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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든 슬픈 이별 장면이든 뭐든지 흔하고 보편적인 것이 되게 마련이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보편적인 노래>에서 이런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노래하려는 듯 보인다.

그런데 촌스러운 사운드와 절절한 멜로디의 매치를 통해 옛날 정서를 환기시키는 것이 지난 EP에서 브로콜리 너마저가 가장 잘하던 것이 아니던가. 그런점에서 이 앨범은 앵콜요청 금지로 익숙해진 팬들에게 조금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브로콜리 너마저는 이번에는 보다 솔직함을 강조하고 있다.

<보편적인 노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바로 '보편적인 노래'다. 마치 앵콜 요청금지를 부른 그 때 화자에게 미안함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듯한, 그러면서 담담하게 서로 괜찮다면서 "이젠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서로 주고 받는 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곡. '보편적인 노래'는 앵콜 요청금지 와는 다른 정서에 다른 분위기지만 멜로디는 물론, 담백한 가사 또한 이들이 써낼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이 노래는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반대로 <보편적인 노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대부분의 실망스러움은 곡을 잘쓰고 유기적인 구성을 통해 앨범을 채우는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잘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못하는지 밴드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물론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는 좋게 봐야겠지만 전체적으로 지난 EP에서 장점으로 희석되었던 단점이 부각되면서 결과적으로 이도저도 아닌게 되어버렸달까. 심지어 '봄이 오면'이나 '두근두근' 같은 곡들은 EP나 소품집 정도에서나 귀엽게 봐줄 곡이라 생각마저 든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부분은 지난 EP에서 가장 좋았던 '앵콜 요청금지'나 '말' 같은 곡들의 새로 녹음한 버전이다. 좀 더 모던한 편곡으로 원래의 애절함(이렇게 써놨지만 사실은 찌질함)을 잃어버린 느낌. 브로콜리 너마저가 아예 처음부터 EP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길 원한 것이라면 EP에서 좋았던 곡들은 넣지 말고 전체적으로 통일감 있게 가던가 아님 오히려 원곡 그대로 싣던가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물론 '보편적인 노래'나 '편지'와 같이 좋은 곡들 덕분에 앞으로도 주목받을거 같긴 하다만 <보편적인 노래>는 장점과 동시에 단점 역시 부각되는 앨범이다. 반짝반짝하며 한눈에 들어왔던 데뷔때보다는 좀 더 '보편적이고 평범한 음악'이 되어버린거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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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콜리 너마저 / 보편적인 노래 (GMF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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