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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축구는 22명의 선수들이 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경기이지만 최후의 승리는 항상 독일의 차지이다." 66년 월드컵 결승전 이후 매번 독일에 패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 잉글랜드의 레전드 게리 리네커가 던진 명언이다. 한마디로 경기력을 떠나서 어떤 상황에서든 이길줄 아는팀이 바로 독일이라는 것.  

오늘만 놓고 봐도 경기력에 있어선 터키가 완승을 거둘만한 승부였다. 하지만 결과는 독일의 결승진출. 뭐 리네커는 비꼬듯이 한 말이겠다만 어쨋든 그의 말은 이 경기에서도 적용되고 말았다.

2.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터키의 파티흐 테림. 이 감독은 90년대중반 갈라타사라이의 리그 4연패를 이끌며 터키를 평정했고, 이어서 99/00 시즌 웨파컵까지 먹은 명장이다. (그 결승전 상대가 바로 아스날이다) 게다가 터키를 사상최초로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테림은 터키를 유럽 축구의 변방에서 주무대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라 보면 된다. 터키의 유로 2000 8강이나 한일월드컵 4강이라는 성적 역시 터키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갈라타사라이의 선전과 테림감독의 유로 96 본선 진출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가끔 새벽 중계 못 볼때 스포일러 조심하면서 녹화 방송을 보는데 이번에도 역시 성공!!  도저히 생방송을 못볼꺼 같아서 조금전에 ESPN으로 경기를 봤는데 예상 못한 상황이 이 축덕후에게 행운을 가져다줬다. 들리는 얘기로는 스위스 방송사측의 송출사고로 국내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역시 후반전에는 제대로 중계가 안됐다고. 다행히 이런 명승부를 문제없이 볼 수 있었다. 근데 골폭풍이 몰아치는 와중에 현지에서 폭풍우로 중계가 안됐다니.. 생중계 맡으신 희욱이형.. 많이 힘드셨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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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승부 제조기'  이번 대회에서 터키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지난 스위스전부터 시작해서 체코, 크로아티아, 그리고 독일전까지 매 경기가 명승부. 하지만 유로 2008에서는 이 팀과 인연이 없는지 단 한번도 생중계로 경기를 본적이 없다.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였고.

오늘 터키는 그야말로 부상병동이다.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모두 14명. 주전 11명에 골리포함 3명의 교체카드 쓰면 딱 끝이다. 체코전의 영웅인 니하트와 그외에 핵심선수들이 경고누적이나 부상으로 못나오는 상태.

경기중에 테림감독의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겠다는 표정은 아마 팀 사정이 최악임에도 이만큼 해주는 선수들이 너무 고맙고 기특해서 그랬을 것이다. 이 경기는 후반 중반까지만 빼고보면 터키가 세골차 이상으로 이겨도 이상할게 하나도 없는 승부. 그만큼 터키는 경기를 잘했다.

5. 반대로 독일은 큰 전력누수가 없었다. 하지만 발락이 경기전에 4강전이 있기전에 긴 휴식을 갖는 것은 팀 상승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말 그대로 좋은 리듬을 탈 때 경기를 하지 못하는건 오히려 독이 될 수 도 있다는것. 그가 염려했던 것은 현실이 되었고, 독일의 경기력은 상당히 나빴다.

아마 이런 부분은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이 8강에서 탈락한 것과도 알게 모르게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독일만 놓고 봐도 오스트리아전을 치르고 며칠 안 지나 바로 8강전을 치뤘을 때 경기력이 훨씬 좋았다. 역시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터키나 러시아도 마찬가지. 특히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리그 중에 이번 대회를 맞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절정에 있는 상황인데, 이들이 경기를 하면 할 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는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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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터키는 4-5-1 포메이션. 정확하게는 4-1-4-1이다. 테림감독은 전반전만큼은 원톱인 센튀르크와 좌우 측면의 보랄과 카짐에게 수비가담을 줄이고 공격에 올인하라고 주문한거 같다.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이들이 모두 페네르바체 출신이라는 것. 이들 3명의 조합은 굉장히 훌륭했다.

