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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안보고 영화보기


이미 많은 인기를 끈 원작 소설을 통해 하나의 영화가 만들어 졌다고 해 보자. 그 영화가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은 분명 원작을 본 사람들을 만족시킬만한 '생명력'을 갖추며 '가시화작업'을 통해 시각적만족을 줘야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미처 원작을 못 본사람들을 러닝타임 2시간 내외에서 이해시킬 만큼 충분히 납득할 만한 '완성도' 와 '독자성'을 갖춰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의 영화화 작업은 어렵다.

더군다나 영화가 시리즈물 이라면 감독으로서 부담은 가중된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매끄럽게 연결하면서 또한 자신의 작품에서도 '완결성'을 가져야 하는 데다, 영화가 저조한 성적을 거둔다면 그동안에 쌓아온 시리즈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의 소기 달성을 포함한 다음작품에 대한 배려마저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원작을 조금도 안 보고 영화를 깊게 논한다는건 어쩌면 작가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며, 또한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게다가 어떤 점이 다르고 무엇이 부족하고 나은지 조금도 짚어낼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리뷰를 쓰는 사람이 해리포터 소설을 안 보는 것은 치명적인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면 단 한가지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원작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만 있다면 '영화' 그 자체만을 놓고 냉정하게 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법.

어쨋든 필자가 이 글을 통해 해야 할일은 '소설' 해리포터가 아닌 며칠전에 본 '영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놓고 좋고 나쁨을 가리는 일일텐데 그 작업은 생각만큼 순조롭지는 못했다. 원체 드라마나 다른 만화들도 마찬가지지만 시리즈물을 챙기는 성격이 아닌데다 판타지 소설을 별로 안 좋아하고, 반지의 제왕과 지금 해리포터 시리즈를 제외하면 판타지 영화를 본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영화를 어떤 방식으로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해야 할지 기준이 잘 안섰기 때문.  

결국 확실한건 해리포터 시리즈를 책으로 '조금도' 안 본 사람이 확실하게 영화 하나만 놓고 느낀 그대로 리뷰를 적어가야 한다는 사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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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영화 해리포터?

해리포터 시리즈가 다른 영화들에 비해 '차별성' 을 가지는 이유는 분명 '마법' 때문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주인공이 마법학교를 다니며 다른 등장 인물들과 마법으로 소통하고, 마법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걸로 모자라서 결정적으로 클라이맥스에서도 '마법'으로 목숨을 건 싸움을 한다. 그렇기에 해리포터는 판타지 영화일 수 밖에 없고 또한 그렇게 분류 되야 하는 것이다. 이미 하나의 장르영화로써 입지를 굳힌 셈.

하지만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는 동명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분명 마법을 비롯한 볼거리로만 승부하지 않는다는 것. 필자는 이 해리포터 시리즈가 소설과는 다른 '독자성'을 가지는 이유를 '개연성' 이 있는 추리과정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을 보면서 관객은 상당한 재미를 느끼고, 거기에 마법을 비롯한 볼거리들이 양념으로 덧입혀지며 이 시리즈가 가지는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따라가는' 재미는 전작인 '불의 잔' 을 통해 극대화 된다. '스릴러' 라는 장르적 요소를 적극 사용하며 해리포터 시리즈중 가장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전과는 색다른 재미를 준 것. 어쨋든 여러가지 요소의 절충으로 버무려진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는 이미 판타지 영화 또는 어린이용 블록버스터로만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렇다면 이번 '불사조 기사단' 은 어떤 것에 비중을 두었을지 궁금해 했을것이 분명한데, 마법들이 주는 굉장한 시각효과야 이제 더이상 놀라운 것이 아닌데다, 어떤 방법으로 축약하고 새롭게 각색할지는 원작을 안 본 사람으로썬 영화를 보기전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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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중 가장 무거운 작품
 
역시 이번 불사조 기사단을 이끌어 가는 것은 마법을 위시한 시각효과도, 자잘한 유머도 아닌 바로 내러티브이다. 다시 말해서 원작 자체가 이야기에 보다 집중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내용이 더욱 방대한 만큼 데이빗 예이츠 감독 역시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에 가장 신경을 썼다는 것. 이 영화는 여태까지 다른 시리즈보다도 드라마의 비중이 높다.
 
그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감독이 선택한 큰 덩어리는 크게 세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이미 전작에서 나온 '볼드모트' 의 등장으로 불거지는 불안감과 이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마법부의 정치적인 개입,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춘기 소년 해리포터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다루면서 진행되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성장통.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사조 기사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는 예언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우선 악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볼드모트' 가 나타나면서 영화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전작인 불의 잔에서도 마찬가지로 거대한 음모와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하는 이유로 전체적으로 어둡긴 하다만 '퀴디치 월드컵'이나 '트리위저드 대회' 를 비롯해서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로 그 무거움을 덜었는데 반해, 이번 불사조 기사단은 아예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어두운 장면들로 이어지며 보다 심각한 이야기로 뒤덮혀 있다.

게다가 이번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실중 하나는, 이제 더이상 호그와트 학교는 해리포터와 론 그리고 헤르미온느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에게 있어서 안전한 울타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마법부의 직접적인 간섭으로 엄브릿지가 부임하면서 학생들을 여러가지로 괴롭힌다. 실질적으로 호그와트 학교의 공공의 적은 바로 악의 무리인 '볼드모트' 가 아닌 엄브릿지와 장학사로 대변되는 마법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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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

소설과 영화는 물론 실제로도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은 한국나이로 17~18 살의 사춘기 시절이다. 이를 반영한 듯 해리포터는 직,간접적으로 여러가지 견제를 당하며 결국 자신의 힘으로 이겨내야 할 일들에 부딪힌다.

