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 Love Song [1998]

음반 리뷰 및 소개/가요 2007. 4. 23. 15:41 Posted by 루이스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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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와 부활.
 
이 두 단어가 가지는 공통점은 무엇인가?  우선 한국이라는 락 불모지에서 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일어났던 헤비메틀 붐의 선두에 있었다는것이 그 첫번째이겠고, 수많은 스타 뮤지션의 보고라는 점이 또 하나의 유사성을 지닌다. 그리고 한가지를 덧붙인다면 김종서가 두 밴드에 모두 발을 걸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솔로활동 이후 지금까지의 김종서는 말랑말랑한 멜로디의 리듬있는 곡이나 대중적인 락 발라드로 인기를 끈 가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은 그의 수많은 히트곡이 증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밴드시절의 김종서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미성을 기반으로 한 뛰어난 고음처리 능력을 가진 카리스마 넘치는 락커로 기억할 것이다.

그런 김종서의 밴드시절을 이유로 비교되는 두명의 인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한국 헤비메틀 역사의 기념비적인 앨범이자 첫 신호탄이었던 시나위의 1집을 시작으로 외인부대, 아시아나 등 그야말로 말이 필요없는 대형밴드에 몸 담았던 임재범과, 부활의 전신 디엔드 시절 김종서의 갑작스러운 탈퇴로 기타리스트인 김태원의 권유로 보컬을 맡고 부활의 등장을 화려하게 알린 이승철이다. 이 두명은 지금까지도 타의 추종을 불가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다만 김종서가 임재범,이승철과 차이를 보인것은 보컬보다도 그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둔 그만의 탁월한 음악성이었는데, 이것은 청소년기에 레드제플린의 음악에 심취해 있었던것은 물론이고 비틀즈와 아바의 음악을 기반으로 락음악 뿐만아니라 여러음악을 가리지않고 즐겨들은 그의 다양한 음악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가수는 말 그대로 노래 부르는 것이 직업인 사람인 만큼 노래를 첫번째로 삼아야하는것이 당연하다. 분명 거기에 더해서 작곡능력이나 연주에 재능이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축복받은 케이스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안좋은 소리를 들을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노래실력과 작곡능력 모두 뛰어났던 김종서는 시나위 4집을 마지막으로 예전부터 꿈꾸어 왔던 솔로 활동을 시작하여 1집부터 가장 최근의 9집 앨범에 이르기까지 몇몇곡의 작사를 제외하면 자신이 모든 앨범을 작곡,편곡을 맡으며 그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사실 밴드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봐왔던 팬이라면 김종서의 이런 대중적성향의 솔로 활동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김종서의 재능이 보컬보다도 자신이 곡을 쓰는 능력, 특히 강한곡들 보다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서 자신도 그것을 잘 알고 있는지 베스트 앨범의 선곡을 발라드위주로 하게 되는데, 6집까지의 그의 솔로 활동을 중간결산하는 Love Song 앨범은 그의 팬이 아니면 잘 알지못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비록 베스트 앨범임에도 필자가 이 앨범의 리뷰를 쓰는것은 여타 다른 가수들의 베스트 앨범과는 달리 김종서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고 대부분의 곡을 새로 편곡을하고 노래를 다시 부르는등의 정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조규찬이나 김동률 등의 가수들도 베스트 앨범에 많은 신경을 써서 내지만 이 앨범이 나온 당시만해도 베스트 앨범은 음반제작사의 돈벌이용 음반에 불과했고 가수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신경을 쓴 것은 듀스포에버 정도밖에 없었을 정도로 극히 드물었다.

앨범의 장점을 꼽자면 따뜻함과 편안함, 그리고 친숙함을 들 수있다. 그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히트곡들과 단번에 귀를 사로잡을만한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곡들을 보면 선곡에도 꽤나 신경을 쓴듯한 느낌이 든다.

잔잔한 느낌의 '다시비가'와 유일한 신곡인 'Love Song'을 시작으로 마지막곡인 테크노풍으로 리믹스된 '아름다운 구속'에 이르기까지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희망가'와 '아름다운 구속' 외엔 전부 발라드 곡인데,  4집의 '다시 난 사는거야',  5집의 '영원' 정도의 곡을 제외하면 6집까지 히트한 거의 모든 곡이 수록되어 있어 구성에 있어선 정말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한가지 지적할 만한점은 너무 발라드 위주의 선곡이라 느낌이 비슷비슷한것은 지울수가 없는데, 다른건 몰라도 적어도 아름다운 구속의 원래 버전 정도는 따로 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밴드활동 이후 솔로로 전향하면서 대중적인 음악을 한 그를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선물하는 Love Song. 곡을 쓰는 사람으로서는 영원한 숙제인 좋은 멜로디에 대한 그의 고민과 결과물이 담겨있는 김종서의 베스트 앨범을 들으며 90년대를 추억하고 예전의 기억을 다시 한번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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