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과 어쿠스틱 기타. 언뜻 떠올려보면 정말 안 어울릴 듯한 두 악기지만 이들이 보사노바라는 장르에서 만난다면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조합'이 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법한 Getz/Gilberto 앨범이 그러하며, 역시 스탄겟츠가 그에 앞서서 찰리버드와 함께 만든 'Jazz Samba'도 그에 대한 좋은 예다.
지금 소개할 'Brazilian Days' 앨범은 예전에 보사노바 포스트에서 잠깐 언급이 된 적이 있었던 색소포니스트 폴 윈터와 어쿠스틱 기타의 대가 오스카 카스토로-네비스의 합작품.
폴 윈터도 대단한 뮤지션이지만 특히 카스트로-네비스는 기타연주자일뿐 아니라 프로듀서로도 굉장한 내공을 가진 대표적인 보사노바 뮤지션이다. 그의 역량은 세르지오 멘데스의 전성기 시절이나 투츠 틸레망스의 위대한 프로젝트 'The Brasil Project' 시리즈에서 가장 잘 발휘된다.
이 앨범의 절반가량은 카를로스 리라의 곡이며 나머지 절반은 조빔과 그외 여러 아티스트들의 곡들로 채워져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역시 보사노바 음악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테너 색소폰이나 알토 색소폰이 아닌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폴 윈터가 곡들을 연주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Brazilian Days'는 멜랑꼴리한 느낌 보다는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강하다.
앨범 최고의 곡은 역시 폴 윈터와 카스트로 네비스의 앙상블이 환상적이며 극적인 구성이 일품인 'Feio Nao E Bonito'.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10년동안 나온 보사노바 앨범의 수록곡중에 이보다 훌륭한 곡은 거의 들어본적이 없다. 정말 훌륭한 곡이다. 위에 걸어놓은 것중에 세번째.
그리고 'Brazilian Days'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풀벌레 소리가 인상적인 'Imagem'. 이 노래는 아마 지금같은 여름 밤이나 가을은 물론 특히 비오는날 들으면 상당히 잘 어울릴듯 싶다. 그리고 그외에 카를로스 리라의 명곡들인 'Coisa Mais Linda', ''Minha Namorada', 'Tambén Quem Mandou'. 그리고 조빔의 'Aula de Matemática', 'Ana Luiza' 등도 모두 주목해 볼만한 곡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