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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부터 몇 번 이름만 언급한 Vinicius Cantuaria(Vinicius Cantuária)는 얼마 후 Jaques Morelenbaum과 함께 첫 내한공연을 갖는 Gilberto Gil이나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Caetano Veloso만한 대중적 인지도는 없지만 오랫동안 브라질 대중음악(MPB)과 보사노바는 물론 라틴재즈의 영역을 넘나들며 창조적인 음악을 시도해온 뮤지션이다. 아직 국내에서 잘 언급되지 않는 Celso Fonseca, Carlinhos Brown 등과 함께 자신의 영역을 단단하게 구축하며 동시에 여러 뮤지션들과 활발히 교류중인 뮤지션이며 특히 브라질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놓쳐서는 안 될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이전만해도 그는 Caetano Veloso나 Joao Gilbeto 등 브라질 아티스트들의 뒤에서 세션으로 작업했던 것에 반해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내면서 Ryuichi Sakamoto, Brian Eno, Arto Lindsay 같은 거물급 프로듀서들과는 물론 현재는 Bill Frisell, Brad Mehldau, Marc Ribot 등의 재즈 뮤지션들과 협연을 거쳐 꾸준히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있는데 [Samba Carioca]는 바로 그러한 실험적인 작업의 일환이다.

본 앨범은 그의 다른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딱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힘든 작품이다. 어쿠스틱한 편성의 명반 [Horse and Fish]와 브라질의 리듬에 라틴음악의 색채가 매우 이상적으로 배합된 [Silva]는 물론 가장 최근작인 [Cymbals]와도 다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앨범은 전작들에 비해 재즈로 한발 더 나아갔으면서도 리듬은 보다 풍성해 졌으며 세련된 느낌이 가득하다는 것.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앨범 프로듀서인 Arto Lindsay의 지휘 아래 Joao Donato와 Marcos Valle 보다는 Brad Mehldau와 같은 재즈뮤지션들의 영향력이 보다 더 강해졌다고 할 수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Vinicius Cantuaria는 창조적이지만 무리한 시도는 하지 않는다. 물론 꽤나 거친 리듬으로 채워진 8번트랙 'Conversa Fiada'는 상당히 의외로 여겨지지만 그외 대부분의 곡들은 상당히 안정적인 패턴으로 진행된다. 촘촘하게 채워진 Sdinho의 퍼커션과 Paulo Braga의 드럼연주에 입혀진 정갈한 피아노연주, 그리고 한없이 부드러운 보컬을 빛내주며 감초역할을 하는 Bill Frisell과 Vinicius Cantuaria의 맑은 일렉 기타연주에 집중해서 들어본다면 굳이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내공의 연주자들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보컬과 함께 앨범을 빛내고 있는 부분은 퍼커션과 함께 앨범 전곡에서 리듬을 만들어내는 비니시우스 칸투아리아의 어쿠스틱 기타연주다.

 브라질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멜로디도 가사도 아닌 리듬. 앨범의 서두를 장식하고 있는 'Praia Grande'와 단지 허밍과 잔잔한 스캣만으로 한껏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Orla'에서 Vinicius Cantuaria가 만들어내는 리듬은 한껏 빛을 발한다. 그외에 Bill Frisell의 일렉트릭 기타와 Vinicius Cantuaria의 퍼커션 및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만들어진 연주곡인 'Julinha Das Botas'와 앰비언트 성향이 가미된 매력적인 'Berlin'등도 주목할 만 하지만 역시 백미인 곡은 따로 있다.

[Samba Carioca]에 수록된 넘버들은 비니시우스 칸투아리아가 직접 쓴 곡들 만큼이나 커버곡의 편곡도 훌륭한 편인데 그중에서도 조빔의 명작인 'Inutil Paisagem'은 가장 모범적인 리메이크 버전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앨범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곡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마지막 트랙인 'So Ficou Saudade'. 러닝타임이 짧아서인지 몰라도 계속해서 재생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매력적인 곡이다. 울림이 있는 Bill Frisell의 일렉 기타와 꾹꾹 눌러 담은듯한 Sidinho의 퍼커션 연주는 앨범의 마지막에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보통 이름 좀 알려진 세션들이 대거 참여한 앨범은 과욕을 부린 나머지 일부 파트는 죽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Samba Carioca]는 연주는 물론 전체적인 밸런스면에서 흠 잡을데가 없는 이상적인 앨범이다. Vinicius Cantuaria의 리드에 의해 Arto Lindsay가 지휘를 하고 다양한 포지션에 배치된 연주자들이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는 보사노바 음악회 같은 느낌. 자신의 포지션을 잊지 않은채 실험적이면서도 동시에 감상용으로도 불편하지 않은 양질의 앨범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정도다.

 따뜻한 것이 생각나는 계절에 이한치한이라고 이런 음악들이 땡기는데 [Samba Carioca]는 계절불문하고 즐겨 들을 수 있는 무결점의 보사노바 음반이다. 가끔은 추울 때 듣는 보사노바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Vinicius Cantuaria / So Ficou Saudade






                                   Vinicius Cantuaria / Fugiu






                             Vinicius Cantuaria / Julinha Das Bo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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