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제플린의 해체이후 로버트 플랜트의 솔로활동은 대부분 성공적인 편이었다만 그의 정규앨범 보다도 더 괜찮았던 앨범이 하나 있으니, 컨츄리 음악의 여왕 앨리슨 클라우스와 함께 만든 앨범인 'Raising Sand'가 바로 그것이다.
전체적으로 황량한 느낌이 가득하지만 보컬인 두 남녀의 듀엣은 일종의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청자에게 차가움보다는 편안함을 맛보게 해준다. 로버트 플랜트는 락밴드 보컬 출신이지만 블루스에 능하며 앨리슨 클라우스의 보컬은 원래 재즈에 잘 어울리지만 역시 자신의 장기인 컨츄리와 포크 음악에서도 빛을 발한다. 예전과 달리 목소리에서 힘을 빼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로버트 플랜트는 앨리슨 클라우스와도 궁합이 잘 맞는듯.
이 앨범의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인 티-본 버넷(T-Bone Burnett)은 마스터링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깔고 소리에 울림을 줬는데, 덕분에 음악을 들으면 앨범 제목처럼 모래알이 흩날리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안개속에 갇힌듯한 느낌이 든다. 참고로 본 버넷은 막스 리히터와 함께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로 꼽히는 아티스트다. 그가 프로듀싱한 앨범들은 물론 정규앨범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쌀쌀할때 들으면 정말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가을, 겨울에도 역시 이 앨범에 손이 많이 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