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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영화를 보기전에 박찬욱 감독에게 올드보이와 JSA를 기대했다면 분명히 실망 또는 아쉬움, 그리고 어리둥절한 느낌이 남을 수 있는 영화인거 같다. 사실 JSA는 박찬욱 감독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선택한 작품이라면 복수의 나의 것은 자신이 진짜 하고자 하는 영화, 올드보이는 대중적 타협점을 찾은 스릴러가 너무 깔끔하게 잘 나와버린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2. 영화를 보고나서 든 생각은 친절한 금자씨는 단번에 졸작이다 명작이다 이렇게 구분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 '복수' 라는 주제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완결편이라 스릴러와 반전의 결정판을 예상하는 사람이라면 블랙코미디 성향이 짙은 이 영화를 선뜻 받아들이지 힘들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 작품은 복수작과는 거리가 멀다. 구원, 속죄가 주제라면 모를까.

3. 차분한 나레이션과 강한화면에 끌려가던 중 이어지는 금자씨의 행동은 웃어야 할지말아야 할지 그런 상황을 계속해서 연출한다. 웃기지만 잔인한 장면에서 웃고있는 자신의 모습이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특히 영화 후반부 백선생이 딸과 금자씨의 영어 통역을 번갈아 해주는 장면과 백선생에 대한 피해자의 부모들이 차례로 복수를 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 

4. 굉장히 불편한 친절한 금자씨에서 반가운 사실중 하나는 영화에서 사용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 에 대한 오마주. 다만 친절한 금자씨와 오리엔트 특급살인과 다른점은 이 영화에선 절대악을 처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가학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필연적으로 삽입 되었다는것과 영화전체가 오로지 금자씨에 집중되어 있다는것. 친절한 금자씨는 포스터부터 나레이션, 마지막 씬까지 모두가 금자씨만을 비추고 있다.

5.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 감독이 금자씨 역에 고두심을 캐스팅 하길 원했지만 후에 투자자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이영애로 교체되었다 한다. 고두심이었으면 인물의 심경 묘사나 연기력에 있어서 좀 더 탁월했겠지만 이영애처럼 신비한 느낌이 나진 않았을거 같다. 가끔은 메이저 배급사의 압력이 영화의 흥행 뿐 아니라 작품의 운명을 좌우하는거 같기도 하다.

6. 금자와 그외 피해자들은 백선생을 처단하기 위해 또 다른 복수를 행하지만 결국 금자씨의 영혼은 구원받지 못한다. 그 사실을 자신도 아는 듯 금자씨는 두부케잌을 먹지 못하고 슬퍼하기만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주변은 하얀눈과 케잌으로 대비된다.  

7. 풍부한 텍스트에 비해 생각외로 단순한 내러티브와 불편한 장면들로 평가 절하 되기는 했지만 친절한 금자씨는 촬영 기법이나 미장센에 있어서는 물론 한 시대의 불만을 초법적인 차원에서 해소 및 처단하려는 과정을 시각화 했다는 점에서 탁월한 수작이라 말하고 싶다. 적어도 박찬욱이 과대평가 됐다느니 이런 소리를 들을만한 작품은 결코 아니다.

8. 물론 영화에서 강조하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속죄의 개념에서의 복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성취와 동시에 실패를 맛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적어도 당사자에게만큼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것. 뭐 영화 대사에도 나오지만 남의 속사정 모르고 다 이해한다는 듯 하는이에게는 복수 대신에 이런 말 한마디면 충분하겠다만.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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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에는 성공하지만 구원받지 못하는 금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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