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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카에타누 벨로주를 브라질의 밥 딜런 이라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밥 딜런이 미국의 카에타누 벨로주라고 해야할 것 같다." 작년 <Ce> 앨범 투어중에 미국의 한 공연 진행자가 그를 소개 하면서 한 말이다.

가장 열정적이며 낭만적이고 또 가장 지적인 음유시인 카에타누 벨로주. 그의 <O Maggio a Federico e Giulietta> 앨범은 1997년 10월에 있었던 카에타누 벨로주의 산 마리노(San Marino Republic) 공연, 즉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와 그의 아내이자 명배우인 줄리에타 마시나(Giulietta Masina)에 대한 트리뷰트 공연을 녹음한 실황앨범이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O Maggio a Federico e Giulietta>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에 대한 트리뷰트 작으로 소개하지만 이 작품은 앨범의 제목부터가 페데리코와 줄리에타에 대한 오마쥬다. <O Maggio a Federico e Giulietta>에는 벨로주가 직접 쓴 곡인 'Giulietta Masina' 라는 곡은 물론 앨범 재킷에는 영화에서 줄리에타 마시나가 나오는 여러 장면과 페데리코 펠리니와 그녀가 나란히 찍힌 사진마저도 담겨있다. 

이 공연에는 카에타누 벨로주를 비롯해서 조르지 엘데르(Jorge Helder)가 콘트라 베이스, 카를로스 발라(Carlos Balla)가 드럼, 그리고 기타리스트 루이스 브라질(Luiz Brasil)이 벨로주와 함께 기타연주를 맡았으며, 첼리스트 쟈키스 모렐렌바움(Jaques Morelenbaum)이 참여해 첼로연주와 함께 이 공연의 모든 편곡을 맡았다.

특히 90년대 초반 이후 <Livro>를 비롯한 벨로주의 거의 모든 앨범에서 음악감독을 맡을 정도로 카에타누 벨로주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마에스트로' 쟈키스 모렐렌바움은, 카에타누 벨로주의 <Circulado>에서 류이치 사카모토와 인연이 닿은 것을 계기로 이후 <Casa>라는 작품을 파울로 모렐렌바움과 함께 만들어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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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을 대표하는 뮤지션 Caetano Veloso



개인적으로 <O Maggio a Federico e Giulietta>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바로 'Luna Rossa' 다. 붉은 달이라는 뜻의 이 노래는 이탈리아의 칸초네 가수 클라우디오 빌라 (Claudio Villa) 원곡으로 클라우디오 빌라와는 다른 차분한 벨로주의 휘파람 소리가 정말 아름답다. 'Luna Rossa' 은 국내에서 번안곡으로도 유명한 곡으로 벨로주의 진가를 알고 싶다면 이 노래를 가장 먼저 접해 보시길 바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빠른 분위기로 전환하는 톰 조빔(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다른 이름) 원곡의 'Chega de Saudade'(이 노랜 보사노바의 시조격인 곡이다). 고조된 분위기는 역시 보사노바 넘버들인 'Nada'와 'Chora Tua Tristeza' 로 진행되며, 카에타노 벨로주 최고의 명곡인 'Coracao Vagabundo' 까지 이어진다. 특히 'Coracao Vagabundo'는 벨로주의 초기작인 <Domingo>에 실린 그의 대표곡으로 라이브 버전은 쟈키스 모렐렌바움의 첼로 연주로 시작되는 멜랑꼴리한 분위기가 정말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펠리니 감독의 작품 돛단배(Ela Nave Va/And the Ship Goes On)에서 출연하기도 한 배우이자 위대한 안무가 피나 바우쉬(Pina Bausch)를 위해 벨로주가 노래를 부른 'Dama das Camelias' 역시 놓치기 힘든 곡이다. 그녀가 출연한 여러 작품에서 벨로주의 곡을 삽입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영화 <길>에서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가 연주한 'Gelsomina'는 이 작품의 백미. 벨로주는 허밍을 통해 연주자들과 함께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아름다운 멜로디와 어우러지는 벨로주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너무나도 멋지다. 이 곡은 앵콜곡으로 다시 한번, 반주 없이 벨로주와 청중들이 하나가 되어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 짓는다.

정말 많은 라이브를 들어왔지만 이렇게 멋진 라이브 앨범을 나는 들어본 기억이 없다. <O Maggio a Federico e Giulietta> 존경하는 거장들에 대한 벨로주와 그의 팬들의 오마쥬이며 카에타누 벨로주의 대표곡들과 그에게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들의 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이다. 이 공연을 레코딩한 벨로주 아저씨에게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어로 한마디 하고 싶다. "Grazie(고마워요)"
 
     


Caetano Veloso / Luna Ros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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