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부산 방문기

국내 여행 2009. 11. 9. 21:04 Posted by 루이스피구


게으르다. 부산 국제영화제 때 가서 찍었던 사진들과 여행기를 이제서야 올리다니.
별로 사진이 많은것도 아닌데 정리하고 글도 붙이자니 시간이 은근 걸려서 고생했다. 

일단 영화제에 가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려면 제일 먼저 영화에 맞춰서 스케줄을 잘 짜야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가게 되면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고 영화는 제대로 못보고 타지에서 허둥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난 가기전부터 대부분의 일정을 아예 해운대와 센텀시티쪽으로 잡았다. 그럼 자연스레 교통편은 지하철을 이용하면 되고 숙박 역시 근처 모텔이나 찜질방(하루면 모를까 해운대 근처 모텔비는 꽤 비싸다)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영하는 영화도 남포동에 비해 훨씬 많고 영화제 행사들도 그쪽에서 하는게 많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곳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없다. 센텀시티에선 사진을 찍을 만한게 별로 없었고 해운대는 반대로 많이 찍었지만 사진이 담긴 핸드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다 날라가 버렸다. 그나마 디카로 찍은 남포동이나 자갈치 시장 위주로 찍은 사진들이 있어서 다행인데 그래서 모든 사진을 디카로 남기지 않은것을 후회중이다. 배터리만 제때 충전 해뒀어도 핸드폰으로 찍는 일은 없었을텐데 무엇보다도 해운대에서 찍은 일출장면이랑 근처 달맞이 고개에서 담은 아름다운 야경 사진을 보여줄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둘다 부산에서 본 가장 멋진 광경이었는데..

그래도 건진 것들은 잘 살려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여행기 같이 적어봤다. 부산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생소한 맛에 읽을만한 글이고 또 부산 국제영화제에 못 가셔서 아쉬운 분들이라면 그나마 영화제와 부산의 분위기를 알 수있는 사진들이다. 시간 순서대로는 아니고 기억에 남는 순서대로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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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착

큰 집이 부산이라 명절떄는 종종 오지만 혼자 여행 겸 온건 거의 처음이었다.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사투리를 쓰니까 마치 외국에 나와 있는거 같은 착각이.. ㅋㅋ 물론 역 주변 환경은 서울역 근처와 다를게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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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 뱃지와 가이드 북

일단 도착하자마자 센텀시티 역에 도착해서 프레스 뱃지 발급을 받았다. 며칠동안 함께 했던 뱃지와 해운대 인디 빌리지에서 만난 소유진씨의 싸인이 담긴 가이드북. (내 사진과 이름은 가림 -_- )

참 부산에서 진짜 코 앞에서 본 여자 연예인은 유선, 한채영, 소유진 등이 있는데 블랙 정장을 빼입은 유선씨는 퀸카 오브 퀸카였고 드레스를 입은 품절녀 한채영씨는 화려함 그 자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말을 걸 엄두도 안났다. 그리고 소유진씨는 화면상으로 보는거와 다를거 없이 매우 귀여웠다. 싸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진씨는 말투나 행동 모두 애교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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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PIFF 광장 앞

 정말 오랜만에 남포동을 찾았다. 하지만 남포동 역에서 내리면 실컷 걸어서 와야한다. 그러니 혹시 부산 남포동 가실 일이 있으면 자갈치 역에서 내리시길. 난 남포동을 어릴 떄부터 좋아했다. 이름부터 정감이 가고 부산극장이나 대영극장을 통해 명정때마다 나름 많은 영화를 봤기 때문에 꽤 좋은 추억들이 쌓여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도착하니 부산 국제 영화제라고 적힌 팻말이 나를 반겨주었다..' 같은 식상한 멘트는 안쓰려고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오니 왠지 반갑게 느껴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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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 데스크와 핸드 프린팅

