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Transformers 2007)

영화/영화 씹어먹기 2007. 7. 9. 01:21 Posted by 루이스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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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로봇, 즉 인조인간이라고 불리는 존재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본래 슬라브어로 '일한다' 라는 뜻의 'Robota' 에서 비롯된 로봇이라는 용어는 1920년대 체코 슬로바키아의 작가 차페크의 희곡인 '로섬의 인조인간' 이 발표된 이후 대중적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사실 인간을 닮았으며 움직임이 있는 인형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마저 로봇에 범주에 넣는다면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하지만 외관상으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속은 그것을 자동으로 움직이게 하기위한 기계장치만 가지고 얘기를 한다 하더라도 그 실용성이나 정교함에서는 우리의 상상에도 미치지 못할만큼 상당히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만큼, 로봇에 대해 애니메이션이나 그외 영상을 통해 인간형 로봇으로 선입견이 생겨버린 입장으로썬 실제 로봇에는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뭐 최근엔 인간형 로봇도 만들어지고 있긴하다)

한편 인류는 문명을 시작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한 집단의 종족보존 그리고 다른 집단에게 자신들의 의지를 전달 및 강제하기 위해 '병기'를 병행하며 무력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행사해왔다. 이 '병기' 란 것은 말 그대로 '무기'를 뜻하는데, 그동안 수많은 전쟁과 과학의 발전, 그리고 20세기에 일어난 2번의 세계대전이 맞물리며 인류가 사용해온 무기들은 자연스레 진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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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용 로봇, 그리고 애니메이션

하지만 병기를 목적으로 로봇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진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물론 군사적 목적에 의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90년도를 전후로 결국 전투용 로봇이 개발되었지만, 실전용으로의 배치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전쟁에서 시작되었고 그것도 겨우 정찰용으로 투입됐을 정도이니 전투용 로봇의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며, 인간형 로봇은 더군다나 걸음마 수준이다.   

실전이야 어쨋든 로봇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은 만화, 즉 TV 애니메이션과 또 다른 영상매체인 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휘된다. 이 로봇만화의 시초는, '거장' 데쯔카 오사무에 의해 만들어졌고 1952년부터 소년지에 연재되던 '아톰대사'이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이 아톰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로봇 만화가 철완아톰 (한국제목은 우주소년 아톰 )이라는 제목으로 1963년 TV 시리즈 물로 처음 방영된 이후, 본격적인 거대 슈퍼로봇인 철인 28호와 마징가제트를 거쳐서 트랜스포머와 건담시리즈, 그리고 90년대 신드롬을 일으킨 인간을 기반으로 한 생체병기인 '에반게리온' 에 이르기까지, 이 인간형 로봇을 애니메이션에서 만들어낸 케이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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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의 역사

그러한 많은 '로봇'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트랜스포머' 가 가지는 지위는 상당히 특별하다. 보통 다른 로봇들이 애니메이션으로부터 그 기원이 시작된데 반해, 트랜스포머 시작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본 완구회사 타카라와 미국 완구회사 하스브로의 합작으로 탄생한 변신로봇 ‘트랜스포머’ 완구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그 합작형태의 로봇이 만들어진 계기도 상당히 재미있다.

원래 타카라 회사에서 만든 로봇들은 다이아크론과 미크로맨 시리즈로 유명했는데, 80년대 초반 프라모델류의 리얼로봇을 내세운 반다이에 밀리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타카라가 하스브로와 손을 잡고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이름이 붙은것이 바로 트랜스포머 였기 때문. 아무튼 트랜스포머는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이전의  '탑승용' 로봇이 아닌 자신들의 힘으로 움직이는 기계생명체로 설정부터가 바뀌게 된다.

트랜스포머가 돋보이는 점은 무엇보다도 이들이 '자아' 를 갖고 있었고, 여차하면 죽음에 까지 이를 수 있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어떤 변신로봇 보다도 트랜스포머에게 매력을 느끼게 만든 가장 큰 이유중 하나였다고 본다. 트랜스포머는 완구류의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홍보용 만화라는 약간은 '불손한' 의도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들 시리즈는 결코 어린이용 만화영화에 그치지 않을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를 갖추고 있었다.

