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ANYOL 2 : Gorka; Zabaleta, Jarque, Torrejón, David García; Moisés Hurtado, De la Peña (Jonatas, m.87); Rufete (Pandiani, m.56), Riera, Luis García y Tamudo (Lacruz, m.72).
SEVILLA 2 : Palop; Daniel Alves, Javi Navarro, Dragutinovic, Puerta; Martí, Poulsen, Maresca (Jesús Navas, m.46), Adriano (Renato, m.76); Kanouté y Luis Fabiano (Kerzhakov, m.64).
Goles: 0-1, M.18: Adriano. 1-1, M.28: Riera. 1-2, M.105: Kanouté. 2-2, M.116: Jona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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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ltis: Kanouté (SEV): marca. (1-0) | Luis García (ESP): para Palop. (1-0) | Dragutinovic (SEV): marca. (2-0) | Pandiani (ESP): marca. (2-1) | Alves (SEV): falla. (2-1) | Jonatas (ESP): para Palop. (2-1)| Puerta (SEV): marca. (3-1) | Torrejón (ESP): para Palop. (3-1)
프롤로그
5년전, 지단의 아름다운 골 만큼이나 멋진 명승부였다.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70년 멕시코 월드컵 4강전 이탈리아와 서독의 경기와 82년 스페인 월드컵의 프랑스와 서독의 경기를 나눠서 섞어논 듯한 느낌의 이 경기는, 시작부터 승부차기에 이르기까지 지켜본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그야말로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할 만하다.
올 시즌 UEFA컵에서 무패를 달리던 에스파뇰과 같은 리그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이던 세비야의 결승전은 시작전부터 이목을 집중시킨것은 물론, 이는 오늘경기에서 두팀의 훌륭한 경기력으로 이어지며 지켜보던 이들의 관심에 충분히 보답했다고 여겨진다.
치열했던 경기
01-02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레버쿠젠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같은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서 열린 결승전 경기는 단 18분만에 균형이 깨지면서 흥미로운 양상으로 흘러간다. 상대의 셋피스 상황에서 세비야의 골리 팔로프가 던져준 롱패스가 아드리아누에게 연결되면서 멋진 피니쉬로 골을 기록한 것.
하지만 올시즌 UEFA컵에서 무패행진을 이어나가던 에스파뇰의 전력은 쉽게 여길만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20여년전 같은대회에서 레버쿠젠에게 패배하며 우승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던 이들은 난적 브레멘 마저도 손쉽게 격파하면서 이번만큼은 최초의 유럽대회 우승을 벼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에스파뇰의 최초의 우승을 방해한 장본인이 바로 대한민국의 차범근이었다는 사실이다.
에스파뇰은 선제골이후 계속해서 이어진 세비야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면서 기회를 노리는데 동점골에 대한 기다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28분 에스파뇰의 리에라가 때린 슈팅이 세비야의 알베스에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에스파뇰의 위기
이후 후반전 초반까지 계속해서 번갈아가면 상대의 문전을 노리던 이들은 한번씩 결정적인 찬스를 갖지만 무산된다. 하지만 후반 13분만에 에스파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일이 발생했으니 그것은 바로 미드필더인 모이세스 퇴장이었다.
이는 원래 자신이 뛰었던 포지션이 오른쪽 미드필더였던 공격재능이 뛰어난 알베스의 오버래핑과, 후반 시작하자마자 반전을 꾀하기 위해 투입된 세비야의 헤수스 나바스의 오른쪽 라인 돌파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시간이 흐를수록 경기의 흐름을 세비야 쪽으로 넘어오게 만든다.
게다가 모이세스의 퇴장으로 생긴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에스파뇰의 공격수이자 주장인 타무도를 교체하게 만든것은 물론, 퇴장전까지 박진감 넘치던 경기가 세비야가 주도권을 쥐면서 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기대하던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여러번의 공격을 이라이소스의 선방으로 막아낸 에스파뇰은 오히려 더욱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등 선전하면서 경기를 연장까지 이끈다.
연장 혈투
연장전에서도 에스파뇰의 견고한 수비는 변함이 없었지만, 짓궂은 영국날씨는 에스파뇰의 체력을 급격하게 떨어지게 만들었고, 갈 수록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이는 두 팀의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를 반영한 듯 수적우세의 유리함을 지닌 세비야의 공세는 내내 이어졌고 결국 연장전반 종료직전, 이 경기에서 여러번 찬스를 놓친 카누테가 헤수스 나바스의 낮은 크로스를 마무리지으며 세비야는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
하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연장 후반들어서도 두 차례의 위협적인 찬스를 이라이소스의 선방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던 에스파뇰이 종료 4분전, 그러니까 연장 116분에 그 누구도 예상못한 동점골을 넣은것이다.
종료직전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죠나터스가 넣은 이 골은 에스파뇰을 응원하던 서포터들이 모두 고개를 떨굴 무렵에 넣은, 말 그대로 기적이나 다름없는 천금같은 골이었다.
