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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보통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것 없다' 는 말을 많이 쓴다. 꼭 음악이라는 분야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이런 속설이 들어맞는 경우는 의외로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예술작품의 경우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네임벨류가 높을 경우에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어쨋든 이 퀸시존스의 앨범은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치중의 잔치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그의 오른팔이었던 히트 작곡가 로드 템퍼튼과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인 스티비원더와 마이클 잭슨은 물론 데이빗 포스터, 허비 행콕, 그렉 필리그네스, 스티브 루카서 등이 세션으로 참여한 것으로 모자라 그의 오랜친구 투츠 띨레망스도 역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 했다.
 
이 정도의 뮤지션들이 앨범에 참여하는데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낼 수 있는 아티스트는 퀸시 존스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The Dude


시기상으로 이 앨범은 마이클 잭슨의 [Off The Wall] 과 [Thriller]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다. 퀸시 존스의 음악적 뿌리는 재즈라고 할 수 있는데, [Off The Wall] 앨범의 모토가 디스코를 통한 흑인음악의 대중화였다면 [Thriller]은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로큰롤을 수용한 전혀 새로운 음악이었다. 그 [Thriller]에 담긴 음악을 지금의 용어로 팝이라고 한다면 [The Dude]는 좀 더 소프트한 [Thriller] 라고 볼 수도 있을것 같다. 

퀸시가 80년대 이후부터 자신이 프로듀싱한 앨범의 특징은 곡의 분위기에 따라 메인 보컬을 맡기는 것이다. 그 뒤의 앨범인 [Back On The Block] 이나 [Q's Jook Joint] 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인을 기용하는데 이 앨범도 예외가 아니라서 당시 햇병아리 수준이었던 제임스 잉그램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찰스 메이(Chales May)가 부른 Ai No Corrida를 제외하면 제임스 잉그램(James Ingram)이 주로 발라드곡을 불렀고 패티 어스틴(patti Austin)은 주로 훵키한 팝넘버를 담당했다. 패티 어스틴은 어릴 때부터 퀸시 존스와 함께하면서 딸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그를 따랐다고 하는데, 이 앨범에 참여했을때는 이미 서른 살이었고 이 앨범에서 절반의 노래를 책임지고 부를 정도의 가수로 성장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마이클의 [Thriller] 가 지금 듣기에는 약간 촌스런(?) 곡이 있는 반면에 오히려 그 전에 발매된 퀸시의 앨범은 25년이 지난 지금 감상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세련됐다는 점이다. (스릴러는 시대를 초월한 최고의 앨범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이클의 앨범은 오프더월이지만.)

어쨋든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도 많은 경우가 바로 [The Dude] 가 아닐까.




  그 어느 한 곡도 놓칠 수 없는 수록곡들


  Ai No Corrida
 

퀸시존스가 감각의 제국을 보고 난 후 감명을 받아 만든 곡인데,당시 논란이 많았던 일본영화 감각의 제국(영제는 The Realm of The Senses) 의 제목이 Ai No Corrida 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Ai No Corrida는 스페인어와 일어의 조합으로 愛(あい 아이) の(노) コリダ(Corrida, 코리다는 투우라는 의미) 사랑의 투우 정도로 보심 되겠다.

당시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는 1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지만 디스코에서부터 재즈와 훵크등 흑인 음악의 요소가 온통 크로스오버 되어있는 이 곡은 수록된 앨범의 포문을 열기에 손색이 없다.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당시 나온 곡들과 비교해서 한 수 위에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중반부의 어레인징은 정말 충격적이다.

지금으로 부터 25년전에 나온곡이라는게 믿어지지가 않을정도.
아이러니 한것은 80년대 초반 한국에서는 롤러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곡중 하나였다는 사실이다.


  The Dude


앨범의 셀프 타이틀이자 그루브가 물씬 풍겨나는 전형적인 훵크 넘버이다. 당시 잘나가던 작곡가 로드 템퍼튼은 이 곡 외에도 많은 부분에 참여해서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고 제임스 잉그램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Just Once


팝씬에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가수들도 정말 흔하게 애창하는 곡이다. 당시 스티비원더와 함께 가장 유명한 시각장애인 가수인 레이찰스의 백업싱어와 키보디스트를 겸했던 제임스 잉그램을 흑인 최고의 소울 아티스트로서 현재의 위치에 올려놓는데 교두보 역할을 한 80년대 최고 명곡중의 한곡이다.


퀸시존스를 아예 모르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팝송. 



  Betcha'  Wouldn't Hurt Me


마이너 코드임에도 불구하고 경쾌하게 이어지는 이 곡은  패티 어스틴의 보컬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싶다. 인트로의 편곡은 국내 작곡가인 김형석이 몇년전 많이 사용하던 스타일이다.    

  


   Somethin' Special


 이 앨범에서 가장 그루브한 곡으로 로드 템퍼튼이 만들었는데 베이스의 터치와 섹소폰 소리가 인상 적이다.
 


   Razzamatazz
 

역시 로드 템퍼튼이 쓴 곡인데 상당히 댄서블한 편곡이지만 그루브함이 살아 있다. 퀸시가 5살때 발굴 했다던 보컬을 맡은 패티 어스틴은 마이클잭슨의 여자 버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청명한 목소리를 자랑한다.


  One Hundred Ways

  
 Just Once 와 함께 한국에서 꽤나 리퀘스트된 곡이다.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옆에서 충고하는 가사가 재미있다. 
 


   Velas


 브라질의 거장 이반 린스의 명곡을 가져다 퀸시존스가 새롭게 편곡했으며 그의 오랜친구 투츠 틸레망스가 참여해서 직접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그리고 휘파람을 연주했다. 유일하게 보컬이 없는 트랙이지만 감성적인 틸레망스의 하모니카 소리는 언제들어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Turn On The Action  
  
 앨범을 마무리하기에 무리없는 팝넘버. 신나는 곡이다.


 Epilogue

퀸시존스는 백인음악과의 크로스오버의 중심에 있었고, 특히 마이클 잭슨을 앞세워서 프린스와 함께 흑인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소울/훵크 음악을 팝음악으로 대중화 하는데 있어서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현재 흑인음악이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것은 퀸시 존스와 역시 MJ의 Dangerous를 프로듀싱한 테디 라일리의 업적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의 프로듀서로써의 역량이 절정에 달해 있던 시기에 만들어진 [The Dude] 모르고 지나치는것은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야말로 시대를 뛰어넘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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