피프 광장에 들어서니 영화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영화를 안보면 안될거 같은 이 느낌은 뭐지.. ㅋㅋㅋ
암튼 안내 데스크에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발권 가능한 영화와 미리 예매한 영화도 일단 확인했다.
핸드프린팅은 생각보다 무덤덤하게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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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포동 근처 시장과 패션거리

 남포동이 명동이라면 첫번째 사진에 있던 패션 골목은 동대문 시장에 가까웠고 두번째 국제시장은 경동시장 같은 분위기가 났다. 먹자골목 쪽도 찍었는데 사진이 별로 안나와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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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사실 부산은 도시치고는 주변환경이 좀 험한 편이다. 일단 서울같은 배산임수 형태가 아니라 산맥의 끝자락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산세도 꽤 험하고 언덕이 많은 편. 부산은 해운대 시가지 정도를 제외하곤 평지도 많지 않다. 아마도 부산이란 도시 자체가 항구를 끼고 있고 일본과 인접해 있어서 사람들이 어쨋든 집을 짓고 길을 만들어서 도시가 형성된거 같기도 하다.

특히 도로나 계단을 보면 길이 있어서 사람들이 가게 된게 아니라 일단 사람이 왔다갔다 해야 하니까 길을 억지로나마 만들어서 생긴 느낌. 실제로 다른 지방이 대부분 산세를 따라 곡선으로 돌아가는 편이라면 부산은 터널을 뚫거나 직접 직선으로 길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계단만 봐도 그렇다. 서울에서 이렇게 경사가 가파른데 일자로 계단을 이어놓은 경우가 있던가? 부산 사람들의 화법이 대부분 직설적인 것에도 이런 부분이 한 몫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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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 골목

부산의 명소 책방 골목에 들렀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서점들이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구하는 책이 있는지 몇 권 알아보았는데 놀랍게도 한권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에 나오는 서점은 책방 골목에서도 가장 오래 된 곳이라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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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오뎅과 도나스(?)

돌아다니니까 배가 고파서 자연스럽게 먹을꺼리를 찾게 됐다. 오뎅하면 부산오뎅. 근데 진짜 부산오뎅인지는 확인 못함 -_-  재미있게도 서울에선 보통 종이컵에 오뎅 국물을 따라 먹지만 여기선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빨간 컵에 덜어서 먹는다.  

그리고 도나스(?)도 먹었다. 부산에서는 도너츠 주세요 라고 하면 먹을 수 없다는 슬픈 전설이 있어..
난 그 전설을 믿지 않아.. (이병헌 버전) 농담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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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갈치 시장과 영도 앞바다 

 역시 부산의 명소중 하나인 자갈치 시장에 들렀다. 자갈치 축제가 얼마 안남은 시점이라 시장 골목은 복잡해서 사진을 제대로 찍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입구와 공판장 뒤에 있는 영도대교 근처 바다를 사진에 담았다. 바다에 비친 햇살이 알흠다웠음. 부산에까지 왔는데 갈매기를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부산에서 만난 장진영