승부차기
숨막히는 연장전 마저도 끝났고 승자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피말리는 승부차기로 이어진다. 경기내내 슈퍼세이브를 이어가던 양팀의 골리인 에스파뇰의 이라이소스와 세비야의 팔롭의 대결도 몇 번의 페널티 킥이면 희비가 가려지는 상황이었다.
승부차기는 세비야의 2번째 골을 넣었던 카누테가 첫번째 키커로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세비야에게 보다 유리하게 시작된다. 반면 에스파뇰은 첫번째 루이스 가르시아가 실축했고 이에 대한 부담은 판디아니를 제외한 죠나터스와 토레욘 까지 이어지며 결국 다시 한번 준우승에 머물고 만다. 에스파뇰로서는 19년전 레버쿠젠에게 당한 승부차기 패배의 악몽이 다시 한번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에스파뇰의 발베르데 감독은 선수시절에 이어 감독으로 또 한번 승부차기로 고배를 마신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에스파뇰은 무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저력을 발휘했다. 비록 현재 리그에서 12위에 머물고 있어서 다음시즌에는 유럽대회에 출전할 순 없지만, 이들이 올시즌 보여준 경기력은 본다면 에스파뇰은 현재보단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팀이 아닐까 싶다.
팔롭의 활약
이 경기의, 아니 세비야의 우승의 주역은 바로 안드레스 팔롭이었다. 팔롭은 패색이 짙던 16강전 에서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종료직전 자신이 직접 헤딩골을 넣으며 팀을 여기까지 이끌었고, 결승전에서는 아드리아누의 골을 직접 어시스트한것도 모자라 여러번의 선방과 승부차기에서 에스파뇰의 키커 3명의 방향을 읽어내며 세비야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게다가 팔롭은 20년전 레알 마드리드의 2연패에 이어 다시 한번 자신의 팀을 UEFA컵 2연패의 위업에 자신의 커리어에 3번째 UEFA컵 우승컵을 추가한것은 물론이고, 발렌시아 시절 카니자레스에 가려졌던 설움을 말끔하게 씻어 내는 듯한 활약으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세비야의 연패와 그 의의
이번 세비야의 UEFA컵 연패는 그 의미가 깊다. 비록 UEFA컵은 99/00 시즌 이후 독자성을 잃어버리며 챔스에 비해 한물간 2류 대회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지만, 지금도 UEFA컵이 가치가 있는것은 그 리그의 경쟁력은 극 상위권이 주를 이루는 챔스보다도 중상위권 팀들이 참여하는 UEFA컵이 그 리그의 상향평준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떄문이다.
게다가 당대에 가장 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던 리그의 팀들이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UEFA컵 또한 주름잡고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왜 UEFA컵 연패가 그렇게도 대단한가' 에 대한 좋은 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짚고 넘어갈 점은 세비야는 많은 투자 보다도 훌륭한 어린선수들의 발굴과 조련,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조직력만으로도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최근 세비야의 활약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다른 팀들에게 본이 될만한 일이다.
게다가 세비야는 이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UEFA컵에 대한 편견을 어느정도 무너뜨리는 성과를 일궈냈다. 그 누가 이런 위대한 경기를 보고 감히 수준이 낮다는 등의 소리를 내뱉을 수 있겠는가.
라리가팀들의 결승전
세비야와 에스파뇰의 결승전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역사적으로도 당대 최고의 리그에서 UEFA컵 결승전을 같은 리그팀이 치뤘던 전례를 보자면, UEFA컵의 권위와 가치는 현재 하락했지만 이번시즌 라리가 팀끼리의 경기는 현재 라리가가 최고의 리그인것을 입증하는 좋은 예라고 보여진다.
71/72 시즌 잉글랜드의 토튼햄과 울버햄튼, 79/80 분데스리가의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글라드바흐, 그리고 89/90 시즌 유벤투스와 피오렌티나의 경기부터 호나우도의 원맨쇼가 인상적인 97/98 인테르 밀란과 라치오의 결승전까지 이탈리아의 Serie-A가 10년동안 무려 4번이나 이런 매치업을 탄생시키는등 당시 한가닥 하던 리그에서만 이러한 결과가 가능했다.
그리고 몇 년전만 해도 리그 중위권에 머물던 세비야와 에스파뇰의 선전은 그야말로 리가의 경쟁력을 잘 드러내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최근 03/04 시즌부터 현재 세비야의 연패까지 4년동안 3번의 UEFA컵 우승은 물론 결승전의 2자리를 모두 라리가팀으로 채운것은 결코 우연히 아니다.
에필로그
아직 세비야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코파 델레이에서는 이미 헤타페와의 결승전만을 앞두고 있으며,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승점 2점이 뒤진 3위에 랭크되어 있는 현재 세비야의 최대 목표는 트레블이다.
매번 훌륭한 경기력으로 선전해온 이들을 시즌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일 만큼 더 흥미로운 일도 없다는것을 밝히며 UEFA컵 결승전에 대한 소감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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