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도/ 完全 Hiphop [2000]

음반 리뷰 및 소개/가요 2007. 4. 15. 12:56 Posted by 루이스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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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을 전후로 당시 한국의 힙합씬은 1999 대한민국을 필두로 척박한 한국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중이었고 그와 동시에 몇몇 거대클랜들이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하고, 또한 서로간에 디스문화가 생기는등 '외형적'인 면에서는 본토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그 중요한 시기에 나온것이 이 완전힙합인데 이현도 자신의 말로는 완전한 힙합이라는것이  없다는 뜻의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故김성재의 죽음과 맞물려 강렬한 이미지의 '사자후'로 상업적으로는 성공한 솔로 1집이나 드럼&베이스를 접목한답시고 앨범의 다른 음악들과는 약간 언밸런스한 타이틀을 건 2집.  그리고 절반의 성공으로 남은 한상원과의 작업 D.O 훵크 등등..

 여태껏 자신의 앨범들은 듀스의 음악에 연장선상에 있는, 자신이 완성한 듀스 사운드 위에 만들어낸 뉴 잭스윙이나 훵크음악의 변주의 연속이었다고 보는 이현도가 이 앨범에서는 제대로된 힙합음악을 선보였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훵크를 기반으로한 힙합을. 다만 이현도가 여태껏 힙합 그 하나만으로 평가하기엔 상당히 방대한 스펙트럼을 과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물이나 그에 따른 평가는 듀스 이후로 D.O훵크 앨범을 제외하곤 그렇게 좋지는 못했다는 점은 이 음반을 만들게 된 이유였을지 모른다.

 실제로도 그 동안 솔로 앨범에서 힙합과는 거리가 있던 음악을 하던 이현도가 이 앨범을 만든것은 본격적인 '힙합' 앨범을 만들길 원했던 자신의 팬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Dr.Dre가 G-Funk의 완성인 크로닉 앨범을 내고 이후 새로운 스타일의  2001 을 통해 호평을 받은것과 같이 이현도도 자신의 음악의 완성인 Force Deux 앨범이후 이 앨범을 통해 여태껏 쌓아온 내공을 통해 중간결산을 만족스럽게 해낸걸로 보인다.

 아마 이현도가 이 완전힙합을 내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냥 괜찮은 댄스음악을 만들던 아티스트 쯤으로 남지 않았을까 싶은데, 내가 이 앨범에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는것은 이현도의 한글로하는 랩으로는 도저히 뛰어넘을수 없을듯 했던 '벽' 이라는 것을 이 앨범을 통해 완전히 넘어섰음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상당히 발전을 거듭하던 MC들의 랩핑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던 조악한 음질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건 개인차가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이 동감하리라 본다. 비슷한 시기의 DJ Soulscape도 여기에 동참했다. ) 

 한국에서 나온 힙합 앨범중 사운드의 '균형' 이라는 측면에서 훌륭한 앨범을 찾기란 쉽지 않은데 완전힙합이 이것을 해낸것은 위에서도 얘기가 나온 드레의 2001앨범을 이현도가 참고했다고 한것과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보너스로 이현도가 아니면 모일 수 없는 오버,언더를 아우르는 굉장한 MC들..  드렁큰 타이거, 조피디, 디지털마스터,김진표, 타샤니,KOAS,Side-B, SEVEN, 제드, 진원 등이 지금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고 보는가?  

 깊은 소리를 내는 베이스와 듣기편한 어레인징에 마지막으로 뛰어난 피쳐링진의 랩핑.
 이 정도면 좋은 힙합앨범의 요소는 모두 갖추지 않았을까?
     

  
 Disater's Orbit

 단어에서부터 강렬함이 느껴지는, 그리고 자신이 다시한번 돌아왔음을 알리는  인트로로 쓰기엔 상당히 아까운 트랙. 삼국지 인물들을 비롯해서 그 무기들의 언급은 신선하다.
 

 삐에로

 김완선의 노래를 샘플링으로 집어넣은 수작.

 듀스 2집에서 H20와 함께한 명곡 GO,GO,GO 를 시작으로 한글작사에 있어서 그의 고민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그에 대한 결실이 이 '삐에로' 와 뒤에나올 '비틀린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삐에로에서 이현도는 한국어를 통해 할수 있는 기상천외한 라임을 선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난 이'겼'어 부와 명예 모두를 지'녔'어 와 같이' ㅎ까지 이어지는 이어지는 ㄱ,ㄴ,ㄷ,ㄹ 라임이다.