 이번 부산 국제영화제에서는 장진영의 대표작 3편이 상영되었는데 단 한편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좀 더 많이 상영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해운대 빌리지에서 달래주었다. 사실 해운대 PIFF 빌리지는 바닷가와 별로 어울리지 않고 겉돈다는 생각이었는데 그중에서 유일하게 반가운 부스가 바로 장진영 추모관이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와 아끼는 물건들, 그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오고 있었으며 사진이 담긴 잡지들이 있었다. 장진영이 실제로 무대에 서서 인사를 하는 듯한 착각에 잠시 빠졌었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그녀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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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제가 목적이었던 만큼 못다한 영화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이번에 부산에서 대부분의 영화를 해운대 메가박스, 롯데 센텀시티, CGV 세 곳에서 나눠 봤다. 남포동 쪽은 영화관 시설도 낙후됐고 보고 싶은 영화들은 스케줄이 대부분 해운대 쪽으로 잡혔기 떄문이다. 가기전에 거의 모든 스케줄을 짜놓고 또 가서도 매일 같이 6~7시에 기상해서 영화 발권을 받았는데도 시간 맞추느라 많이 애를 먹었다. 불만이 있다면 주최측에서 상영 시간표를 토,일쪽에 몰아 넣은부분.. 쟁쟁한 작품들 시간이 겹치는건 정말 지금생각해도 짜증이 밀려온다. 그리고 일요일엔 무려 4편을 봤는데 힘들어 죽을뻔 했다. 앞으로 부산에 또 오게 되더라도 하루 4편을 보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영화 하니까 또 상영관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영화관중에 관람환경이 가장 좋았던 곳은 해운대 메가박스 였는데 사운드나 자막 등 여러부분에서 만족스러웠던거 같다. 특히 나는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대부분의 표를 발권 받았는데 그래서 좀 친해진 여자분이 있다. 귀찮게 했지만 매번 반갑게 맞아준 그 자원 봉사자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린다. 펌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여자는 서울에서도 별로 못봤다. 부산에도 미녀가 많더라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다 ㅋ)

암튼 잡설이 길었다. 각설하고 지금 딱 기억나는 영화들만 8편정도만 적어본다. 이번 방문에서 본 영화는 총 12편. 영화표 한 장은 잃어버려서 사진에는 없다. 어떤 영화인지는 노코멘트. 별점으로 영화 평가하는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특별히 재미삼아 좋았던 순으로 남겨본다. (★★★★★은 만점. ☆은 별 반개, ★★★★☆는 별 4개반)




하얀 리본 ★★★★★

 하얀 리본은 질식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에 답답하고 불편한 기운으로 채워진 영화다. 하지만 고개를 돌릴 만한 장면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공포스럽다. 겉도는 듯 싶지만 영화의 모든 장면들과 대사는 결국엔 주제와 맞닿아 정곡을 찌르기 때문이다. 이런 걸작을 보고나면 할말이 별로 없다. 그저 박수를 칠 뿐. 정말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거 같지 않은 빈틈없이 차가운 작품이다.
 


박쥐(확장판)  ★★★★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쥐는 개봉판이나 확장판 모두 매우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복수는 나의것과 올드보이는 물론 친절한 금자씨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소위 말하는 복수 3부작은 필자에겐 별 네개반~다섯개짜리 영화) 박쥐의 약점은 완성도와는 별개로 내러티브의 근간이 되는 테레즈 라캥과 그외에 소재들 그러니까 뱀파이어, 천주교 신부 세가지 조합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데 있다. 특히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가져왔음에도 뱀파이어물 만의 매력을 못 살린것은 생각보다 큰 흠이다. 물론 박쥐는 전형적인 흡혈귀 물은 아니지만 꼭 뱀파이어를 끌어들여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박쥐는 초반에 비해 중,후반부는 이미지가 너무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확장판은 러닝 타임이 더 길어졌는데도 넘치는 이미지들이 의외로 지루하지 않았다는 건데 그 이유는 설득력 측면(앞서 언급한 뱀파이어 장르를 도입한 부분을 제외한 부분)에서 그 과잉이 충분히 납득이 가기 때문이다. 결론은 좋았다는 애긴데 평을 하자면 박쥐는 너무 욕심을 부렸을 지언정 선로를 이탈한 작품은 아니라 생각한다. 특히 짜깁기 영화라는 말들은 당치도 않다. 차라리 볼거리, 찾을거리가 너무 많아 어지럽다고 악평을 한다면 모를까.

그리고 GV에서 새삼 느낀거지만 찬욱 감독은 말을 참 재미있게 잘한다. 물론 글도 잘쓰지만.. 사실 박찬욱의 작품을 좋아하고 감독으로서의 재능도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난 그보다도 박찬욱은 글쓰는 사람으로 조금은 더 특출나다고 본다. 박찬욱 이후 영화평을 그보다 더 잘쓰는 평론가/리뷰어를 한번도 못 봤다.




