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테 마르틴 & 테테 몬톨리우(Mayte Martin & Tete Montoliu) / Free Boleros [1996]

 

 <Free Boleros>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그렉 페스티벌(Festival d´estiu de Barcelona Grec 96)에서의 마이테 마르틴과 테테 몬톨리우의 실황 앨범이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앨범이라는 부분을 차치하고라도 명 피아니스트 테테 몬톨리우의 실질적인 유작(몬톨리우는 97년 8월 타계)이기에 더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테테 몬톨리우는 선천적인 시각장애(법적 맹, 말하자면 맹인이다)로 앞을 전혀 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밥(Bop)을 기반으로 카탈루냐 정서를 담아낸 화려한 연주로 유러피안 재즈의 역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사후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같은해 바르셀로나 재즈 페스티벌(Barcelona International Jazz Festival)에서 미셸 카밀로 (Michel Camilo)와 토마티토 (Tomatito,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같은 거장들이 트리뷰트 공연을 했을 정도로 상당히 존경 받고 있는 재즈 뮤지션. 참고로 이 공연에서 인연을 맺은 미셸 카밀로와 토마티토는 이후 <Spain>이라는 걸작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예전에 잠깐 소개했던 마이테 마르틴은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만 스페인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플라멩코 가수이며, 마이테의 2000년작 <Querencia>는 다음해에 라틴 그래미어워드에도 노미데이트 되기도 했다. 플라멩코를 기반으로 쿠반재즈까지 아우르는 대단한 내공이 담긴 목소리는 그녀외에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듯 싶다. 마이테 마르틴은 올해 9월 라베크 자매 (Labeque Sisters, Katia Labeque & Marielle Labeque)와 함께 작업한 <De Fuego y de Agua>를 발매. 이 작품 역시 수작이다.

Mayte Martin & Labeque Sisters / Vidalita

 

Mayte Martin & Labeque Sisters / Intentalo Encontrar

   
 

Mayte Martin & Labeque Sisters / Capricho por bulerías

<Free Boleros>에는 테테 몬톨리우와 마이테 마르틴외에도 Ignacio Fumero가 더블 베이스를 연주했고, 퍼커셔니스트 Nan Mercader이 참여해 이 작품의 리듬을 책임졌다. 이 작품은 마이테와 테테 모두 아프로 쿠반재즈(Afro-Cuban Jazz)에 능하다는 장점을 살려서 상당히 소박한 구성으로 쿠반 재즈 앨범을 완성했다.

정규 앨범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노련한 마이테의 라이브와 테테 몬톨리우의 맑고 감각적인 피아노 연주가 빚어내는 앙상블은 정말 훌륭하다. 특히 곡이 마칠 때마다 "Gracias(감사합니다)"를 외치는 마이테 마르틴의 보컬은 그야말로 완벽. 그녀는 노래를 정말로, 정말로 잘한다.

아마 월드뮤직 계열에서 이렇게 완성도 높은 라이브 앨범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반 린스와 추초 발데스의 96년작 <Live In Cuba>와 카에타누 벨로주의 97년작 <O Maggio a Federico E Giulietta>(벨로주의 이 작품도 곧 소개 예정)을 제외하면 말이다.

라이브 앨범이라 따로 곡소개를 하기 보다는 직접 듣고 판단하시라는 의미에서 앨범 전곡을 올린다. 나중에 멋진 카페를 운영하게 된다면 늦은 밤 단골 손님들에게만 따로 들려드리고 싶은 음악이다.

Left to Right Mayte Martin, Ignacio Fumero, Nan Mercader, Tete Montol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