사실 이런 블록버스터 판타지 영화에서 성장드라마를 깊게 다루는 것은 보는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일이다. 게다가 볼드모트가 등장한 시점에 해리포터의 사랑과 우정같은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엮어가는 것도 힘들다고 보는데,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한 감독은 여러가지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한다.

즉, 해리포터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들을 원작의 큰 훼손없이 잘 엮어가면서 동시에 볼거리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인지 감독은 볼드모트의 등장을 교묘하게 해리포터의 심경과 연결시키며 사춘기 시절의 성향을 설명하려 한다. 한마디로 해리포터의 사춘기 이야기가 주가 되면서도 '이유' 가 있는 반항이 되게끔 한 것. 이러한 선택은 사춘기 해리포터의 불안정하면서도 공격적인 성향을 나름 흥미롭게 그려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영화를 신선하게 환기시키며 극을 재미있게 해주는 인물로는 바로 참관 수업을 하는 마법부 차관 엄브릿지를 꼽을 수 있겠다. 영화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덤블도어 군대가 더욱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볼드모트에 대한 '대적'의 일환이 곧 사춘기학생들의 '반항'이었고, 그 중간에 서서 이 엄브릿지와 장학사 일당들이 악역을 자처했기 때문. 시리즈중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헤르미온느와 일탈과 쌍둥이인 위즐리형제의 활약이 빛나는 것도 엄브릿지의 '박해'가 상당히 심한 덕분이다.
 
이 무거운 영화에서 거의 모든 유머의 소스를 제공하는 인물도 바로 엄브릿지인것을 본다면 외모와 행동, 그리고 특유의 웃음소리까지 한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웠던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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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화는 지루한가?

그렇다면 여태껏 재미있을 만한 것을을 언급했으니 이제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들도 하나하나 짚어보자. 영화는 시리즈중 가장 러닝타임이 짧지만 가장 지루하게 느껴진다. 뭔가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가? 시간도 가장 짧은데다, 가장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에 해리포터에 대한 이야기는 가장 많고, 막판에 화려한 마법대결까지도 기다리고 있는데 따분하다니. 영화를 안본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어떤 점에서 분명 지.루.하.다. 스릴의 부재는 이야기의 특성상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 지루함은 여태까지 해리포터 시리즈를 봐온사람이라면 영화를 보는 도중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일 텐데 그 이유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불사조 기사단 에서는 확실한 도입부와 흥미로운 해리포터의 성장기와 사랑 그리고 악의 세력과의 다툼을 그리고 있으며 결말에는 확실한 특수효과로 관객을 압도하지만, 그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너무 건드리는 것이 많다. 다시 말해서 장면마다 스쳐가는 것은 많지만 그것들을 심도있게 다루지 못함에서 오는 문제로 보는 이들을 이해시키는 데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특히 초챙 과의 키스씬에서는 '쟤네들이 언제 저렇게 발전했지?' 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였으니 헤르미온느의 부연설명이 아니었다면 둘의 미묘한 감정을 알아채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본다.

그리고 이 영화가 여러가지 이야기를 건드리면서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은 관객에 대한 '장악력' 이다. 이것이 감독의 역량과도 관련이 있는지는 구분이 어렵다만, 전작인 '불의잔' 역시 원작팬들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영화가 호평을 받은 것은 원작의 소재부터도 '영화화' 하기가 좋았지만 특히 감독의 집중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불사조 기사단'은 소설을 먼저 본 이들은 없는 장면이나 비중이 적은 에피소드에 화가 날법하고, 영화만 따로 보게 된 이들은 이해가 안되고 게다가 지루하니 결국 양쪽 모두에게 안 좋은 평을 듣는 것도 큰 무리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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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을 기다리며 

이 영화는 이미 개봉 첫주에 시리즈 사상 최고의 수익을 내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곧 발간 될 소설의 완결판과 여름방학시즌이 맞물리며 그 인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불사조 기사단' 은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다른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매력이 있으며, 특히 해리포터에 대해 집중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의 시리즈중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해리포터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입장에서 아쉬움은 결코 적지 않다. 단지 너무나 커버린 친구들이 어색하다거나 헤르미온느의 비중이 갈수록 적어져서 그렇다면 개인적인 욕심으로 치부하며 적응해 나갈텐데(필자는 엠마왓슨 팬이다 솔직히 얘기하면 헤르미온느가 나오는 장면에선 뚫어져라 그녀만 쳐다봤다 ㅋㅋ), 이 작품에 대한 실망감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영화 중간에 종종 몸을 비비꼬게 만들정도로 지겨움을 느낀것은 물론,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진것에 대한 놀라움에 기인한다.    

분명 영화는 평작이상이다. 게다가 감독은 자신이 다음작품을 수월하게 찍을 수 있게끔 열린결말로 마무리지었으며, 현재 흥행전선에도 큰 이상이 없는 걸 보면 충분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소설의 영화화가 어려운것은 감안한다면 무명이나 다름없는 신인 감독으로썬 상당히 잘만든 영화다. 하지만 실망의 주된 원인은 떨어지는 오락성 때문이 아닌 감독의 욕심으로 인한 집중력의 부재와 그에 따른 산만함과 지루함 때문이다.  

만약 책이 방대해서 러닝타임상의 문제로 에피소드를 모두 담을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차라리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 않을만큼의 최소한의 이야기를 가지고 심도있게 다루는게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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