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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마 역대 축구선수중에서 '골을 넣기 위해 태어난 선수'라는 말이 어울리는 딱 들어맞는 선수는 프랑스의 쥐스트 퐁텐과 독일(서독)의 게르트 뮐러일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브라질의 호마리우가 그에 가장 근접한 스탯을 보유했고 현역중에선 챔스의 인자기와 EPL에서 후반 네시즌동안의 앙리 정도가 그나마 이에 어울리는 경우다.

하지만 위에 선수들은 모두 포워드들이고 미드필더나 수비수중에 미칠듯한 득점력을 가진 선수는 정말 흔치 않다. 아무래도 기본적인 기회가 포워드 보다는 적게 마련이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포지션에서 갖춰야 할 덕목과 함께 피니쉬 능력을 동시에 장착하기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이다.

2. 그런데 오늘 체코와의 경기를 보면서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는 골을 위해 존재하는 사나이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기력은 별로라도 꾸준하게 매 경기 스탯을 쌓는 선수 말이다. 내 생각에 이 친구는 골을 넣는 로봇같다. (사생활을 보면 섹스머신 같다는 생각도 든다능..)

아직 호나우도는 위대함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느껴지지 않는것은 마찬가지고 무엇보다도 예전의 축구 명인들에 비해 이름값에 걸맞는 아우라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부분은 호불호에 따라서 평가 기준이 달라질 것이고 주관적 생각이 많이 반영되겠지만 메시나 카카가 오히려 호나우도보다 축구팬의 로망을 채워주는 선수라는것은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다. 호나우도는 기대한 만큼 거의 틀림없이 골을 넣긴하지만 딱 잘한다는거 그것 뿐이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호나우도는 빅경기에서는 램파드 만큼이나 제대로 된 활약이 없는것은 물론 혼자우도라는 별명까지 생길정도로 드리블을 칠 때와 패스를 할 때를 구분을 제대로 못해서 평가절하하는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경기력과는 별개로 꾸준히 득점을 하고 있다는거 만큼은 정말 대단하다. 부상이 없는 타고난 신체에 엄청난 피니쉬 능력. 특히 부상없이 거의 모든 경기를 나오는 선수는 말 그대로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사기 캐릭이다.    

3. 지금까지 유럽 선수권대회 경기는 경기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지금까지 딱 3경기를 생중계로 봤다. 오늘 본 포르투갈과 체코전은 그중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경기.  앞서 본 두경기는 초반에 승부가 결정났는데 반해 포르투갈과 체코의 경기는 내내 치고박고 하는 피말리는 승부. 정말 잼있었다.

4. 이 경기는 A조에서 가장 기대되는 매치업이었다. 지난대회 준우승팀 포르투갈과 사실상 유로 2004에서 가장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인 체코가 맞붙는 만큼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경기임에는 틀림없었다. 객관적으로 포르투갈의 우세지만 탄탄한 전력의 체코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체코는 신구조화가 적절하다는 평이다. 창의적인 플레이어인 로시츠키, 네드베드가 대회에 불참한 것은 체코의 브루크너 감독으로선 상당히 아쉬울법도 하다.

5. 첫경기에서 터키가 공간을 거의 내주지 않으면서 포르투갈이 어려운 경기를 했다는것을 감안할 때 그 경기를 무조건 잡고자 했던 포르투갈이 이긴것은 스콜라리에게 큰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체코전에서 포르투갈은 첫경기와 똑같은 선수구성이었지만 이번에는 4-2-3-1을 돌렸다. 역시 이 포메이션의 핵심은 데코다. 그리고 데코를 중심으로 호나우도에게 골을 집중시키는 스타일. 포르투갈은 데코를 중심으로 호나우도와 시망과의 스위칭을 통해 체코의 수비를 교란시켰다.

전반 초반에는 포르투갈의 페이스. 포르투갈의 득점은 주로 미드필더들에게서 나온다. 원톱은 상대수비에게는 일종의 떡밥. 포르투갈에서 주목해야할 선수는 호나우도가 아니라 바로 데코다. 체코전은 올시즌 내내 바르셀로나에서 삽을 들었던 데코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 전반 시작하자마자 체코의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플레이 메이커로 미드필드에 활력을 넣었고 초반에 선제골을 넣은 것은 물론 체코에게 상대적으로 피지컬에서 밀리던 미드필드를 잡기위해 체코의 왼쪽라인에 거의 올인하다시피 체코의 오른쪽 라인만을 공략하면서 결국 경기 흐름을 포르투갈쪽으로 되찾아 온다.  

7.  전체적으로 점유율은 포르투갈 쪽이 앞섰다고 해도 골문앞에서 찬스는 오히려 체코가 많이 만들었다. 체코가 측면공격을 통해 만들어가는 장면들은 굉장히 위협적이었는데, 전반만해도 체코는 피지컬을 앞세워 적어도 미드필드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는 경기를 했다.

