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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쏘네리의 완승


말 그대로 밀란의, 밀란을 위한, 밀란에 의한 완벽한 승리였다. 안첼로티가 추구하는, 효율적이면서도 미드필더를 강조하는 플레이가 잘 들어맞은 밀란은 맨체스터를 상대로 위협적인 찬스 몇번 허용하지 않으며 완승을 거두고 2년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올시즌까지 최근 5년동안 4강에 4번씩이나 진출했을정도로 풍부한 경험은 밀란의 경기력에도 일조했는데, 이는 적재적소에서 노장들과 에이스의 활약이 어우러지며 상대적으로 쉽게 경기를 이끌어 가게 만들었다.




경기의 변수, 폭우


지난 1차전 밀란과 맨유의 몇차례 실수는 그대로 실점과 연결되며 많은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찬가지로 오늘 경기에서도 단 한번의 실수가 결승진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건 자명한 일이었는데, 마침 밀라노에 일어난 보기드문 악천후는 오늘 양팀의 경기력을 좌우할것을 암시한다.

사실 폭우가 내리면 아무래도 유리한 팀은 1년내내 날씨가 안 좋은 영국연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리할 것이라 보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국 이 악천후는 밀란이 아닌 맨체스터에게 독이 되고 만다.

1차전 승리를 거둔데다 원정경기임을 감안해서 빠른 역습형태의 공격을 주로 해야하는 맨체스터로서는,1차전 패배를 만회할 필요가 있는 밀란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생기는 공간을 이용하는 플레이를 해야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빠른 드리블이 주무기인 호나우도와 긱스의 역습이 필수적이었는데, 많은 비로 피치가 젖으며 호나우도와 긱스의 드리블링은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졌고, 게다가 첫골을 빠른시간에 득점한 밀란이 경기 템포를 늦추며 편하게 경기를 이끌자 맨체스터는 매번 속공에 실패하며 90분 내내 고전하게 된다.

게다가 비로인해 일찌감치 떨어진 체력은 맨체스터의 후반전 공세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게 만드는데, 악천후는 부상이후 막 복귀한 비디치가 이끄는 수비진이 결정적인 실수까지 저지르게 만들며 2번째 골을 내주며 끌려간다.




퍼거슨의 패착
     

수비진의 난조로 최근 몇경기에서 수난을 겪던 퍼거슨에게 비디치의 복귀는 상당부분 걱정을 덜게 하는 희소식이었다. 다만 한달가까이 이어진 부상으로 경기력이 떨어진것은 결국
전반전에만 2골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고, 이는 퍼거슨으로써는 퍼디난드의 부재가 더욱 아쉬울만한 경기로 남게했다.

그외에 맨체스터가 부족했던 부분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낮은 패스 성공률이었는데, 볼 점유율 그 자체만 보자면 밀란과 대등했지만 상대진영에서 자꾸 끊기는 부정확한 전진패스는 루니를 고립시켰고, 게다가 눈에 보이는 패스로 인해 팀 전력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하는 호나우도 드리블 마저 읽히게 만들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간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밀란에게 참패한 맨체스터의 미드필더이다. 04-05 시즌 16강, 2경기 모두 밀란에게 중앙부터 밀리며 완패를 당한 맨체스터는, 그때와 유사한 전형으로 나온 지난 1차전에서도 밀란의 가투소가 교체되기 전까지 원활한 볼배급에 실패하며 경기를 끌려갔었다.

퍼거슨은 오늘도 스콜스-캐릭-플레쳐로 이어지는 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었는데 왼쪽의 호나우도와 루니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 캐릭의 플레이는 최악에 가까웠고, 그를 보좌하는 스콜스와 플레쳐는 밀란의 패스 플레이를 전혀 차단하지 못하며 상대가 중앙을 장악하게 만든다.
 



맨유의 불안요소 1


맨체스터의 오늘경기에서 완패한것은 미드필더부터 밀란에게 밀린것이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 문제를 언급하기 전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것은 캐릭만을 탓할 수 없을정도로 맨체스터의 미드필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우선 맨체스터는 확실한 캐릭의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 오늘 경기에서 밀란과 유사한 구성이긴 했지만 경기력에 있어선 비교가 안될정도로 이들의 조합은 상당히 비효율적이였고, 이것은 몇년째 이어온 맨체스터의 미드필더라인에 대한 리빌딩이 올시즌도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반증이라 보인다.

우선 이같은 미드필더 구성의 미완성은 맨체스터가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첫번째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데, 몇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퍼거슨은 로이킨의 노쇠화와 그의 대체를 지금까지도 확실히 메꾸지 못했다.

