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아즈나의 98년작 [Cuerpo y Alma, 육체와 영혼]. 이 작품은 지난달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의 민중가수 Mercedes Sosa와 브라질의 Ney Matogrosso 등 거물급 아티스트이 대거 참여한 그야말로 라틴 뮤직의 정수가 담긴 명반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오히려 게스트 없이 페드로 아즈나의 보컬과 그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만으로 이루어진 7번째 트랙 'Nubes Negras'였다.
이 노래는 한마디로 소박함의 극치다. 노래 길이도 짧고 무엇보다도 보컬과 기타만으로 구성된 곡이라 어찌보면 심심하다는 느낌마저 받기가 쉽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서 완성되기 보다는 반대로 우연적이고 단순히 만들어진 경우가 훨씬 많다고 했던가.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되는 간소한 멜로디의 'Nubes Negras'는 한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보다도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더해진 페드로 아즈나의 마법같은 보컬. 그의 목소리가 더해질 때 이 노래는 그야말로 완전무결이 된다. 라이브에서 이 노래는 게스트로 참여한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주로 두 대의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하는데 기회가 되면 다른 라이브 영상도 한번 보시는것이 좋겠다. 페드로 아즈나의 목소리는 팻 매스니 그룹의 음악에서도 돋보였지만 역시 그는 단순히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할 때 더 빛을 발한다.
이래저래 2009년도 다 지나갔다. 'Nubes Negras'를 처음 들은게 2000년인가 2001년 11월 말이었으니 거의 10년이 다 됐다. 오랜만에 [Cuerpo y Alma]를 들으니 옛날 생각이 나서 한번 올려보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간의 흐름에 놀람과 함께 무상함이 느껴져 마음이 착잡한 밤이다.
Nubes Negras llueve Otra Ves y aqui adentro los d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