 그리고 더욱 굉장한 것은 시조에서나 볼 수있는 외형률에 입각한
 3/3/3/ 3/3/3/4  이렇게 글자수를 맞추어 만든 각운인데 

 '난이제 희망에 가득해 내앞에 큰미래 지금에 시작하네
  이렇게 깨닫게 됐는데 그런데 넌뭔데 그렇게 모른채해
  넌이제 선택에 놓였네 서있네 자신에 솔직해 져야만해
  새롭게 힘차게 시작해 너만의 그것에 충실해 지혜롭게'

 위와 같이 당시로썬 정말 혁신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타이틀로 걸기에 이 곡은 강렬함에서 투혼에 밀린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고 사자후 이후 이현도는 앨범의 완성도에 비해 대중적으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싱글들을 거는거 같아 그 부분은 앨범판매량과 관련해서 조금 안타깝다.   
 


 투혼

 흑열가와 함께 개인적으로 꼽는 베스트 트랙이자 듀스시절 '우리는' 부터 이어오던  이현도 특유의 남성적인 힘과 그루브함이 넘치는 곡이다. 

 사실 폭풍이라는 곡이 곡의 좋고 나쁨과는 관계없이 제목에서 기대되는 이미지면에서  큰 실망을 가졌던 것과 반대로 이 곡은 그 부분을 100% 채워주는 곡이 아닐까 싶다. (Before: 제목이 투혼? 이런곡이 아닐까~ After: 와우 역시~)설명하자면 이런케이스. 지금은 YG에서 활동하는 진원(마스터우) 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Party

 삐에로의 후속곡 격인 대중적인 트랙.  반응은 타이틀곡 보다 더 좋았었던거 같다.
 당시 타샤니로 활동한 티, 윤미래와 애니의 참여로 한층더 밝은 느낌을 준다.



 비틀린세상 (Cold World)

 남들은 좋다 하는데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곡은 아니다. 진원과의 호흡은 최고수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예문으로 직접 실릴정도로 가사의 수준에 있어서도 훌륭하다.

 '그을음에 뒤덮여가는 지금 이곳/ 우리 살아가는 그 모습만큼 검어지는 인간의 마음에 말미암은 미움 또 증오/ 그리고 위선에 야기되어지는 악하고 어린 선량한 자들의 울음, 슬픔, 시름, 그리고 많은 아픔..'


 Beat Box & Free Stylez

마스터플랜에서 있었던 라이브 실황인데 훌륭한 이현도의 비트박스를 들을 수 있다. 들으면서 '이현도가 이렇게 잘할 줄이야' 할정도. '튜닝이 좀 필요해' 라는 말 그대로 앨범의 중간에서 좋은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다.


 힙합

 에.챠.피 에.쵸.피 로 시작하는 독특한 음색의 진원의 랩핑이 인상적인 곡으로  비트는 강하지만 그 위의 실리는 랩은 상당히 깔끔하게 들리는데 무제에서 사용했던  히비디디비디~ 의 새로운 버전이 추임새로 쓰이기도 했다.  김수용의 애니메이션 '힙합' 에도 실렸음.  


 Life Time

 제목 그대로 이현도 자신의 인생과 생각 그리고 그에대한 생생한 묘사.
 또한 상당히 그와 반대로 은유적인 표현으로 접근했는데 누구말대로
 이처럼 진솔하면서 사실적인 힙합퍼로서의 넋두리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돈이 Money

 난 이곡과 뒤에 나오는 King With No Crown 를 듣고 이현도가 랩퍼나 작곡가보다도 프로듀서로서 탁월하다고 확신했다.  멜로디를 만들고 비트를 뽑고 이런거 보다도 난 이것들을 불러줄  목소리를 골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것만큼 어려운일도 없는데 위의 무관의 제왕에서 나오는 JK의 목소리나  돈이 머니에서의 김진표의 묵직한 마무리는 그들 매력을 보다 뛰어나게 잘 뽑아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돈이머니 이런 언어유희는 대중 작사가 이승호를 비롯해서 이미 하도 많이 써 먹어서 식상할정도지만  이와 관련된 라임의 결정판으로써 다시한번 돈에 대한 냉소를 던진다.   

