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색소포니스트 Anthony Braxton의 아들이자 배틀즈의 멤버인 Tyondai Braxton의 7년만에 나온 솔로작. [Central Market]는 좀처럼 짐작하기 힘들정도로 기상천외한 내용물을 담고 있는 앨범인데, Math rock을 기본으로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재즈적 어프로치가 어지러이 혼재되어 있는 양상이다. 물론 특정 장르나 한가지 스타일에 치우치지 않은 인스트루멘틀 뮤직이라 일부 곡에서는 영화음악 스코어같은 느낌마저 든다.
앨범의 첫곡은 반복되는 피아노 연주와 신서사이저를 이용해 넣은 노이즈로 시작해서 휘슬소리와 새소리의 하모니로 진행되는 'Opening Bell'. 같은 주제의 멜로디로 진행되다가 Tyondai Braxton의 기타와 오케스트라 연주가 깔리며 점차 스케일이 커지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Uffe's Workshop'는 불안정한 리듬과 기괴한 멜로디로 시작하는 곡이지만 그루브를 좀처럼 느낄 수 없게 변박를 통해 리듬을 살짝 비틀어 버린 덕에 듣는 재미는 좀 떨어진다고 해야겠다.
[Central Market]의 가장 큰 특징은 배틀즈의 음악과는 달리 리듬이 있는 곡들도 의도적으로 일부러 그루브를 배제한 것인데 그래서 앨범에 대한 접근성 자체는 높지 않은 편. 이런 특성은 King Crimson의 'Moon child'를 연상시키는 'The Duck And The Butcher'과 아방가르드적인 불길한 분위기를 강조한 'Unfurling'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J. City'에는 앨범에서 유일하게 보컬이 들어갔지만 'Uffe's Workshop'처럼 배틀즈를 연상시키는 것 이외엔 다른 곡들에 비해 그리 특이할 만한 점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주목해야 하는 노래는 역시 10분이 넘는 대곡 'Platinum Rows'. 매우 복잡한 형태로 전개되는 것도 모자라 현악세션과 혼의 비중을 늘려 뒤로 갈수록 종잡을 수 없게하는 편곡이 정말 압권이다. 컨셉 자체가 21세기의 클래식 음악 이라고 하는 걸 감안하더라도 듣는이를 쥐락펴락 하는 사운드와 물 흐르는 듯한 구성은 물론, 특히 마지막 2분간의 몰입감은 올해 들은 그 어떤 음악보다도 굉장했다. 이 노랜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이나 미래 SF영화에 모두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Central Market]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혁명적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아방가르드적 요소를 적극 도입한 클리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극단적인 결과물이다. 가장 훌륭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올해 나온 앨범 중에는 일반적인 대중음악 노선과는 매우 거리가 먼 가장 충격적인(특히 Platinum Rows는 작년에 나온 포티셰드 Machine Gun과 재작년 배틀즈의 Atlas에 맞먹는 충격)앨범이었다. 정말 모든면에서 청자를 압도하는 작품이다.
Tyondai Braxton / Platinum Rows
Tyondai Braxton / J.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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