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아마존 데일리를 통해 메일을 받아보는 중인데 추석 연휴동안 못봤던 글들을 살펴보다가 재미있는걸 하나 발견했다. 이름하야 역대 최고의 라이브 앨범 100선. 원제는 'The 100 Greatest Live Albums of All Time'인데 아마존의 Jeff Reguilon이라는 필자가 만든 리스트다.
물론 절대적이고 대단히 가치있는 리스트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번쯤 읽어볼만한 글이고 또 예전에 베스트 앨범 추천글에서 라이브 앨범들을 한번 소개한다고 했던게 기억나서 여기서 빠진 앨범 중 좋아하는 라이브 앨범을 함께 끼워서 소개해 볼까 한다. 참고로 나는 이 리스트에서는 절반 정도를 청취해 봤는데 모르는 앨범은 앞으로 시간을 내서 들어볼 생각이다.
일단 선정 방식은 1.한 아티스트당 한 앨범씩 2.청중들 앞에서의 라이브 공연을 담은 앨범, 하지만 꼭 한 공연을 통해 녹음하지 않아도 됨 3.EP나 싱글 제외. 대충 이런식으로 했다고 하는데 특히 2번의 경우는 딥퍼플의 Made In Japan과 같이 몇 몇 공연실황을 한 앨범에 담아낸 작품이 많기 때문인거 같다.
James Brown <Live At The Apollo, 1962>
James Brown / Hits medley
일단 1위는 예상대로 제임스 브라운의 1962년작 <Live At The Apollo, 1962>. 이 작품은 제임스 브라운의 모든 디스코그라피에서 첫번째로 놓고 싶을정도로 매우 훌륭한 라이브를 담고 있다. 물론 공연도 좋지만 더 대단한건 JB와 더불어 함께 노래를 부르고 뛰어노는 관객들의 반응이다. 분위기가 속된 말로 '작살'(위에 걸어놓은 영상은 미안스럽게도 Live At The Apollo 영상이 아닌 다른 영상. 유튜브에도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건 오디오적인 측면에서 그런 것이고 제임스 브라운의 라이브는 언제나 영상과 함께 봐야한다는 생각이다. 조지 클린턴이나 프린스는 지금이라도 미국에 가면 공연을 볼 수 있지만 제임스 브라운은 현재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영상으로만 접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재작년 JB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내한 공연 못 본 것을 정말이지 땅을 치고 후회했다.
Keith Jarrett / Köln Concert Part 1
상위권에 배치되어 있는 앨범 중 자니 캐시나 닐영의 작품도 훌륭하지만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역시 엘라 핏제럴드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가 함께한 Rome라이브 앨범과 키스 재릿의 Köln공연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내 올타임 베스트 앨범에 무조건 넣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으로 혼자 듣기 아까운, 매우 아름답고도 격정적인 라이브를 담고 있다.
그리고 리스트에 있는 앨범 중 내 학창시절 가장 많이 들은 앨범 하나를 소개하자면 그것은 바로 에릭 클랩튼의 앨범과 함께 90년대 초반 언플러그드 바람을 불게한 뉴욕 MTV 라이브 공연을 담은 너바나의 <MTV Unplugged In New York>이다. 앨범에 수록된 'The Man Who Sold the World'는 데이빗 보위의 원곡도 좋지만 너바나의 커버곡을 훨씬 더 좋아할 정도. 커트 코베인은 남자가 보기에도 매우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라이브를 들으면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그외에 리스트에 없는 앨범 중 3개정도만 소개하자면 역시 빠질 수 없는 작품은 블랙 새버스와 아이언 메이든, 그리고 레인보우의 라이브 앨범들이다(딥 퍼플의 Made In Japan은 예전에 몇번 얘기했으니 스킵). 그리고 AC/DC의 1992년에 나온 라이브앨범도 좋지만 앨범보다는 영상이 함유된 DVD가 훨씬 다이나믹하고 좋은거 같으니 다음 기회에 소개하기로 하고 패스. 만약 올타임 라이브 앨범을 꼽는다면 헤비메틀을 포함 락 관련 라이브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7~80년대 헤비메틀을 제외하고 20세기 대중음악을 설명하는 것은 정말로 불가능하기 떄문이다. 내가 이 리스트를 인정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블랙 새버스의 앨범 소개를 하자면 Live라는 단어를 거꾸로 하면 Evil이 되는 재미있는 언어유희는 둘째치고 역시 로니 제임스 디오의 전성기 시절 목소리로 블랙 새버스 초,중기 명곡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크나큰 축복이라 생각한다. 앨범 후반부 'Heaven & Hell'부터 'Paranoid'로 이어지는 라이브는 그야말로 압권. 안 들어본 사람은 이 앨범에서의 청자를 압도하는 블랙 새버스의 카리스마와 라이브의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상상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