공기 인형 ★★★★

인형의 눈으로 본 세상은 과연 어떨까? 공기인형은 '걸어도 걸어도', '아무도 모른다'로 유명한 고레에다 하로카즈의 신작으로 섹스돌 노조미가 생명을 갖게되고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 준이치와 사랑에 빠지고 또 마음을 얻게 되어 겪게 되는 기쁨과 아픔을 잔잔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배두나가 주인공으로 출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인간의 성적 욕구를 해결해주는 섹스돌로 분한 덕에 어이없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낮은 비중에 중간에 갑툭튀(?)한 오다기리 죠는 좀 의외의 등장.

영화는 좋았는데 중간에 나온 몇몇 장면들은 좀 섬뜩하기 까지 했다. 어린아이가 어찌보면 가장 잔인하다고 했던가. 자신은 아무 생각없이 곤충을 분해하고 동물을 괴롭히고 하는데 사실 당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고통스러운거. 어린 아이같은 노조미같이 대부분의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있는건 아닐까.  


복수 ★★★★

재미만 보면 상영된 영화중 최고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때깔나게 잘 찍은 조니토(두기봉)표 액션 영화. 설정은 평범한 편이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가 복잡하면서도 흥미롭다. 총알낭비가 심한 홍콩영화 안보게 된지 오래됐지만 이 정도면 언제라도 극장을 찾아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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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타 가브라스의 싸인. 사진도 찍었는데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ㅜㅜ





낙원은 서쪽이다  ★★★★

사실 정치 영화의 거장으로 유명함에도 코스타 가브라스 영화는 얼마 못봤는데 그 얼마 안되는 작품들이 너무나 인상적이라 공기인형 GV를 포기하면서까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물론 영화를 보고나서 조금도 후회 안했고. '낙원은 서쪽이다'는 GV 기억에 남는 일이 더 많이 있었는데 어떤 중년의 남자분은 코스타 가브라스의 영화를 보고 정치학과를 선택했고 또 그의 길을 따라 영화 감독이 되었다며 그를 만난걸 일생의 영광이라고 까지 말하더라. 나는 과연 이렇게 만나는 것만으로도 일생의 영광이 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참 한명 있긴 하다. 스티비원더~

암튼 영화는 유쾌함과 날카로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판타지+블랙 코미디+어드벤쳐 영화(?)였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봤다. GV를 마치고 코스타 가브라스의 오래된 팬들을 비롯해서 적지않은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세상에.. 우연히 타이밍이 맞아서 사진을 찍고 그와 악수를 나눴다. 안타까운건 내가 그때 디카를 놓고 와서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해운대에서 놀다가 폰을 잃어버렸다는거.. ㅠㅜ

암튼 싸인은 받았으니 다행.. 정말 잊지못할 추억이 될듯..
물론 자랑으로 하는 말이다 ㅋㅋㅋㅋ


아쉬칸, 반지에 얽힌 이야기 ★★★★

이란 영화는 처음 본거 같은데  외국어에 대한 알러지는 없지만 유독 아랍쪽 언어는 적응이 안된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에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을 대충 들었으면 피볼 뻔했다. 마지막에 결정적인 장면이 초반부 대화와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암튼 영화는 잘 만들어진 편이고 음악만 빼면 다 괜찮았다.



브라이트 스타 ★★★☆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시인 존 키츠와 패니 브래니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실존 인물인 존 키츠의 시와 멋진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던건 여 주인공 패니 브론 역을 맡은 애비 코니쉬(의상은 매우 아름다웠음)의 떡대가 생각보다 거대해서가 아니라 존 키츠 역을 맡은 벤 위쇼가 '향수'와는 너무나도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어서.. 가끔 보면 연약한 남자와 건강(?)한 여자가 잘어울리는 경우가 꽤 많은데 브라이트 스타의 커플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인 캠피온 감독 작품치고는 2% 부족함이 느껴졌지만 아름다운 영상과 영화 곳곳에 심어져 있는 멋진 시, 특히 엔딩에 나오는 존 키츠의 '나이팅게일에 부치는 노래' 덕분에 선방한 듯.
 