이 트랜스포머가 영상물로 방영된것은 지금으로부터 23년전인 1984년이다. 트랜스포머의 시나리오 및 총제작을 맡아서 처음 TV 애니메이션화 한것은 이미 영화로써도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 스파이더맨과 엑스맨등을 만들어낸 미국의 마블社인데, TV 시리즈가 처음 나온뒤로 1986년 극장용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더 무비'가 미국에서 개봉하며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TV 애니메이션으로 새로운 시리즈가 방영되면서 일본과 영미권은 물론 유럽등지와 한국에서도 많은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트랜스포머의 오리지날 애니매이션의 제작은 앞서 언급한 미국의 마블을 주축으로 토에이와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AKOM등이 참여하였는데, 무엇보다도 놀라운 사실은 막연히 '일본인이 만들었겠지' 하며 생각했던 이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트랜스포머의 초기작들을 총감독한 인물이 다름아닌 재미동포인 넬슨 신(신능균)이고 AKOM社의 설립 역시 영화의 제작을 위해 역시 넬슨 신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변신 로봇 애니메이션 작품중 하나인 트랜스포머에 다름아닌 한국인이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지 않은가?

아무튼 미국에서 제작하고 넬슨신이 감독을 맡은 트랜스포머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87년작까지였는데, 위에서도 언급한 극장용 트랜스포머를 비롯한 시즌 4 까지의 TV 시리즈물을 마지막으로 트랜스포머의 모든 저작권은 일본의 토에이로 완전히 넘어가게 되었고, 이후의 시리즈는 모두 일본의 주도로  합작 또는 단독으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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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레쉬맨과 후레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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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맨과 바이오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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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맨과 그레이트 파이브


남자의 영원한 로망, 로봇물

지금의 4,50대가 '스타워즈' 세대라면, 현재 2,30 대는 단연 '전대물' 세대이다.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에 유,소년시절을 맞은 사람이라면,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바이오맨', '후레쉬맨'  그리고 조금 더 뒤에 나온 '마스크맨' 과 그리고 그나마 최근의 '무적 파워레인저' 같은 일본의 전대물을 한번도 안 본 사람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유치하면서도 이렇게도 확실하게 로봇에 대한 동경을 심어줬던 비디오물도 드문 것 같은데 이런 '슈퍼맨' 과 같은 영웅적 설정과 로봇의 첨가, 그리고 '나쁜놈' 으로 통칭되는 악당들이 등장하는 비디오물을 접해본 사람들은 거의 모두 변신 및 합체 로봇에 대한 소유와 그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할만큼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여자분들은 어떠했는지 모르겠다 ^^)

필자 역시 이러한 로봇물을 그 누구보다도 좋아했다. 위에서도 언급한 3대 전대물중에 바이오맨과 후레쉬맨은 50편이 넘는 비디오를 모두 봤었던 기억이 있으며(어릴적부터 그 정신으로 공부 좀 하지), 이러한 전대물 외에도 그 전부터 철인 28호나 마징가 제트, 태권브이,그리고 트랜스포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로봇 애니메이션도 모두 챙겨봤을 정도다. 이후 반프레스토에서 나온 슈퍼로봇대전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겨한것은 물론, 어릴적 생일선물 1순위였던 킹라이온 부터 시작해서 이후 학창시절 반다이의 건담을 비롯한 여러 로봇 프라모델에도 관심을 보일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로봇에 대한 애정은 지극했었다고 할 수 있다.  