아마 터키가 선취골을 넣고 한골만 더 넣었어도 터키가 결승에 진출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터키의 공격은 날카로웠고 독일보다 훨씬 좋은 경기를 했다. 그중에서도 전반은 완전히 터키의 일방적인 경기. 전반전 터키의 슈팅은 15개. 그중에서도 유효슈팅이 무려 9개다.
 
7. 뢰브 감독은 이번대회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선수기용을 했는데, 이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완승을 거둔 포르투갈전과 마찬가지의 4-5-1 포메이션에 선수구성도 같았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것은 왜 독일이 그렇게도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했냐는 것이다. 

전반전 터키가 발락에게 이어지는 패스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며 중원에서부터 강력하게 압박한 것을 볼 때 독일은 후반전에 들어서 만큼은 발락을 좀더 후위로 배치하고 공격에 힘을 보내줄 선수를 투입해야 했다. 롤페스의 부상으로 프링스가 투입되고나서 독일이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한 것은 행운이었지만 이 부분은 터키의 피지컬이 떨어지면서 압박의 강도가 떨어진것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보인다.

독일은 다행스럽게도 경기력에 비해 골 결정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전반에 유효슈팅이 3개정도 밖에 안됐는데 그중에서 하나를 슈바인 슈타이거가 성공시켰고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

8. 도저히 예상이 불가능한 후반전. 그리고 계속해서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이어지는 공방전. 후반 종반에 들어서야 추의 균형이 무너진다. 자, 이제부터는 분석은 필요없다. 어떤 선수가 어떻게 골을 넣었고 누가 이겼느냐만 중요하지 포제션이 어떻고 이런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후반 34분. 터키 수비 사이에서 경기내내 고전하던 클로제가 람의 크로스를 받아서 역전골을 넣는다. 터키 골키퍼 레치베르의 완전한 미스. 클로제는 터키 수비수들이 마크를 못했다 쳐도 그런 밋밋한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건 골리의 책임이 크다. 레만도 오늘 경기에서 만만치 않게 삽질 했다만 레치베르는 결정적인 상황에 미스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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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하지만 역전골을 내주고 7분만에 터키의 동점골이 터진다. 진짜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체력은 거의 바닥났고 경기 종료시간도 5분정도밖에 안남은 상태에서 동점골이라니.. 그 골이 들어가는 순간 "이것들 또 극장인가?" 하면서 모든 사람이 놀랐을 텐데도 테림감독은 담담한걸 보면 터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그래도 독일은 독일이다. 독일이 강팀인건 경기력이 안 좋아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상황에서 의외의 선수도 득점을 해준다. 터키전에서 그 주인공은 바로 필립 람. 람은 터키에게 두골 모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클로제의 골을 어시스트했고 이어서 결승골마저 직접 결정 짓는다. 2:1 패스 이후 자신이 직접 역전골을 작렬하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 독일은 96년 이후 12년만에 결승전에 진출했다.

10. 경기는 독일이 이겼지만 진정한 승자는 바로 터키다. 기용할 수 있는 선수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당연히 독일의 완승으로 끝날꺼라 예상는데 이런 무시무시한 경기력으로 독일을 압도할 줄이야.. 역시 테림은 명장. 정말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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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점유율은 54:46.  슈팅수 역시 20(11):9(3) 두팀이 뛴 거리에서도 109.2 KM:106.06 KM.
터키가 모든 면에서 앞섰던 경기였다.

기적이라는 단어는 터키에게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다.
독일이 이런 경기를 하고도 이긴 것이 바로 기적이다.


       


P.S  독일이 결승가니까 걱정되는건 역시 준우승 제조기 발락..
       이번에도 또 준우승할지 기대된다(응? 이게 아닌데;; ) 암튼 발락횽 힘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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