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 EPL 12R 아스날 vs 맨유

경기 리뷰/08/09 리뷰 2008. 11. 9. 12:44 Posted by 루이스피구


 


아스날 vs 맨유 H/L





 영원한 맞수 벵거와 퍼거슨의 지략대결

 아마 퍼거슨은 경기 시작전에 이런 주문을 했을 것이다. "쟤네들 요새 분위기 안 좋고 애들도 어리니 초반부터 얼굴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윽박질러라."  

시작부터 맨유는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고 아스날은 굉장히 얼어있었다. 역시나 알무니아는 실베스트레의 백패스를 넙죽 받는 실수까지 한다. 뒤이어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는데 여기서 실점했으면 아스날은 백퍼센트 대패했다. 전반 20분 까지만 해도 아스날은 굉장히 허둥댔거든. 물론 비가 왔던게 아스날에게 득이 된건 맨유가 경기 내내 1선에서부터 압박을 들어갈만한 체력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벵거는 바보가 아니고 점유율을 내준것에 대한 타개책으로 라인간의 거리를 좁히면서(캡쳐2 참고) 역습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했다. 아마 점유율에서 밀리자 벵거는 왼쪽라인의 나스리와 클리쉬에게 원톱인 벤트너를 타겟으로 계속해서 크로스를 계속해서 날리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아스날 조직력이 살아 날때까지의 임시방편 정도. 어쨋든 상대 센터백과 골리 사이의 빈 공간을 공략. 벤트너는 결정적인 찬스 몇개는 놓치지만 이러한 상황을 통해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게다가 나스리의 뜬금골 까지 작렬.

이 경기에서 맨유의 문제는 미드필더와 함께 오른쪽 풀백에 있다. 게리네빌이 거의 막장수준의 경기를 했고 나스리에 대한 돌파 허용에 슈팅까지 방향을 바꿔서 아스날에 선제골까지 허용. 퍼거슨은 경기를 이기고 싶었다면 전반이 끝나자마자 게리네빌을 교체했어야 했다.  





양팀의 문제는 미드필더

현재 두팀 모두 문제는 미드필더에 있다. 물론 맨유는 베르바토프가 영입되면서 공격라인이 자체적으로 리빌딩에 들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이라 현재 어느정도 개선되고 있는거 같지만 문제는 실점률이 높아졌다는거다.

맨유는 현재 테베즈 대신 기용하는 베르바토프의 적은 활동량으로 수세시에 수적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있으며 스콜스, 하그리브스 모두 아웃되면서 미드필더에서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필터링 역할을 해줄만한 인물이 없는 이유로 포백이 쓰루패스 한방이나 측면 크로스에 단번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라인간의 간격 유지에 실패(이 부분은 밑에 캡쳐1 참고)하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 맨유의 실점이 늘어난건 퍼디난드와 비디치의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진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미드필더와 수비진이 유기적이지 못하다는데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두번째 골에서 순간적으로 공간을 허용하며 허둥대는 모습.

반대로 아스날은 지겹도록 얘기한 플라미니 대체자 해결을 못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 붕괴, 기동력 저하 그리고 근본적으로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수비 불안을 한꺼번에 노출하면서 총체적인 문제로 까지 발전한 상태다. 이 말은 뒤집으면 플라미니 대체 마련만 하면, 즉 세스크의 파트너 부분만 해결하여 미드필더 조합만 제대로 한다면 지금 아스날이 가진 문제의 절반 이상은 단번에 해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레스 배리의 영입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다.





 아스날의 유기적인 미드필더 

우선 미드필더 얘기를 해야겠는데 아스날의 데닐손은 지금까지 억지로 플라미니 롤을 부여받고 세스와 번갈아 가며 전진 및 백코트 역할을 요했다. 이 역할은 플라미니 본인이나 에시앙이 아니라면 활동량이나 포지션 선정부터 데닐손이 아니라 누가 맡아도 제대로 못할 롤이었고.

그래서 벵거감독은 일시적인 방편으로 데닐손을 포백 앞에 배치하며 4-1-4-1에 가까운..지난 유로2008에서 스페인의 세나에 가까운 역할을 데닐손에게 맡긴다. 요약하면 포백 보호하면서 상대 에이스 마크도 하면서 2선과의 패스연결에 올인. 물론 여기서 에이스라하면 맨유의 베르바토프.

