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출신의 기타 인스트루멘틀 그룹. Rodrigo y Gabriela는 리드 기타를 맡은 Rodrigo Sanchez와 리듬 파트를 맡고 있는 여자 기타리스트 Gabriela Quintero로 구성된 2인조 밴드로 이들의 세번째 스튜디오작 [11:11]은 멤버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많은 기타리스트들에 대한 존경을 담은 일종의 헌정앨범 격의 작품이다.
전작인 [Rodrigo y Gabriela]과 [11:11]의 차이점을 찾는다면 그것은 바로 리메이크 곡의 유무. Rodrigo y Gabriela가 지난 앨범에서 레드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과 메탈리카의 'Orion' 리메이크 곡을 수록헀던 것과는 달리 [11:11]에는 전곡을 모두 자작곡으로 채우며 왕성한 창작능력을 과시했다. 원래 듀오라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이들의 연주는 현란한 테크닉으로도 유명하지만 특히 [11:11]는 Gabriela Quintero가 만들어내는 좀 더 강력해진 리듬과 라틴 기타의 음색을 잘 살려낸 Rodrigo Sanchez의 섬세한 피킹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일단 멕시코 출신 답게 앨범의 첫곡은 카를로스 산타나에게서 영감을 얻었다는 스펙터클한 'Hanuman'으로 시작해서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미 헨드릭스에게 바치는 'Buster Voodoo'를 거쳐 'Triveni'로 이어진다. [11:11]의 초반부는 올해 나온 어떤 앨범의 인트로보다도 강력하다는 생각인데, 특히 'Hanuman'는 기타 바디를 타악기처럼 두드리며 자유자재로 업,다운 스트로크를 활용하는 Gabriela Quintero의 장점을 매우 잘 살린 곡이다. 헤비메틀 밴드 출신 답게 Rodrigo y Gabriela가 만들어내는 리듬은 극단적인 테크닉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즐기는데는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플라멩코의 정서와 집시음악의 특유의 리듬덕에 온몸을 계속해서 들썩일 정도로 맛깔스럽고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좋아하는 곡은 알 디 메올라에 대한 헌정곡 'Logos'과 파코 데 루치아(산타나와 함께 매우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에게서 영감을 얻은 'Master Maqui'. 특히 후자의 경우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스페인 특유의 정취가 배어나는 매력적인 멜로디가 압권으로 첫곡인 'Hanuman', 탱고 음악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에게 바치는 'Hora Zero'함께 앨범의 베스트 트랙.
[11:11]은 단순히 영감을 얻은 해당 뮤지션이 가진 특성을 발견해 내는 것도 좋지만 하나의 곡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앨범 구성과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편곡을 주목한다면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멋진 창작곡들을 다이나믹한 테크닉을 통해 들을 수 있는 기타 명인들에 대한 오마쥬. [11:11]은 유독 좋은 앨범들이 쏟아져 나온 2009년 신보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기타 인스트루멘틀 수작이다.
Rodrigo y Gabriela / Hanuman (Live)
Rodrigo y Gabriela / Hora Zero (Live)
Rodrigo y Gabriela / Buster Voo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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