청두, 사랑해 ★★★

6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작인데 기대엔 좀 못 미쳤다. 하지만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인 굿모닝 프레지던트 보단 나을듯. 암튼 이 작품은 호우시절을 본 사람이라면 한번 볼 만한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원래 호우시절이 '청두, 사랑해'의 두 에피소드와 함께 현대 파트를 맡아 3편의 옴니버스 영화로 기획되었다가 결국 따로 제작 및 개봉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청두 시민을 위로하기 위해 나온 옴니버스 영화지만 청두시나 지진과는 별 상관없는 내용이라 좀 황당했다. 볼만은 하지만 약간 지루하기도.. 과거와 미래의 연관성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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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들과의 만남 그리고 밀면

부산에 종종 오면서도 밀면은 한번도 먹을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작정을 했기에 다행히 여러번 먹을 수 있었다. 밀면은 냉면과 비슷하지만 면발이 되게 잘 끊어지고 국물이 깔끔하다고나 할까. 돼지 국밥은 먹어본적이 있지만 이번에 처음먹은 복국이나 밀면은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일정을 마치기 전에 잠깐 짬을 내서 사촌 누나와 조카들을 만났는데 1년만에 보는데도 조카들이 꽤 많이 자라 있었다. 내 조카라서가 아니라 이 녀석들은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사랑스럽다. 언니인 가영이와 동생 가인이. 참 귀엽고 예쁘다. 물론 나한테 치대는거만 빼고.. 왜케 앵기는걸 좋아하는지 원..
 
특히 가인이 이녀석은 어린게 하는짓이 완전 여우다 -_-  



여기서 잠깐 밀면집 상황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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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밀면을 기다리는 조카 가인이
2.드디어 말로만 듣던 밀면이 나왔는데..
3.싫다면서 뿌리치지만 결국 먹게 된다.
4.면빨이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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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극장

그리고 저녁 늦게 영화를 볼 겸해서 PIFF 광장을 다시 찾았다. 부산극장은 역사가 오래되었기로 유명한데 내가 10년 전에 부산 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가 바로 '식스센스'였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부산극장은 1,2층으로 나눠져 있어서 좌석이 매우 많은게 특징이다. 1관에 한 800석이상 들어간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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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운좋게 남포동에서 불꽃 놀이도 볼 수 있었다. 내가 일정을 마무리 지은 직후 자갈치 축제와 또 며칠 뒤에 광안리쪽에서 불꽃축제를 했다고 하는데 못봐서 아쉬운 감정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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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타이트한 일정으로 피곤하긴 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여행이었다. 물론 사서 고생을 했다. 태터측에서 프레스 뱃지 외에 숙박 시설이나 교통편과 관련해서 정말 아무런 지원이 없어서 자비를 들여서 갔기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개별활동이라 오히려 추억꺼리가 많았던거 같기도 하다. 아마 일행이 있었다면 영화를 좋아해서 혼자 부산에 온 사람들을 만날 수도 또 해운대 바닷가에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부산에서 만난 새로운 영화 친구들이 생겨서 기쁘다.

야구의 도시 부산. 그리고 영화의 도시 부산. 부산은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멋진 도시였다. 다른분들은 이번 영화제에서 느낀 여러 단점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난 PIFF에 처음 온 만큼 그런걸 느낄 새가 없었다. 고른 영화들도 좋았고 빠듯한 일정이지만 계획했던 것들을 대부분 해결했기에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가장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시기에 바다를 끼고 영화를 보고 바쁘게 보내니 여러가지 면에서 기분전환 이상의 소득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부산 방문은 꺼져가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 준 여행이라 더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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