       
 Goody 구리

 인트로를 제외하면 이현도 혼자 부른 유일한곡인데 내가 가장 안좋다고 생각하는 트랙이라고도 할만하다. 내 생각이지만 구디 구리와 이면를 제외하고 1년뒤에 윤희중(3534)의 앨범에 참여해서 만들어낸 What!! 을 이 앨범에 포함시켰다면 더 높은 점수를 줬을 것이다.   

  
 King With No Crown

 앞으로 다시는 뭉치기 힘든 이현도와 Tiger.JK 그리고 진원, 세븐(동명이인)이 함께한 노래로 다이나믹 듀오의 Super Star와 함께 JK가 다른앨범에 참여해서 자신이 더 빛을 발한 베스트 트랙이다.  Jay-Z의 Blue Print에 참여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에미넴에 비한다면 올바른 예가 될까..

 이현도는 Force Deux의 Message에서도 외치듯이 실제로도 무관의 제왕이되고 이 노래를 통해 그 왕관이라는것이 허식의 껍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것을 좇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아쉬운점은 이현도의 발음의 부정확 함으로 인해 그 강렬함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것    


 Djing

 DJ 렉스가 디제잉을 선보이는, Beat Box & Free Stylez 과 함께 또다른 마스터플랜에서의 실황 트랙.  미국의 힙합 앨범들에서 이런 Skit트랙은 그냥 넘기기 일쑤지만 이 앨범의 트랙들을 흘려듣기엔 아깝다.


 이면(異面)

 이 곡은 곡 자체는 좋은데 이 앨범엔 수록되지 않는것이 좋았을 것이다. 1집에서 나온 적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으로  이현도 자신의 응어리진 분노를 표출하는것을  크래쉬의 안흥찬과 함께 다시 한번 해냈다.  어떤면에선 적의보다 더 낫다.

 이 앨범의 삐에로에서 시작된 인간의 양면성에 관련된 메시지와 관련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꼭 나쁜것만은 아니다
  
 
 흑열가(黑熱歌) 

 최고의 트랙. 언더 오버의 힙합퍼들을 모두 총출동 시켰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우탱클랜을 연상시키는  동양적인 분위기의 흑열가는 다시는 나오기 힘든 힙합명곡이다. 조피디가 이현도를 추켜세우면서, 이어서 남의 앨범에 참여해서 능청스럽게 자기네들 앨범을 사서 들으라 하는 가사가 가장 인상적임. 앨범 버전으로 들으면 '아직 끝나지 않았어' 라는 말과 함께 실황버전이 이어진다 보너스 트랙 격.



   
 이현도는 지금은 여러가지로 안좋은 이미지로 굳어졌지만 후배들이 자신에게 찬사를 보낸 living legend 에서 보듯 명실상부한 한국 블랙뮤직의 선구자이자 전설이다. (자신의 앨범이 아닌 인피니트 플로우나 버벌진트의 앨범의 앨범에 실렸거나 했으면 더 좋을뻔했다 자화자찬이 아닌가 싶어서.) 이 완전힙합은 그가 가요계에 뛰어든 후 단맛 쓴맛 다 본 자신의 프로듀싱 노하우의 결정체이다.
  
 비록 이 앨범에선 그 유명한 듀스시절의 속사포 랩은 온데간데 없고 자신이 여태까지의 앨범들중 작사수준에 비해 가장 나쁜 랩핑을 보여주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뒤에 나온 D.O 뉴 클래식 앨범을 봐선 랩보다는 앞으로 다른 랩퍼들의 능력을 끌어내는데 포인트를 맞춰 프로듀싱 작업에 전념할 듯 보인다. 그의 작사 능력이 아깝다만..  

얼마전 이현도가 믹스테이프라는 앨범을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는 기사를 봤다.  뉴잭스윙의 창시자격인 테디 라일리(퀸시존스와 함께 미국 팝음악을 설명할때 0순위로 포함되어야 할 인물이다)나 Dr.dre 와 함께 90년대 G-Funk를 설명할때 빼놓을 수 없는 독 파운드의 Daz 등과 친분 및 교류가 있었던 이현도가 앞으로 미국에서의 프로듀서 계약과 함께 보여줄 행보를 다시 한번 주목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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