성인이 되고 로봇에 대한 로망이 추억의 뒤안켠에 밀려난지 오래됐을 무렵 들려온 소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트랜스포머의 영화화 작업이 추진된다는 것이었다. 애니메이션과 어설픈 실사 비디오물, 더해봤자 프라모델이나 완구류에 만족해야만 했던 로봇물이 실제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로봇물의 광팬으로썬 이보다 흥분되는 일도 없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제작을 맡은 이가 스티븐 스필버그이고, 감독은 액션영화로 이름을 널리 알린 마이클베이 였으니 트랜스포머를 극장에 달려가서 보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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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와 스필버그의 조우

두 감독의 인연은 지금으로 부터 27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15살 때 루카스 필름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티븐 스필버그가 '레이더스' 의 작업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것. 전부터 영화 감독의 꿈을 키워왔던 마이클 베이에게 스필버그의 모습을 지켜보는것은 대단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드림웍스가 '아일랜드' 의 감독을 누구에게 맡기는지에 대한 문제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의 추천에 의해 이루어졌던 것을 보면 스필버그는 마이클베이에게 이미 상당한 호감이 있었던거 같다.  

사실 마이클베이는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는 감독은 아니다.(물론 여태껏 그가 보여준 비주얼적 요소는 정말 좋아한다.) 우선 그의 영화에선 비중이 낮은 인물에도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이유로 그 거창한 내용과 배경설명으로 인해 영화 초반부는 상당히 루즈한 전개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또한 결정적으로 그는 미국냄새가 물씬 풍기는 썸머시즌 블록버스터 영화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하긴 샌프란시스코라는 대도시 및 '더 락' 에 붙잡힌 인질들의 보호와 '진주만' 이라는 치욕을 벗어던지기 위해 미국의 자존심을 세워야 했던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지구의 운명을 걸고 '아마겟돈' 을 인간의 힘으로 막아야만했던 영화적 설정을 두고 시나리오를 짰던만큼, 마이클 베이가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를 펼쳐놓기 위해서는 반대로 다양한 등장인물과 그에 따른 상황설명 그리고 이것들을 늘어놓을 배경을 세세하게 짚어주는것은 어쩌면 필수불가결의 요소였을지 모른다.  

아무튼 그동안 엄청난 관객몰이를 하면서 액션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던 마이클 베이의 감독인생에서 한차례 전환점을 갖는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헐리우드의 '미다스의 손' 제리 브룩하이머와의 결별을 들 수 있겠다. 가장 성공한 제작자이자 마이클베이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제리 브룩하이머에게서 떨어져 나간 마이클베이가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무거운주제의 '아일랜드' 였는데, 물론 한국에서는 여러 정황이 겹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작 미국 본토에서는 실패한 작품으로 남는다.

다만 아일랜드에서 긍정적으로 꼽을만한 것이 있다면 바로 여태껏 마이클베이가 해왔던 영화 초반부의 등장인물에 대한 장황한 설명은 줄어든 만큼 액션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점인데, 마이클베이가 스필버그를 이번 작품에서 만나면서 수용한 것은 바로 휴머니즘 보다도 스필버그 식의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과 쥬라기공원과 마찬가지로 블록버스터에서의 비스타급 주연배우의 캐스팅, 그리고 맨인블랙과 유사한 음모론에 대한 접근 이다.(맨인블랙역시 스필버그가 기획을 맡았다.)

반면 감독으로써가 아닌 스필버그에 대한 성적표는 생각보다는 좋은편이 아니다. 물론 그가 기획을 맡은 맨인블랙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우선 드림웍스 창립이후 회사의 첫 작품인 피스메이커는 물론 혜성과의 충돌을 그린 딥 임팩트 역시 절반의 성공으로 남았으며(재미있게도 비슷한 소재로 화제를 모은 아마겟돈은 마이클베이의 작품이다),그가 제작에 참여한 글레디에이터나 슈렉 정도를 제외하면 흥행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그의 감독으로써의 대단한 커리어에 비해선 분명 흡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어쨋든 다음영화를 위해 온갖 소재들을 살펴보던 스필버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로봇물이었다. '트랜스포머'는 우주전쟁이후 스필버그에겐 가장 큰 프로젝트였는데, 마침 제리 브룩하이머와 결별한 마이클 베이는 이 미션수행을 위한 적임자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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