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 좋아하세요?

1. Sergio Mendes- Wave
2. Lisa Ono- Samba do Soho
3. Paul Winter&Carlos Lyra- De Quem Ama
4. Joao Gilberto-Na Baixa Do Sapateiro
5. Lisa Ono- O Barquinho
6. Paul Winter&Carlos Lyra- Mas Tambem Quem Mandou (What Made M
7. Sergio Mendes- Tristeza (Goodbye Sadness)
8. Joao Gilberto- Izaura (Feat.Miucha)

보사노바

보사노바는 칵테일 같은 음악이다.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물결", "신조류"를 뜻하는 보사노바는 1950년대 후반 시대적인 요구에 의해 탄생 되었는데, 사실 보사노바는 재즈의 일부나 또는 하나의 독립된 장르라기 보다는 한 시대의 음악적 패턴에 가깝고 스타일의 차용에 가깝다. 굳이 설명하자면 쿨재즈와 브라질의 삼바가 융합된 음악. 물론 멜로디는 달콤하지만 많은 애환을 담고 있으며 리듬은 발랄하지만 가사는 또한 지적이다. 듣기 쉬운 음악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취급할만한 음악은 아니다.

그래서 참 할 얘기도 많고 많이 듣기도 한 음악인데 따로 소개하자니 난감하기 그지 없다. 우선 거창하게 보사노바가 어떤 음악이고 역사가 어떻고 하면서 글을 쓰자니 한 두시간을 들여서는 정말 어림도 없고, 역사가 긴만큼 대가들도 많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음반중에도 소개할 만한 작품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구나 알 법한 내용으로 간단하게 쓰자니 만족도도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쓰는 사람이 영 재미가 없다.

따라서 보사노바의 역사와 태동 그리고 대가들을 정리해서 유명한곡 몇 곡만 달랑 소개하기 보다는 보사노바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쉽게 친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앨범들을 5장 소개할까 한다. 단순히 보사노바 음악을 '여름노래' 로만 알고 있는 사람을 위해 애써 선별한 추천곡 2곡씩 총 10곡과 함께 앨범들을 소개하는 글을 준비했으니 자세한 얘기는 뒤로 미루고 우선 들어보시고 보사노바의 매력에 한번 빠져 보시길 바란다.

곧 다가오는 2008년은 보사노바 탄생 50주년이라고 한다. 50년이 지났지만 보사노바 특유의 리듬과 멜로디 패턴, 보컬들의 읊조림은 여전히 독자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며 스스로 많은 음악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조앙 질베르토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만남이 이렇게 거대한 물결을 일으킬 줄 누가 알았겠는가. 

  




 

Double Rainbow  /  Letter From Rio [2007]

국내 최초의 보사노바 앨범. 지금껏 앨범에 한,두곡씩 보사노바 곡을 채워놓은 경우는 많았지만 이렇게 앨범 전체가 보사노바로 만들어진건 처음이다. 이 앨범에 앞서서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라틴 재즈음반을 발매한 '카리브'의 앨범도 괜찮지만, 올해 7월에 나온 이 앨범의 퀄리티가 더 뛰어나다고 장담한다. 올해 나온 국내에서 활동하는 재즈 아티스트의 앨범중 카리브(Karibe), 프렐류드(Prelude)와 함께 가장 주목할만하다.    

이 앨범을 추천하는 이유는 앨범의 곡 자체는 새로울게 없다만, 국내에서 다들 한가닥 하는 재즈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꽤나 오랜시간을 공들여 만들어 낸것은 물론이고, 유명한 곡들로 앨범을 채워놓기 보다는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혹시 EBS의 스페이스 공감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3년여전 스페이스 공감에서의 '보사노바의 밤 브라질리언 프로젝트' 가 바로 이 앨범을 만들게 된 계기.

특히 포르투갈어를 적절히 소화해내는 여진의 목소리는 참 매력적이다. 올리진 않았지만 첫곡인 'Tristeza'의  분위기는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의 원곡보다 더 맘에 들정도.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목소리가 아니라 분위기 말이다.)
여기 올린 타이틀 곡 격의 'Ela E Carioca' 와 김민석의 창작곡인 'Voce' 외에도 좋은곡들로 채워져 있으니 보사노바 좋아하시면 꼭 한번 앨범을 들어보시길 바란다. 올해의 추천 앨범. 지금도 잘 듣고 있는걸 보면 한낱 '여름시즌'용 앨범은 아닌갑다.

Sergio Mendes  /  Sergio Mendes Songs Selected by Shinichi [2002]

세상에는 두가지 부류의 아티스트가 있다. 아예 새로운 곡을 써내는, 일명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아티스트와 다른이의 음악을 리메이크든 신곡이든 자신의 것으로 해석 해내는 아티스트. 브라질의 대표적인 뮤지션중에서 전자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라면 후자는 바로 세르지오 멘데스일 것이다(카에타노 벨로주는 둘다 해당된다)

개인적으로 세르지오 멘데스를 언급할 때 '스폰지' 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세르지오 멘데스가 여러가지 장르의 음악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다른이의 곡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몬도 그로소(Mondo Grosso)로 유명한 일본의 대표 DJ 이자 프로듀서인 오사와 신이치가 참여한 세르지오 멘데스의 앨범인데 우선 선곡에 있어서 대단하다고 밖에는 할말이 없다. 양은 물론이고 (보너스 트랙 2개 포함 무려 26곡)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라운지 앨범.