게다가 그가 은퇴한 이후 대체자를 찾기위해 지난 여름은 물론이고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퍼거슨은 하그리브스를 원한것을 보면, 캐릭의 파트너 찾기란 맨체스터에겐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있다.

하지만 선수가 원했음에도 바이에른의 완강한 저지로 그의 영입은 실패했는데, 지금은 리버풀로 임대되서 활약중인 마스체라노의 영입을 맨체스터가 시도조차 하지 않은것은 현재로썬 미스테리로 꼽힐 일이다.

오늘 경기에서 퍼거슨은 하그리브스 같은 수비전문 미드필더가 없는 이상 제역할을 못한 플레쳐를 제외하고, 리그에서처럼 차라리 스콜스에게 캐릭의 보좌를 맡기고 투톱을 쓰는것이 결과적으로 약간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게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이다.




맨유의 불안요소 2


두번째 문제점은 주전을 제외한 맨체스터의 질적인 면에서 떨어지는 스쿼드이다. 맨체스터는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이며 3관왕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다. 게다가 며칠전 애버튼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우승에 대한 가능성은 어느때 보다도 높은 상황이고, FA컵은 이미 결승전에 진출하며 첼시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만약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에 그친다고 해도 나머지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맨체스터로써는 훌륭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맨체스터의 주전들의 경기력은 분명 뛰어나다. 하지만 99년 트레블 했을 당시와는 달리, 맨체스터는 올시즌 수비진을 제외하면 경쟁력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멤버로 3관왕에 도전한것은 많은 리스크를 동반하고 있었다는 것.

많은 일정을 소화한것은 주전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것은 물론, 시즌 말미에 부상자가 속출하며 중요한 순간에 주요선수가 제 역할을 못하게 만들었는데, 공격수 사하와 멀티 플레이어인 박지성은 물론 비디치와 퍼디난드와 같은 주전 센터백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부상당한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경기에서도 마땅한 교체카드가 존재하지 않은 퍼기의 고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덧붙여서 강팀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스쿼드의 구성으로 다관왕을 노린다는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증명한 오늘 맨체스터의 경기력은, 위의 문제들과 관련해 퍼거슨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장악한 밀란


한편 밀란은 정확한 패스워크로 중앙을 선점한것은 물론, 맨유의 실수를 적절하게 이용하면서 상대의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한다. 여기서 밀란이 지공 형태를 취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사이드를 활용한것은 맨체스터의 측면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간파했기 때문인데, 밀란이 이를 역이용해서 양 풀백, 특히 오도를 활용하며 여러 찬스를 만들어 간다.

인터뷰와는 달리 이 경기에서 맨체스터는 상당히 수비적인 경기를 펼치는데,  밀란이 상대진영에서 자유로이 플레이를 펼친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빠르게 나온 카카의 선취골은 밀란이 자신들의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이끌어 가게끔 했다. 그 후 경기를 지배하던 밀란에게 맨체스터의 실수로 나온 세도로프의 2번째 골은 승부의 추가 자신들에게 기울게 한다.

밀란은 특히 카카와 세도로프 그리고 오도로 이어지는 연계 플레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오랜만에 출전한 인자기가 경기감각만 더 좋았다면 전반전에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정도로 이들의 위협적인 공격은 맨체스터가 쉽게 공격에 나서지 못하게 만든다.

밀란의 공격을 위의 세 선수가 주도했다면 수비에 있어서는 가투소를 빼놓을 수 없다. 오도와의 협력플레이로 상대의 에이스 호나우도를 잘 마크한것은 물론, 피를로의 원활한 패스를 이어가게끔 만든 수비력은 밀란을 결승전으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게다가 부상에서 막 복귀했음에도 보는사람에게 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열정적인 플레이는 그가 가진 뛰어난 정신력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밀란은 후반 들어서는 경기운영 역시 흠 잡을데 없이 훌륭했는데, 2골이 필요한 맨체스터가 공세를 취하자 수비라인을 내리며 역습 형태를 취하는 이 전술로 인해 결국 질라르디노가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마무리짓는다.

이는 안첼로티의 전술이 퍼거슨에 비해 탁월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2년만의 리턴 매치


결국 오늘 경기에서 밀란이 그리스 행을 결정지으면서, 2005년에 이어 다시 한번 AC밀란과 리버풀의 대결이 성사되었다. 5월 24일 아테네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밀란이 13년 전 같은경기장에서의 영광을 다시한번 되살리며 리버풀에게 당한 뼈아픈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스탄불의 명승부를 재현하며 리버풀이 2년만에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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