오늘 경기에선 반페르시가 없었던게 아스날에겐 오히려 약이 됐다. 아무리 데닐손이 기본기가 좋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홀딩 타입이 아니라 도우미가 필요 했기 때문이다. 십시일반. 디아비가 세스와 함께 번갈아 가며 데닐손을 보좌하는게 전반 중반 선제골이후 계속해서 아스날이 점유율을 쥐고 전진하는데 많은 보탬이 됐다. 역습시에도 수적 우위를 계속 지키는 모습. 그리고 데닐손은 경기내내 포백앞에서 정상적으로 라인간의 거리를 유지했다. 물론 초반에는 무지하게 불안했고 포지셔닝이 나빠서 위기를 자초했지만 그나마 뒤로갈수록 안정적인 경기를 했다.

세스크는 패스미스 남발에 확실히 컨디션이 별로같았고 패스 성공률이 형편없었지만 키핑은 나쁘지 않았고 마무리패스와 찬스메이킹 능력은 여전히 보여줬다. 그리고 나스리의 두번째 골을 어시스트. 세스크 대신에 활약을 한건 바로 디아비. 오늘 디아비는 키핑이나 전진패스, 드리블, 수비가담 모든면에서 흠잡을데 없었다. 나스리가 더블을 했지만 내가 보기엔 디아비도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 뭐 디아비가 세스크보다 별로였다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골장면으로 일희일비 하지 말고 이 경기에서 누가 가장 볼을 효과적으로 다뤘는지 좀 보고 판단 하셨으면 한다. 디아비는 마무리 패스만 제외하고 가장 좋은 모습.  

오른쪽 사냐와 월콧은 호나우도와 박지성을 묶는데 주력하고 왼쪽의 나스리가 전후좌우 안가리고 엄청나게 뛰어다니며서 수비에 가담한게 맨유의 수비라인을 붕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 결국 아스날은 후반중반까지 모든면에서 맨유에 우위를 점했고 세스크의 어시스트에 이은 나스리의 완벽한 골로 2:0으로 앞서간다. 아스날의 두번째 골은 슈팅을 때린 나스리와 공을 키핑후에 쓰루패스를 찔러넣은 세스, 그리고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맨유의 두 센터백을 낚은 월콧 이 세명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골



 
 
호나우도와 루니의 부진 

이 경기는 미들 싸움과 함께 골 결정력에서 승부가 갈린 경기다. 루니나 호나우도, 특히 루니는 완벽한 찬스를 몇 차례 잡았지만 피니쉬가 막장이었다. 그리고 비온것도 좀 영향을 줬겠지만 맨유는 맨체스터는 미드필드에서 압박을 상당히 느슨하게 했으며 전반 내내 미드필더랑 수비 라인 거리가 계속해서 20미터 이상 생길 정도로 유기적이지 못했다. 이건 캐릭이랑 안데르손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란 뜻이기도 하다. 물론 둘다 팀에서 엔진이 될만한 타입이 아니긴 하다만.

왜 계속해서 라인 간격 얘기를 하냐면 아스날이 현재 아무리 막장 상태의 미들진이라 할지라도 미드필더와 수비라인 사이에 공간을 생기고 패스가 돌기 시작하면 맨유는 속수무책으로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월콧이나 나스리에게 역습 상황에 털리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수비라인을 끌어 올리는 도박을 할 생각이 없었다면 퍼거슨은 가뜩이나 활동량이 떨어져 있는 상태의 맨체스터의 미드필드진을 고려해서 수비라인을 끌어 내리고 간격을 좁혀서 역습을 노리는게 더 효과적이었을지 모른다. 여기서의 역습은 바로 작년 에미레이츠에서 맨유가 했던 방식을 말한다.