'Wave'를 들을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단순하면서도 잊혀지지 않는 이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는 너무 아름답다. 수많은 리메이크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건 여기 올린 세르지오 멘데스의 버전.  앨범의 마지막곡인 'Tristeza'는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의 원곡을 알고 있다면 너무나도 발랄한 편곡에, 그리고 탁월한 그의 재해석 능력에 놀랄지도 모르겠다. 가사는 원곡과 조금 차이가 있는 듯.

Lisa Ono /  Bossa Carioca [1998]

 보사노바 탄생 40주년 기념으로 나온 앨범이다. 너무나 듣기 편한 보사노바 음악을 들려줘서 오히려 저평가 받는다만, 몇년전부터 불었던 보사노바 열풍의 중심에는 분명 리사오노가 있다. 이름에 대한 괜한 거부감과 일본인 이라는 것 때문에 관심을 안 주다가 최근에 꽤나 많이 들었는데, 그녀 만큼 창조적이고 다양하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보사노바 뮤지션도 드물다. 게다가 대중적이니 인기를 많이 끄는건 당연한 현상.

이 작품에는 위에도 있는 조빔의 'Ela E Carioca', 'Samba do Soho' 는 물론 대부분 유명한 보사노바 넘버들로 채워져 있는데,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고 맑은 느낌이라 여름에 특히 듣기 좋은 앨범이다. 세르지오 멘데스도 마찬가지지만 리사오노의 선곡능력 역시 훌륭하다.  

'Samba do Soho' 는 원곡보다 가볍긴 하지만 듣기에 더 부담없고, 'O Barquinho' 는 밝은 멜로디지만 요즘 같은 서늘한 계절에도 적합하다.

João Gilberto /  João Gilberto(Águas de Março) [1973]

참 이상한 일인데 보통 보사노바 하면 열에 아홉은 스탄겟츠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조빔이 떠오르는건 당연한 일이다) 대부분의 유명한 보사노바 넘버들을 작곡하고 피아노를 연주한 조빔과 그의 음악에 가사를 붙인 시인 모라에스,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기타연주를 통해 리듬을 만들어낸 질베르토 이 세사람이 보사노바의 알파요 오메가 인데도 말이다. 

물론 스탄겟츠의 이름을 걸고 만든 'Getz/Gilberto' 앨범이 그만큼 유명한 앨범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Getz/Gilberto' 앨범이 재즈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고 그가 보사노바의 대중화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잘못된 인식은 제대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말을 하고 싶냐면 조빔과 함께 보사노바의 틀을 제시하고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리듬,즉 보사노바의 리듬을 창조해낸 인물은 바로 조앙 질베르토이다. 스탄겟츠도 거장반열에 오른 대단한 아티스트 인건 분명하지만, 조앙은 보사노바의 '신' 이다. 실제로 브라질에서는 그렇게들 부른다. 보사노바에 한정해서 볼 때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를 스탄 겟츠가 차지하고 질베르토는 온당한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창조자는 다른이들 보다 더 높게 평가해야 마땅하다.

이 앨범은 조앙 질베르토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불멸의 보사노바 명반이다. 조빔의 'Wave' (그 유명한 기린 앨범)앨범과 함께 개인적으로 탑에 놓는 몇 안되는 앨범. 단순하게 기타 한대만 가지고 이렇게 보사노바를 잘 표현하고 있는 앨범은 전무후무하다. 그의 세심한 기타연주를 감상하기에 더 좋은 앨범도 없다는 뜻. 특히 연주곡인 'Na Baixa Do Sapateiro' 은 참 매력적이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Izaura' 에서는 그의 두번째 부인인 미우차와 함께 듀엣으로 불렀는데, 이 아티클을 마무리 짓기에 좋은 듯.

Paul Winter & Carlos Lyra /  The Sound of Ipanema [1964]

색소폰 연주자 폴 윈터는 스탄겟츠에 앞서서 미국에서 보사노바를 소개했지만 역시 그에게 가려진 케이스다.(그만큼 스탄 겟츠가 대단한 아티스트이긴 하다. 스탄겟츠도 좋아하는 편인데 이건 뭐 까는 분위기네;;) 하지만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 보사노바에 대한 이해만큼은 폴 윈터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은 조앙 질베르토의 영향을 많이 받은 보컬 겸 기타 연주자인 카를로스 리라뿐 아니라 세르지오 멘데스나 밀턴 바나나 그리고 세바스티오 네토 같은 보사노바의 명인들이 참여한 수작. 위의 아티스트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싶지만 지금 길게쓰긴 힘들고 나중에 따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여름보다는 가을, 겨울에 잘 어울리는 차분한 느낌이 드는 음악이라고나 할까. 요즘같은 시기에 참 듣기 좋은 앨범이다. 'Mas Tambem Quem Mandou' 와 'De Quem Ama' 에서의 카를로스 리라의 매력적인 음색은 그야말로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