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덴 파웰의 67년작. Poema on Guitar는 'On Guitar' 연작중 하나로 그가 유럽 활동을 하던 중 독일에서 처음 녹음한 앨범이다. 잠깐 설명을 하자면 첫번째로 나온 Tristeza on Guitar(최근 리이슈 발매)가 상대적으로 정적이었다면 이 앨범은 리듬이 전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한 연주자들도 모두 일급 세션인데다 기타를 연주하는 바덴 파웰 역시 연주력에서, 특히 스킬 면에서 상당히 발전한 모습. 아프로 삼바 특유의 원시성을 강조하면서도 세련됨을 공존 시킨 자연스러움이 물씬 배어나는 앨범이다.
수록곡 중에서도 압권은 바로 파웰의 대표곡 중에 하나인 'All the things you are'. 이 노랜 바덴 파웰은 물론 수많은 기타명인들이 리메이크 했지만 이 작품에 담긴 곡만큼 훌륭한 버전은 없다는 생각이다. 보컬이 없지만 그 역할을 기타가 그 이상으로 해내고 있는 매우 이상적인 연주곡이다. 노래 자체가 하나의 슬픈 영화를 보는 느낌.
그리고 예전에 한번 소개했던 곡인 'Samba Triste' 역시 놓칠 수 없는 명곡이다. 이 노래는 바덴 파웰의 엄청나게 빠른 코드체인지와 화려한 다섯손가락 핑거피킹을 모두 볼 수 있는 버전으로 그저 보고 있기만 해도 손에 땀이 날정도로 현란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 외에도 'Samba Triste' 못지 않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의 'Euridice'와 브라질 토속 음악 느낌이 강한 'Consolacao' 역시 추천한다.
<Poema on Guitar>는 최근에 낱개로 리이슈 및 합본 형태로 발매되고 있으니 구하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요즘 같은 가을의 문턱에 서서 듣기 괜찮은 앨범이다. 오랜만에 들으니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