어쨋든 퍼거슨은 후반들어 안데르손을 후위 배치하면서 포백과 2선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서 수비적인 역할도 맡기지만 결과적으로 공격도 수비도 안되는 상황 발생. 그래서 캐릭을 아예 포백 앞에 박아 놓고 안데르손을 빼고 긱스를 투입한다. 물론 맨유는 네빌의 교체 이후 경기력이 살아나지만 이건 아스날이 지레 겁을 먹고 월콧과 디아비를 교체후에 수비적인 경기운영으로 점유율과 주도권까지 동시에 내준 것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봐야겠다. 역시 아스날은 두골차 이상인 상황에서는 완승을 거두기 위해 어설프게 잠그기 보단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역습을 노려야 한다. 이건 토튼햄전이나 이번 맨유전이나 그대로 적용됨.

오늘 경기에서 호나우도나 루니 보다는 박지성이 더 잘했는데 퍼거슨이 최근 경기에서 박지성을 일부러 쉬게 한건, 체력을 비축해서 아스날 전에서 '올인'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물론 이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박지성은 맨유 선수중에는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했고 좀 더 욕심을 부렸으면 공격포인트를 올렸을지도 모른다. 박지성과 호나우도는 계속해서 스위칭하면서 좌우 풀백 공략에 나섰고 상당히 위협적인 장면도 연출하지만 궁극적으로 중앙 미드필더와의 부조화와 떨어지는 결정력으로 경기 주도권을 쥐는데는 실패했다.  

 

       

전체적으로 미드필더와 수비와의 간격이 넓었던 맨체스터 (캡쳐1)


                                              

반대로 오밀조밀했던 아스날 (캡쳐2)


     

압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힘들었던 경기. 그나마 안정적이었던 포백

아마 구너들도 현재 스쿼드와 경기력에 대한 불만으로 맨유전 대패하면 벵거감독이 각성하고 겨울이적시장에 지른다 어쩐다 얘기를 하던데, 그래도 진심으로 이 경기를 지길 바랬던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글구 대패했으면 선두권과 승점차 9점으로 현재 분위기를 볼 때 초반부터 시즌 거의 마감이었고 지를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_-;;

아스날은 부상자 속출에 미친 하워드 웹 주심이 홈경기인데도 불리한 판정을 남발해서 엄청나게 어려운 경기를 했다. 비가 와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컸고. 아스날은 아데바요르, 반 페르시가 부상 및 지난 경기 퇴장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면서 차포 떼고 한 경기나 마찬가지였다.

다만 출전이 불투명했던 사냐와 갈라스, 실베스트레(언제 주전으로 발전한거냐 -_-;;), 월콧까지 모두 출전한 것은 아슨 벵거의 낚시였다. 퍼거슨은 경기 라인업 보고나서 "ㅅㅂ 벵거님하 벨라는? 글구 부상자 명단에 있던 애들은 뭥미" 했을것이다.

아스날의 센터백 라인은 갈-투 보다는 확실히 실-갈 라인이 낫다. 이건 두 센터백의 호흡이 좋아서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포백이 모두 프렌치 라는게 짧은 시간에 조직을 갖추는데 많은 도움이 된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사이드 공격시 순간적으로 포백이 한쪽으로 쏠려서 슈팅 찬스 내주는 현상만 제외하면 나쁘지 않았음. 물론 사냐와 월콧은 폼이 평소의 70프로 정도밖에 안 됐던 것으로 보이지만 실베스트레와 갈라스 센터백 라인은 컨디션도 좋아보였고 그나마 안정적이었다. 실베가 맨유출신이라 스팀팩 쓴거 같기도 하다만.

사실 아스날은 디아비, 월콧 모두 빼고 잠그기를 할게 아니라 후반에 디아비 정도는 남겨서 미드필더 라인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도록 주력하는게 좋았을 것이다. 맨유가 경기력이 살아나던 상황에 콜로 투레까지 투입하며 10분넘게 수비 일변도로 경기를 이어간건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안정적인 경기를 할꺼라면 밸런스를 깨지 말고 롤분담이나 제대로 하던가 아님 수비 숫자만 늘려서 어설프게 잠그려면 아예 잠그지 말라는 뜻이다.

암튼 맨유전은 이겨야 제맛. 이겼으니 장땡.
이제 제발 강등권 팀들에게 발리면서 승점 까이지 말고 이 경기처럼만 했음한다.


 

  아우 속시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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