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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회 부산 국제 영화제가 9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비롯 짧은 일정 덕에 폐막식까지 참여할 순 없었지만 이번 부산 방문은 영화를 관람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또한 부산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영화 열기까지 만끽할수 있었던 멋진 축제였다고 자평하고 싶다.

물론 지금까지 부산 국제영화제는 새로운 아시아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자리를 잡고 발전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양적인 부분에 신경을 쓴 나머지 그런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은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남았다. 영화제라는 것은 좋은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있는 것인데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약간의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14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아시아 영화들을 3편 소개해 볼까 한다. 말하자면 저예산 영화는 아니더라도 다른 영화들에 비해 조금 소외된 느낌이 든 작품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취지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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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Vengeance,2009) 
 
장 피에르 멜빌 감독에 대한 조니 토의 오마주. 국내에서는 두기봉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한 조니 토 특유의 스타일 넘치는 화면과 이방인이 딸의 복수를 위해 낯선땅에 등장한다는 설정, 그리고 예전에 당한 사고로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멋진 작품이다.

'복수'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남편과 두 자식을 잃은 딸의 복수를 위해 홍콩의 살인 청부업자들을 고용하는 전직 청부업자 코스텔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연히 코스텔로가 고용하는 세명의 청부업자들과 자신의 딸의 가족을 살해한 또다른 청부업자들. 그리고 그 뒤에서 사주한 보스와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영화는 흥미로운 방향으로 전개된다. 쓰레기 처리장에서의 스타일리쉬한 총격씬은 조니 토가 아니면 불가능 하다는 생각.

사실 조니 토는 많은 홍콩 영화를 통해 이제는 친숙할 법도한데 '복수'가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던 이유는 주인공인 코스텔로가 기억을 잃어가는 중에도 홀로 이국땅에 남아 딸의 복수를 해야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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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칸, 반지에 얽힌 이야기 (Ashkan, The Charmed Ring And Other Stories, 2009)

이란 출신의 영화감독 샤흐람 모크리의 첫 장편영화. 이번 영화제 출품작중에 참신한 영화를 하나만 선택하라면 첫 손가락에 꼽힐정도로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과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 전까지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로 여러의미에서 기억에 남는다.

일단 '아쉬칸, 반지에 얽힌 이야기'는 상당히 불친절하다.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처음부터 등장인물들이 도대체 뭘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10분이상 이어질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중요한건 모든 인물들이 서로 다 조금씩인 연관이 있다는 것.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자신의 다른 가족들과는 달리 자살에 매번 실패하는 아쉬칸이라는 인물과 앞을 볼 수 없는 관계로 보석상을 털지 못하는 두 장님이 서로의 목적을 위해 손을 잡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의 출발점은 바로 아쉬칸이라는 인물이 가진 반지.  

우연의 연속이라고 할 수 없는, 주인공과 관계된 인물들이 모두 연쇄적인 반응으로 서로서로 영향을 준다는 영화의 설정이 놀랍다. 메멘토나 친절한 금자씨(물론 이 영화는 잘 기억나지 않는 앞부분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상기 시키기 위해)이후 오랜만에 두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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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어선 (蟹工船: Kanikosen, 2009)

마지막으로 일본 영화 중 공기인형이란 작품을 소개하려다가 얘기꺼리가 많은 관계로 대신 이 작품을 선택했다. 게어선은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소설이 원작인 영화로, 게를 잡아서 그 자리에서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오프닝 장면이 여타 다른 일본의 공포영화를 연상시킬 정로도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게어선'은 무거운 주제를 여러 코믹한 요소를 통해 상쇄시키며 약간은 헐리우드 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폐쇄적인 배경인 해공선(蟹工船)에서 등장인물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에일리언'을 연상시킨다. 그중에서도 선원들이 의견을 모아 시도하는 '코믹한' 자살씬은 영화의 백미.

국가주의를 비판하는 영화같지만 사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프로레탈리아들의 분노와 자본과 권력에 대한 투쟁이다. 물론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다. 영화가 완성됐을 당시 젊은 감독의 매우 대중적인 연출이라며 혹평도 있었는데 그보다 먼저 유명 소설의 신파적이고 평면적인 해석에 그친 감독의 상상력을 탓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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