체코는 1차전에 비해 수비적인 포메이션으로 나왔는데, 굉장히 피지컬이 좋은 갈라섹과 폴락을 중심으로 포르투갈의 시망과 무티뉴을 견제했고 이 부분은 상당히 큰 효과를 봤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체코의 단조로운 공격패턴이다. 게다가 후반 들어선 데코를 위시한 포르투갈의 미드필더들에게 주도권을 잃었고 전반에 오른쪽에서 활력을 넣었던 시온코가 왼쪽으로 이동했고 원톱인 바로스가 얀 콜러 투입이후 오른쪽으로 이동후에 제몫을 하나도 못해주면서 체코의 활발했던 측면공격도 빛을 잃게 된다. 포르투갈의 호나우도가 시망과 자리이동을 하면서 왼쪽으로 이동한것을 감안해서 좀 더 수비에 치중하긴 했지만 오히려 포르투갈의 왼쪽라인, 즉 호나우도의 뒷공간을 노려서 체코가 더 과감한 공격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8.  바로스는 전 대회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했다. 그래도 국대에서만큼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던 만큼 실망이 크다. 그리고 체코는 체코는 결정력이 상당히 나빴는데 시온코는 동점골을 넣긴 했지만 계속되는 찬스를 무산시켰고 후반에 몇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것은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9. 호나우도는 컨디션에 비해 초반에는 오버페이스가 아닌가 싶을정도로 많이 뛰는 편이었다. 경기 중반 부터는 체력을 조절하는 모습. 그리고 호나우도가 잘하긴 했지만 네이버 기사에서는 플라티니까지 언급하면서 완전 오버하던데 결승골을 넣어서 그렇지 극찬을 할만한 경기력은 아니었다고 본다.

뭐 오늘 경기에서도 1골 1어시스트했고 리그와 챔스 그리고 유럽 선수권대회와 같은 국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만큼 발롱도르나 피파 올해의 선수에 예약을 한듯 싶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건 이거다. 설레발 치지 말고 띄워주지도 말고 딱 있는 그대로 보기에 호나우도가 잘하는건 사실이라는거. 라이벌팀 선수라 별로 보기 싫은건 어쩔 수 없다만;;  

이 경기의 MOM은 데코. 바르셀로나에서 1년내내 삽질을 하던 데코가 오늘은 1골 1어시에 경기력도 환상적이었다.  이 포스트의 제목만큼은 호나우도가 경기를 아예 들었다 놓았다 한것처럼 적었지만, 아시다시피 제목은 약간의 '낚시성' 이다. 사실 포르투갈에서 가장 잘한 선수는 데코. 물론 호나우도가 3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결승골을 넣고 또한 쐐기골을 어시스트했기 때문에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을만하다.

10. 스위스와 터키의 경기가 곧 시작하는데 경기 결과와는 상관없이 포르투갈은 터키와 체코에 2승을 했기 때문에 8강에 1위로 진출한다. 스위스에게 100대 영으로 져도 조 1위. 포르투갈의 스콜라리 감독은 B조에서 1위를 할것이 유력한 독일을 8강전에서 피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조 1위로 8강 진출을 원했을 것이다.

포르투갈이 해결해야 할 부분은 바로 측면 수비. 그중에서도 크로스 허용률이 상당히 높다는게 치명적이다. 중앙수비는 셋피스 상황에서 맨투맨이 취약하다. 8강이든 4강이든 독일과 경기를 가질 가능성이 큰데 이런 부분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포르투갈은 다음 라운드 진출이 힘들어 보인다.

포르투갈은 8강 경기까지 참가팀들중 가장 많은 시간을 쉴 수 있게 되었고 스콜라리 감독이 선수들의 컨디션을 앞으로의 토너먼트 일정에 맞추는데만 집중할 수 있는것은 우승가능성이 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뭐 개인적으로 포르투갈은 4강 정도에서 탈락할꺼 같다만. 어쨋든 포르투갈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P.S) 1. 진짜 유럽애들은 왜 새벽에 공놀이를 하는지 모르겠다 피곤하다(역시 농담)        
        2. 대충써서 그런지 글이 참 산만하고 볼품없다.. ㅜ.ㅜ
        3. 글 쓰자 마자 자야할듯. 글구 며칠간 경기 안볼 생각. 한번 보니까 계속 보고 싶어 안되겠다.    

        4. 속보!! 포르투갈의 스콜라리 감독 첼시행 확정 이다.
         다음시즌 부터는 첼시에서 스콜라리를 볼 수 있다




                                                포르투갈 vs 체코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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