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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운드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대. 하지만 요즘도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쳐보이는 아티스트가 있으니, 안토니 앤 더 존슨스가 바로 그러하다. 그 누구보다도 슬픔이라는 정서를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보컬답게 안토니 헤거티의 목소리는 아픔과 고통조차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힘이 실려있다. 

안토니 헤거티는 I Am A Bird Now에서 한 인간이 가질 수있는 감정의 극한의 상태를 포착하는데 이르렀다. 중성적(그의 성적 취향은 이 앨범평에서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선입견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다움 그 자체로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이면서도 신비로움 마저도 느껴지는 안토니의 목소리는 자신의 절박한 감정을 토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티스트의 고뇌와 개성이 사라진 요즘 그의 목소리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The Crying Light>은 절제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한 앨범이다. 전작이 한없이 외로운 감정을 음울하고 격렬하게 표현했다면 이번 앨범은 어수선하며 부조화로 점철된 사운드로 채워져 있는 작품이랄까. 정제되었지만 그속에서도 촘촘한 연결고리가 느껴진다. 이 앨범은 오밀조밀 짜여져 있는 구성에 멜로디는 더욱 말랑말랑해졌으며, 첼로를 비롯한 스트링의 비중이 늘어났지만 편곡이 보다 단순해지면서 밴드의 연주보다도 앨범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보컬이 보다 주목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앨범에 담긴 음악은 커버의 흑백의 대비처럼 상당히 단조롭다. 스케일적인 면에서 좀 더 확장된 형태에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니멀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는 탓에 어느 한 트랙도 튀는 곡이 없을 정도로 일관성을 유지한다. 겉으로 드러내는 것 보다 숨기는 것이 많은 부토 무용의 성격(필자는 부토 무용 자체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을 반영해서일까. 지난 앨범에서의 그의 노래가 연극 배우의 대사였다면 이번에는 딱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무용수의 눈빛과 춤동작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이 앨범은 커버의 주인공인 일본의 부토 무용수 오노 카즈오 (Ohno Kazuo)에 대한 헌정 앨범답게 어딘가 모르게 고결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물론 그로테스크한 커버처럼 우아함과 음울함 사이에 어디쯤 위치하겠지만. 안토니의 몽롱한 목소리가 밴드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결합할 떄 그의 몽글몽글한 바이브레이션은 더욱 빛을 발한다. 무대위에서 한줄기 원형의 조명아래 있는 무용수의 기괴하면서도 우아한 춤사위처럼.  




P.S The Crying Light은 분명 훌륭하지만 들을 때마다 무너지는 느낌이 들어서 손이 많이 가진 않는다.
      그리고 한곡을 따로 추천할 앨범도 아닌듯.    


 
 
                     Antony and the Johnsons / Her eyes are underneath the ground



[Flash] http://www.youtube.com/v/bbA_fl8vUuU&hl=ko&fs=1&


                              Antony and the Johnsons / Another World




[Flash] http://www.youtube.com/v/ZXLTMCXlYbQ&hl=ko&fs=1&


 
                       Antony and the Johnsons / Epilepsy is dancing (Live)




[Flash] http://www.youtube.com/v/qHKwUZYkn0E&hl=ko&fs=1&


 
                       Antony and the Johnsons / Kiss my na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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