 남부투어! 사실 따져본다면 버스로 주요 코스를 맛만 보는 패키지 투어나 마찬가지지만 지금같은 비수기에 어차피 해안가 가기도 힘든데다 가격대 성능비로 볼 때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었고, 로마에서 동행으로 다닐 동생의 추천과 함께 폼페이를 가이드 설명으로 구경할 수 있다는 얘기에 망설임 없이 입금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이 날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로마의 테르미니 역 근처 로얄 산티나호텔에서 접선-> 폼페이 가이드 투어-> 아말피 해안도로를 통해 포지타노 전망대와 소렌토를 구경하고 다시 로마로 돌아오는 코스. 처음 가는곳은 천년 넘게 사라졌다가 다시 발견되어 지금도 발굴작업을 하고 있는 폼페이다.  

 




전날 바티칸 투어때는 비가 왔지만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하다. 






 경치를 보며 앞자리 앉은 아기의 재롱을 보다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이태리의 아우토스트라다(Autostrada). 독재자와 고속도로의 상관관계는? 




투어버스는 이태리의 A1 고속도로를 통해 이동했다. 밀라노에서 나폴리에 이르기까지 약 800km나 되는 거리를 거의 직선에 가깝게 뚫어논 A1은 첫번째로 만든 아우토스트라다 라는 뜻으로, 이태리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집권 당시 만나던 애인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건설한 첫 고속도로라고 알려져있다. 무솔리니는 지금까지도 독재자로 유명하지만 상당히 가정적인 로맨티스트였다고. 


 A1은 이전까지만 해도 도시국가에 가까운 이태리를 남북으로 잇는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였고 이후 아돌프 히틀러가 A1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독일의 아우토반이다. 이태리의 A1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의 모습이 놀랍게도 한국의 경부 고속도로를 많이 닮은 것을 알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박정희가 이태리의 A1을 참고해서 만들었기 때문. 






휴게소에서 마신 맛있는 카푸치노 한잔





이 녀석은 버스를 오래타니 기분이 안 좋은가 보다 ^^






드디어 폼페이에 도착해서 가이드 설명에 따라 출~발~






이태리에서 꼭 가봐야 하는 관광지는 세군데가 있다고 한다. 매년 조금씩 기울다가 얼마전 복구공사로 사탑이 쓰러지는 것을 애써 막고 있는 피사와 매년 여름 홍수가 나면 물에 발목까지 잠기기도 하지만 또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도시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베네치아 그리고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 예전처럼 다시 한번 역사속으로 파묻힐수도 있는 폼페이. 바로 그중에 폼페이를 온 것이다.   




폼페이 견학온 이태리 학생들







베수비오 화산 남동쪽에 위치한 항구도시 폼페이는 원래 화산지대라 비옥한 땅과 따뜻한 기후덕에 일찍부터 농업이 발달했고, 또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요충지로 해상무역이 발달하면서 로마와 그리스가 차지하기 위해 기원전 수백년전부터 옥신각신 하던 지역이었다. 그러다 결국 BC 89년부터 로마의 완전한 지배를 받게 되는데 폼페이는 원래 도시 기반이 잘 닦여있는 곳이었지만 이후 로마문화에 융화되며 더욱 눈부신 발전을 하게된다. 


그후 상업, 무역도시로서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한것은 물론 휴양지로서도 대단한 인기를 누리게 되는데 로마의 귀족들과 돈 많은 부류들도 폼페이에 별장 하나씩은 갖추는걸 기본으로 여겼다고.


  



복구의 손길을 거쳤겠지만 마치 얼마전까지 사람이 살던 곳 같이 길이 잘 닦여 있다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 신전들도 많다






화산재에 뒤덮여 죽은 소년. 사람은 열기에 녹아 사라졌지만 석고를 통해 형체만을 되살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배가 부른 것을 볼 때 임산부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만약 아기를 가진 어머니라면 저런 포즈로 화산폭발에 대비하지 않았을 거라 해서 최근에는 복대를 한 노예로 보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한다




폼페이에는 주인이 기르다 버린 강아지들이 많았다. 버려졌던 저주받은 도시에 버려진 강아지라..












폼페이의 포럼 광장. 그 뒤로 멀리 베수비오 화산이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화산재로 묻혀서 멸망했지만 그 덕분에 도시의 대부분이 온전하게 보전되었다. 당시 폼페이는 2만-5만명 정도로 추청되는 상당히 발전한 도시였는데 화산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겨우 10프로정도 였다 한다. 나머지 생존자들이 꽤 많았음에도 왜 폼페이는 무려 천오백년이나 인류역사에서 사라졌을까? 

그 이유는 폼페이가 향락과 사치에 찌들고 타락해서 신의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여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두들 다른 도시로 이주해서도 폼페이 출신인 것을 숨기고 침묵하였기 때문이다.   










역시 화산재에 뒤덮여 죽은 사람






2천년전인데도 놀랍게도 이정표를 사용하고 있다






폼페이 인들이 사용하던 욕조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당시 모습과는 달리 욕탕은 남탕과 여탕이 구분되어 있었다고.








날씨가 좋으니 마치 소풍 온 기분이다






뿐만 아니라 마차가 다니는 길과 수로까지 갖추고 있다







당시 빵을 굽던 화덕









꽃도 피고 폼페이 구경도 끝났다






맛있진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던 점심식사





오바마 닮은 현지 기사 아저씨가 운전하는 투어 버스를 타고






아말피 도로를 향해 달려간다






여행코스에서는 빠졌지만 3대 미항으로 유명한 나폴리만






나폴리만의 야경이 그렇게 멋지다던데 낮에 본 바다 색깔도 예술이다 





 

아말피 코스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50곳 중 1위라 한다. 아말피 코스트는 이태리 남부 소렌토에서부터 포지타노-프라이아노-아말피-라벨로-살레르노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뜻하는데 그만큼 도로를 따라 볼 수 있는 해안선이 아름답다. 하지만 멋진만큼 운전하기엔 위험한 코스이기도 하다. 


 


아말피 코스트를 쭉 따라가니





 파바로티가 부른 돌아오라 소렌토로가 생각이 나면서 너무나 말도 안되는 광경에 넋이 나갔다








전망대에서 본 소렌토 항구 





듣기론 왼쪽의 섬들이 브래드피트 부부가 휴양지로 구입한 섬이라고






하지만 더 멋진 곳이 있었으니





친구가 사진을 보고 하는 말 울릉도냐? ㅋㅋㅋㅋㅋ

 


포세이돈의 후예들이 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포지타노 





이들은 지금이 휴가철이라 해수욕장은 이용할 수없고 가게들을 포함한 식당들 대부분이 문이 닫았다


  


말문이 막힐 정도였다 이런곳에 살면 기분이 어떨까?







포지타노를 멀리서나마 구경하고 이동하여 소렌토에서 각자 자유시간을 부여받았다






시내관광을 했다








이태리 남부지방은 올리브와 함께 레몬의 명산지라 한다





소렌토 역시 레몬이 유명해서 가게마다 레몬주스나 레몬주등의 상품들이 많다






리몬텔로(레몬주)를 먹기위해 예쁜 노천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한잔씩 따라서 먹었는데 술이 꽤 독하다







어느새 시간이 다 되어 로마로 돌아가야 할시간








다시 올 때는 휴가철에 투어가 아닌 개인 일정으로 오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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